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경기도 수원시 권선구에 주택을 대량 생산하는 공장이 들어섰다. 집을 공장에서 찍어내다니! 생소해보일 수 있지만 이곳은 6개 라인이 갖춰진 엄연한 공장으로 라인당 보름에 한 채씩 주택을 뚝딱뚝딱 '생산'한다. 한 달간 공장을 풀가동하면 12채의 주택을 짓는 셈이다.

기본 골조와 전기배선,온돌,현관문,욕실 등 80%를 공장에서 만들어 시공 현장에 '배달'해 설치하고,마감재와 인테리어만 다듬으면 된다. 자동차나 가전제품과 마찬가지로 주택 부위에 따라 1~10년까지 애프터서비스(AS)도 제공된다. 사실상 본격적인 '공산품 주택 시대의 개막'이다. 주인공은 SK건설의 지분 투자 회사인 SK D&D.4개월여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오는 2월 '스카이 홈(Sky Home)'이라는 브랜드로 본격적인 상용화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렇게 지어지는 주택의 크기는 표준형을 기준으로 18㎡.이 같은 주택 하나하나를 한 단위(모듈)로 7개가 모이면 82㎡,9개가 모이면 99㎡ 크기의 완벽한 단독주택 하나가 완성된다. 모듈 2개가 거실을 구성하기도 하고 모듈 1개 안에 복도와 작은방이 들어가 있는 경우다. 이 같은 모듈이 여러 형태로 조합돼 총 13개 모델의 주택을 시공할 수 있다.

이 같은 주택의 장점은 공사기간이 짧다는 것.공장생산에서 현장시공까지 짧게는 7주,길게는 두 달 반이면 단독주택 한 채가 만들어진다. 기간이 짧지만 기존의 간이주택처럼 내구성이 떨어지지도 않는다. 철골구조로 지어져 콘크리트나 목조주택에 비해 자연재해에 안전하며 건물 수명이 100년에 이른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실내외 마감 1년,지붕 및 방수시설 3년,골조 10년 등으로 AS기간을 책임지겠다고 한 것도 이 같은 자신감의 표현이다.

공장생산을 하며 자재를 대량으로 구매하다 보니 생산단가도 크게 낮춰 건축비는 3.3㎡당 300만원 선.비슷한 품질의 단독주택 시공에 350만~400만원 정도가 들어가는 것에 비해 저렴하다. 회사 관계자는 "단독주택 시공의 경우 건설과정에서 각종 옵션이 추가되면서 건축비가 부풀려지는 경우가 많은데 '스카이홈'은 이 같은 거품도 뺐다"고 설명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