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1] 통합당 "내일은 심판의 날"…수도권 막판 공략(종합)

김종인 "나라의 장래가 너무나 한심"…황교안과 합동유세 중에 '울먹'
"폭주냐, 견제냐" 연일 위기감 호소 전략… 지지층 결집·무당층 공략

미래통합당은 21대 총선의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14일 화력을 온전히 수도권에 쏟아부으며 '올인'했다. 선대위 '투톱'인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 황교안 대표는 종일 서울을 지켰고, 선거전을 측면 지원해온 유승민 의원은 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움직였다.

그만큼 이번 총선에서 수도권은 통합당의 승리에 절실하다.

선거기간 내내 지도부가 목이 터지도록 호소한 '원내 1당'이 바로 이 수도권 결과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날 하루 지도부의 동선과 메시지에는 이런 절박감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김 위원장은 이날 하루 아침부터 밤까지 서울 지역구 13곳을 발로 누볐다.

애초 계획은 12곳이었으나 중간에 김선동 후보를 위한 도봉갑 유세가 추가되면서 더 늘었다. 오전 10시께 구로을을 시작으로 양천갑, 동작을, 용산, 동대문갑, 광진갑, 광진을, 강동을, 송파병, 종로, 성북을, 도봉갑으로 이어지는 강행군이다.

모두 통합당이 박빙 승부를 예상하는 선거구들이다.

이날의 일정은 80세 노장의 선거운동 중 가장 빡빡했다. 서울 지역 내로 이동거리를 최소화했다고 해도 분을 쪼개다시피 이동하며 날이 저물때까지 길거리 유권자들에게 한 표를 호소했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6시 30분부터 통인시장 방문 및 경복궁역 출근길 인사로 하루를 시작했다.

이어 유세용으로 개조한 소형 SUV 차량에 몸을 싣고 교남동, 부암동, 평창동, 가회동, 삼청동, 이화동, 창신동을 골목길 구석구석까지 누볐다.

저녁에는 모교인 성균관대가 인접한 혜화동, 원주민들이 밀집한 평창동을 중심으로 한 집중유세로 하루를 마무리할 예정이었으나, 늦은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오후 8시 20분 광화문광장에서 선거를 마무리하는 '대국민 호소' 일정이 추가됐다.

광화문 광장은 공식 선거운동 첫날 황 대표가 선거운동의 테이프를 끊었던 곳이기도 하다.

지난해 조국 사태로 들끓었던 '광화문민심'을 재소환해 정권심판의 메시지를 다시 한번 강조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유승민 의원은 경기 안산단원을, 의왕과천, 광명갑과 을을 돌아본 뒤 서울 강서갑을 끝으로 '백의종군' 지원유세를 마쳤다.

유 의원의 마지막 유세지인 강서갑은 '유승민계'로 꼽히는 구상찬 후보가 출마한 곳이다.
통합당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호소도 이어졌다.

특히 범여권의 '180석 달성' 전망을 고리로 아직 마음을 정하지 않은 무당층의 견제 심리를 자극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첫 유세지였던 구로을 방문에서 "이번 선거야말로 국민이 죽느냐 사느냐를 스스로 결정하는 날, 경제 위기를 심판하는 날"이라며 보수층 총결집을 촉구했다.

황 대표는 오전 보신각 회견에서 "나라를 망쳤는데도 (민주당에) 180석이면 이 나라의 미래는 절망"이라며 "절대 권력의 폭주를 견제할 힘을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면서 신발을 벗고 큰절을 했다.

더욱 선명한 메시지로 투쟁력도 한껏 끌어올렸다.

김 위원장은 오전 국회에서 발표한 대국민 회견문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믿어지지 않는 정신세계", 민주당에 대해서는 "버릇을 고쳐줘야 한다"고 했다.

핵심 지지층을 겨냥한 선명성 강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어 유권자들과 마주한 유세장들에서는 "민주당에 표를 찍으면…도둑을 잡아야 할 검찰에게, 검찰을 도둑이 잡아야 한다고 설치는 나라가 된다"며 이른바 '조국 대 윤석열' 프레임을 내세운 것이다.

조국 전 장관을 '코로나 바이러스'에 빗대기도 했다.

황 대표도 "이제 내일이면 결판이 난다.

우리가 민주주의를 지키느냐, 아니면 실패하느냐. 경제를 살리느냐 조국을 살리느냐 결판이 난다"고 가세했다.

일정 내내 '경제심판'의 머리띠를 동여맨 황 대표 주변으로는 '폭주냐, 견제냐'의 팻말이 눈에 띄었다.

두 사람은 이날 오후 6시께 황 대표의 지역구인 종로에서 만나 마지막 유세를 함께했다.

이 자리에는 김 위원장의 부인인 김미경 이화여대 명예교수도 곁을 지켰다.

김 위원장은 황 대표에 대한 지지 발언을 이어가던 중 "금년에 나이가 80살이다.

왜 내가 이 선거에 뛰어들었느냐, 이 나라의 장래가 너무나 한심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하는 대목 등에서는 몇차례 울먹이기도 했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범여권의 '180석 달성' 전망에 대비하는 '개헌저지선(100석) 위기론'을 고리로 아직 마음을 정하지 않은 무당층의 견제 심리를 자극했다.

황 대표는 보신각 회견에서 민주당에 대해 "나라를 망쳤는데도 180석이면 이 나라의 미래는 절망"이라면서 "절대 권력의 폭주를 견제할 힘을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며 신발을 벗고 큰절을 했다.

정당득표율 제고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통합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미래한국당과 함께 '무조건 둘째 칸!' 퍼포먼스 행사를 열고 '자매정당'을 부각했다.

투표 당일 합동상황실도 공동으로 운영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한편, 앞서 사전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황 대표와 김 위원장은 당일 오전 각각 8시 혜화동 제3투표소와 9시 30분 평창동 제2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