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쏙쏙 경제뉴스] 일본 경제규모 30년 전으로 돌아갔다

오랜 경기침체에 엔화 약세까지
올해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이 4조 달러 아래로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GDP란 일정 기간(보통 1년) 한 국가에서 생산된 재화(물건)와 용역(서비스)의 가치를 합한 것으로, 그 나라의 경제 규모를 의미한다. 일본의 GDP가 4조 달러 아래로 떨어지면, 일본의 경제 규모가 30년 전인 1990년대 초반 수준으로 줄어드는 것이다. 경기 침체가 오랫동안 이어지고, 일본 통화인 엔화의 가치가 떨어진 것이 그 원인이다.

국제기구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일본의 명목 GDP를 553조 엔(약 5362조 원)으로 전망했다. 이를 미국 달러로 바꾸면 약 3조8600억 달러가 된다. 일본 GDP가 4조 달러 밑으로 내려가는 것은 1992년 후 처음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세계 3위인 일본의 GDP는 4위 독일과 비슷해진다.

한때 일본은 미국에 이은 세계 2위 경제 대국이었다. 제2차 세계 대전에서 패한 뒤 경제 발전에 국력을 집중해 급속도로 성장했다. TV 카메라 자동차 등 일본 기업이 만든 제품은 세계 시장에서 ‘넘버 원’ 대접을 받았다. 그러나 1990년대 초반 부동산과 주식 가격이 급락하면서 경기 침체에 빠졌다. 이후 일본 경제는 성장이 정체된 가운데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을 겪었다.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2010년 중국에 밀려 GDP 세계 3위로 내려갔고, 10여 년 만에 3위 자리마저 위협받게 됐다.

엔화 가치 하락까지 겹쳤다. 미국 달러와 비교한 엔화 환율은 작년 말 달러당 115엔에서 최근 140엔으로 올랐다. 달러당 엔화 환율이 올랐다는 것은 달러 가치가 높아지고, 엔화 가치가 낮아졌다는 뜻이다. 작년 말엔 일본 돈 115엔이면 1달러로 바꿀 수 있었는데, 이제는 140엔이나 필요한 것이다.

올 들어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빠르게 올리자 달러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달러를 금융회사에 맡기면 더 많은 이자를 주니까, 더 많은 사람이 달러를 가지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반면 일본은 저금리 정책이 이어지면서 엔화 가치가 낮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달러로 바꿔 표시하는 일본의 GDP가 더욱 줄어들었다.

한국의 GDP는 작년 기준 1조8102억 달러다. 아직 일본의 절반에 못 미친다. 한국은 지난해 GDP 세계 10위였다. 일본과의 격차는 줄어들고 있다.

by 유승호 기자


*국내총생산(GDP)이란?

한 나라 안에서 1년 동안 생산된 재화와 서비스의 가치를 모두 합한 것. 그 나라의 경제 규모를 나타낸다. GDP를 인구로 나눈 1인당 GDP는 그 나라 국민의 평균적인 소득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GDP를 해당 연도의 가격으로 나타낸 것을 명목 GDP, 물가 상승으로 늘어난 부분을 제외하고 계산한 것을 실질 GDP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