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 샷 성공률은 손가락 끝 그립이 좌우 [이시우의 마스터클래스]

아이언 샷의 콘택트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다운스윙에서 손목 레깅(다운스윙할 때 클럽을 끌고 내려오는 동작)과 체중 이동 등 여러 기술적 요소를 떠올리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그 어떤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클럽 헤드를 공 쪽으로 ‘떨어뜨린다’는 감각을 익히는 것입니다.

많은 아마추어 골퍼들이 백스윙에서 다운스윙으로 전환할 때 ‘볼을 맞힌다’는 생각이 너무 강합니다. 이때 헤드의 무게를 전혀 느끼지 못한 채 상체와 팔로만 치러 내려오게 되는데, 이러면 헤드는 자연스럽게 떨어지지 않고 ‘끌려 내려오는’ 모양이 만들어집니다. 결국 매트에서는 괜찮게 맞아도 실제 코스에서는 뒤땅·톱·찍어 치기 등 다양한 미스샷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헤드를 떨어뜨리려면 그립을 강하게 잡되 손목은 부드럽게 유지하는 구조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손가락 끝 그립’입니다. 그립을 손바닥 깊숙이 넣어서 잡으면 손목 전체가 굳고, 헤드 무게가 손에 전달되지 않습니다. 반면 손가락 끝에 걸쳐 잡는 형태는 손바닥 안쪽에 자연스러운 공간을 만들어 손끝으로 헤드의 무게 중심을 느낄 수 있게 합니다. 헤드가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길’을 만들어주는 핵심이 바로 이 지점입니다.

백스윙 톱에서 손바닥 전체로 그립을 지나치게 꽉 잡으면 손목이 단단하게 잠기고, 다운스윙에서 캐스팅(양 손목과 클럽이 이루는 각이 일찍 풀리는 현상)이 일어나며 상체가 들리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결국 헤드가 공 위를 스치듯 지나가거나 찍어 치는 동작이 돼 방향성과 비거리가 모두 흔들립니다.

많은 아마추어가 “디보트를 내고 싶다”고 말하지만, 디보트는 의도한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라 헤드가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과정에서 저절로 생기는 결과물입니다. 이를 위해선 다운스윙 때 오른 팔꿈치가 몸에 최대한 가깝게 붙어 회전하는 감각이 매우 중요합니다. 오른팔이 몸에서 멀어지면 클럽이 뒤에서 밀려오며 궤도가 무너지고, 반대로 몸에 붙여 회전하면 헤드는 안정적으로 떨어지며 볼을 자연스럽게 눌러 칠 수 있습니다.

아이언 샷은 힘으로 세게 휘두르는 스윙이 아닙니다. 헤드 무게가 ‘떨어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주는 스윙, 이것이 좋은 콘택트와 자연스러운 디보트를 형성하는 진짜 비결입니다. 손가락 끝 그립, 여유 있는 손목, 몸과 함께 회전하는 다운스윙 등 세 가지 조건만 충족한다면 누구라도 탄탄한 임팩트를 완성할 수 있습니다.

이시우 빅피쉬골프아카데미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