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운하 웃음' 여론 두동강…"울어야 되나" vs "당신 집이라면"

[이슈+] 지역구 수해 앞 파안대소 파장

"부적절" 누리꾼 비판 여론 커지자
"울어야 되나" 반발 뒤 "위로의 말씀" 몸 낮춰
통합당 "안위와 목적 달성에 대한 자축만"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인 대전의 수해 소식이 보도되는 가운데 웃고 있는 사진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가 30일 페이스북에 공개한 사진을 보면 황 의원은 민주당 박주민 이재정 김남국 김승원 김용민 의원과 모인 자리에서 크게 웃고 있다.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30일 지역구인 대전에서 수해가 발생한 장면이 보도 중인 TV 앞에서 크게 웃고 있는 사진이 공개되면서 파장을 낳고 있다. 황운하 의원의 웃음를 두고 여론이 옹호론과 비난론, 두 쪽으로 나뉘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황운하 의원은 사진 공개 후인 30일 관련 논란이 불거지자 "관련 내용을 보도한 기사의 수준이 낮아 별로 언급할 내용이 없다"면서 "의원 모임에 간 것이지 TV 뉴스를 보러 간 것이 아니다. 당시 TV에 물난리 뉴스가 나오는지도 몰랐다. (지역구에) 물난리가 난 상황에서는 모든 모임 활동을 중단하고 표정은 항상 울고 있어야 하느냐"고 반발했다. 황 의원이 "전후 사정이 어찌됐든 오해를 불러올 수 있었다는 점에서 사려 깊지 못했다"고 인정하긴 했지만 이를 두고 "(수해 피해가) 당신 집이었다면 웃음이 나왔겠느냐", "마스크도 안쓴채 여러모로 부적절한 행동이었다", "대전 사람들은 화 안나나" 등 비난 여론이 누리꾼을 중심으로 커졌다.

하루 뒤인 31일 황운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공식적인 해명을 한차례 더 남겼다. 그는 "집중호우 수해를 입은 주민 여러분에게 진심어린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국회 본회의 일정을 마치는 대로 대전 수해현장으로 달려갔다. 조속한 피해복구 및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 한층 더 성숙해지는 계기로 삼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이 같은 황 의원의 대처에 보수야권에선 여권의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황규환 미래통합당 부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대전에서 물난리가 났다는 뉴스특보가 버젓이 방송되는데도 황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이 파안대소하고 있다"며 "민주당에는 자신들의 안위와 목적 달성에 대한 자축만이 있을 뿐"이라고 꼬집었다.반면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방송에서 "웃는 사진이 나와 송구하다"면서도 "당시 보좌진이 사진을 찍으면서 싸우러 온 사람들처럼 웃지 않느냐고 말해 친하게 웃는 장면이었다. 황 의원이 지역구를 챙기지 않고 웃는 사진만 찍었다는 건 악의적인 부분이 있다"고 옹호론을 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2월 유사한 지적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사망자가 발생한 날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이 봉준호 영화감독과 짜파구리를 먹으며 파안대소하는 장면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당시 나경원 미래통합당 의원은 "코로나19 확진자가 100명을 넘어서고 사후 확진이지만 첫 사망자가 나와 전 국민이 불안했던 하루"라며 "미리 정해진 축하 일정이라고 해도 유유자적 짜파구리 먹을 때인가"라고 이를 비판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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