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화시대가 개막되고 있다.

지방자치제의 본격화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등 우리의 생활의 단면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지방자치제하면 이웃 일본 후쿠오까시의 구와하라 시장을 생각하지
않을수 없다.

그는 지난 87년 후쿠오까 시장에 당선된 이래 두번째 임기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지난해말 3선 시장으로 뽑혔다.

필자는 지난89년 후쿠오까 총영사관을 짓게된 계기로 구와하라
시장과 친분을 갖게되었다.

연초가 되면 후쿠오까시를 방문하여 신년인사를 나누곤 했다.

우리회사는 후쿠오까 총영사관공사를 시발점으로 하여 이 지역에서
일본회사들과 공동으로 건설공사를 하고있다.

우리가 후쿠오까에서 건설공사을 참여하게 된것도 구와하라 시장의
따뜻한 배려가 있기에 가능했다.

공식석상에서만 만난 구와하라 시장을 사석에서도 만나 대화를
나누어 보고 싶었다.

우리식으로 하면 그동안의 친절과 협조에 감사한다는 뜻에서 식사접대를
하자는 제안을 했다.

그러나 그는 식사초대에 응하는 대신 두사람의 식사비는 자신들이
내겠다고 했다.

소위 더치페이를 제의해왔다.

처음에는 이해가 잘가지 않았지만 나중에는 수긍이 갔다.

"식당을 운영하는 사람도 후쿠오까 시민인데 시민이 보는 앞에서
시장인 자신이 기업인으로부터 접대를 받는 모습을 보이기 싫다"는
것이었다.

동양적인 미덕으로 보면 인정이 없는것 같았으나 민선시장의 깊은
생각에 머리가 숙여졌다.

명절때만 되면 선물 안보내기 운동을 펼치며 정부부처나 관공서앞에서
감독기관이 일일이 체크하는 우리의 모습들과 너무나 대조적이다.

그는 항상 시민의 편에 서서 일하며 후쿠오까시의 발전만을 생각한다.

따라서 시민들로부터 많은 존경을 받으며 지방도시인 후쿠오까시를
국제적 도시로 만들어 가고있다.

그는 올해로 73세가 된다.

그의 건투를 빌지않을 수 없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도욱 훌륭하고 정직한 민선시장이 태어나기를
기대해 본다.

신년이 되었으니 그를 더치페이 식사에 초대하여 신년구상을 들어보고
싶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