벤처기업 '콘솔'이 개발한 고층 건물 외벽마감 기술이 '입소문'을 타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한 대형 건설업체가 채택해 몇몇 현장에 적용하자 인근에서 공사를 진행 중인 건설사들도 경제성과 안정성에 감탄해 잇달아 자사 현장에 채택하고 있다.

이 외벽마감기술의 이름은 'SWC(Safety Working Cage)' 공법으로 초고층화 · 대형화되는 건축물의 외벽을 경제적이면서 안전하고 친환경적으로 마감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안전가설작업틀'을 이용해 골조공사와 거의 동시에 아래층부터 한 층씩 차곡차곡 외벽 마감공사를 진행하는 게 비법이다.

◆경제성,안정성 뛰어나

SWC공법을 구체적으로 보면 건물 둘레에 망을 설치하고 유압동력기를 이용해 건물의 골조가 올라가는 속도에 따라 망이 따라 올라가며 외부 마감을 진행하는 방법이다. 엘리베이터처럼 망 안에서 인부들이 작업하기 때문에 바깥에서 망 안쪽이 안 보이고 바람이 불어도 자재가 떨어지거나 사람이 추락할 위험이 없다.

골조공사가 끝난 뒤 위에서 '곤돌라(바구니)'를 달거나,건물 옆으로 비계(임시가설물)를 설치해 공사를 진행하던 이전의 고층건물 외부 마감 방법에 비해 공정효율도 올리면서 근로자들의 안전에 도움을 준다. 그동안 곤돌라,비계 등을 이용한 기존의 외벽마감공법은 선행 골조공사가 12개층 이상,또는 골조공사 완료된 후 공종별로 공사가 진행됨에 따라 외벽 마감공사의 지연과 선후 공종 간 중첩 등 비효율성으로 공사 지연이나 하자 발생 등 고질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SWC공법은 또 내부 마감공사와의 유기적 작업 흐름이 형성돼 공사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키며 안정적이고 친환경적인 공정관리를 가능케 한다.

인천 '송도 하버뷰자이' 건설현장의 이승률 소장은 "이전 공법에 비해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다 보니 작업효율도 높다"면서 "10개월로 예상했던 전체 공정을 1개월 정도 줄이는 효과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중구 '남산플래티넘'의 강승완 쌍용건설 과장은 "현장이 도심 한가운데에 위치해 있다 보니 외벽공사 과정에서의 낙하물과 인근 오피스빌딩에 대한 프라이버시 침해 등의 민원이 우려됐다"면서 "SWC공법의 경우 작업현장을 막으로 둘러쳐 이런 민원 소지를 줄였다"고 만족해했다.

콘솔 관계자에 따르면 SWC공법을 이용한 외벽 마감공사를 통해 20층 이상의 고층 대형건물을 지을 경우 총공사비를 약 5% 줄일 수 있다. 공기도 3~4개월 이상 단축할 수있다.

◆전국 50여개 프로젝트에 적용

SWC공법은 2007년 11월 최초로 서초아트자이 현장에 처음 적용된 이후 50개 이상 프로젝트에 도입됐다. SWC공법을 채택한 주요 건설사는 현대건설,삼성건설,GS건설,대우건설,롯데건설,쌍용건설,두산중공업,LIG건설,STX건설 등이다. 서종욱 대우건설 사장은 '하버뷰자이'에 적용된 SWC공법 시공 모습을 보고 송도 푸르지오에도 적용할 것을 지시했다. 자동차를 타고 서울 충무로를 지나던 강덕수 STX 회장도 '충무로 자이'가 SWC공법으로 시공되는 것을 보고 경남 창원에 짓는 STX엔진 사옥에 적용하도록 했다.

콘솔의 SWC공법이 건설현장에 급속히 전파됨에 따라 이 회사의 매출액은 유례없는 불황속에서도 폭발적인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2007년 5억5000만원에 그쳤던 매출액이 지난해 18억6000만원으로 늘었다. 김화열 콘솔 전무는 "최근 들어 대형 건설업체의 주문이 몰리고 있다"며 "이런 추세대로 가면 올해에는 100억원가량의 매출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실무경험에서 착안

이 같은 혁신공법은 콘솔 임직원의 현장 실무경험에서 만들어졌다. 콘솔의 이송복 사장(43)과 김화열 전무(45)는 GS건설에서 19년간 건설현장을 누빈 현장 전문가. 이들은 건설현장에서 겪은 애로를 해결하기 위해 이 공법을 창안하고 2006년 창업했다.

건축공사 현장에서의 외벽마감 공정은 전체 공정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외벽 마감공사의 수행 방법에 따라 고층 건축공사의 안전,환경,품질,공기단축,원가절감 등이 좌우된다.

그러나 기존의 건축물 외벽 마감공사에 주로 사용되는 곤돌라 등은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다. 공사현장의 소음,분진 등에 의한 환경민원,추락 및 낙하사고,저효율 생산성에 의한 공기지연,직 · 간접 비용 증가 등의 고질적인 문제점이 반복되고 있었다. 특히 건설현장에서 일어나는 추락 · 낙하에 의한 사고는 사망사고와 직결되는 위험 작업공종으로 건축물 외벽에 설치되는 가시설인 비계,곤돌라 등을 이용한 작업 중에 대다수 발생한다.

인명피해와 자원낭비의 심각성을 인식한 이사장은 안전성,친환경,품질완성도,공기단축,원가절감 등의 고민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혁신적인 가설방법 개발에 착수해 2여년 만에 '안전일체형 외장 적층시공 작업틀(Safety Working Cage)'을 개발 완료했다. 콘솔에서 독자 개발한 SWC공법은 건설벤처기술로 인증받았다. 2010년에는 건설기술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성선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