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순 지사가 본 평양 "이미 개혁·개방이 시작됐더라"

국제유소년(U-15)축구대회 참석차 10∼19일 평양 방문
"10년 만에 방문한 평양은 굉장히 눈에 띄게 변했고, 이미 개혁·개방이 시작됐더라."
북한 평양에서 열린 제4회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U-15)축구대회 참석차 10∼19일 북한 평양을 방문한 최문순 지사는 20일 이같이 말하고 "내부적으로 개혁이 시작됐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덧붙였다.최 지사는 이번 평양 방문이 다섯 번째다.

MBC 사장 재직 시절인 2008년 2월 미국 뉴욕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평양 공연 당시 방북 후 10년 만이다.

첫 방문은 2004년 손정도 목사 기념사업회 관련이었다.최 지사는 "개인적으로 10년 만에 평양을 방문했는데 아파트가 많이 들어섰고, 층수도 높아졌으며 아파트 색깔도 달라지는 등 도시 전체 규모가 커지고 신시가지가 생기는 등 활기있게 변했더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미래과학거리 등 새로 생긴 거리가 있고, 안과병원과 수산물 판매장 등도 새로 생겨 외부 관광객에게 보여줄 것이 많이 늘어나는 등 내부적인 개혁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특히 달라진 점으로 장마당이 없어지고 상점으로 현대화된 것을 꼽았다.채소나 2차 가공품들이 상점으로 들어가 체계화됐다.

택시가 많이 늘고 남측 인사 등을 대하는 태도도 부드러워졌다고 전했다.

최 지사는 "3년 전부터 일종의 내부 개혁이 시작된 시점부터 외부투자를 받는 등 평양에 있는 공장들이 완전 가동상태에 들어갔고 완전하지는 않지만, 평양 시내만큼은 전기 문제가 해결돼 내부적으로 개혁이 시작된 것으로 느꼈다"고 말했다.최 지사는 북한의 개방도 시작됐다고 전했다.

그는 "방북 기간 숙소인 양각도 국제호텔 1천 실이 만실이었다"며 "관광객들을 맞이하는 음식이나 서비스, 태도 등에서 '글로벌 스탠더드'(Global Standard)를 시작한 변화를 느꼈다"고 말했다.

평양에서 중국과 대만, 네덜란드 등 세계 각국의 관광객을 만났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개혁·개방에 나서면서 각종 공연 시 정치색이 줄었다고 분석했다.

과거 방문 때는 처음부터 끝까지 체제선전이 이어졌으나 이번에는 공연 끝에 있긴 했지만, 많이 옅어졌다는 것이다.

또 10년 전과 비교해 상대적인 평가이지만 개방체제를 갖췄다고 보았다.

외국인 투자가 가능하고 합자·합영은 물론 외국 투자를 받을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는 등 초보적인 단계의 개방이 시작됐다고 판단했다.

최 지사는 다만 투자 규모나 개방 속도는 대북제재 여부에 따라 달라지 수 있다고 전제했다.

그는 또 서해 육로를 열어 준 것에 대한 의미도 내놓았다.

최 지사는 "그동안 중국을 통해서 북한에 들어갔는데 이번에 북측이 직접 서해 육로를 열어 이를 통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며 "이제는 동해 육로를 여는 것이 목표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축구대회의 개막식과 폐막식 등 모든 일정이 큰 규모로 진행돼 6만7천석 규모의 경기장이 모두 채워져 북측에서 이번 대회를 큰 행사로 치렀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특히 대회 기간 남북교류사업을 위한 인적네트워크를 새롭게 세운 것도 의미로 내세웠다.

최 지사는 "2008년 방문 당시 안내한 관계자가 이번에 다시 나와 나를 안내해 10년 만에 네트워크를 회복했고, 평창동계올림픽을 다녀간 관계 인사 등과도 네트워크를 구축했다"며 "이는 앞으로 교류협력사업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비핵화 등 정치적인 얘기는 하지 않았으나 느낌은 3년 전부터 비핵화를 정교하게 준비한 것 아니냐는 생각을 했다"며 "이산가족 상봉, 양묘사업 등은 지금보다 더 큰 규모와 속도로 진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최 지사는 방북 기간 북측에 2021 동계아시안게임 남북 공동개최와 남북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또 제5회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U-15)축구대회를 10월 춘천에서, 내년 제6회 대회는 북한 원산에서 개최하기로 잠정 합의했다고 덧붙였다.도는 이 같은 스포츠 교류 정례화와 함께 체육 교류로 형성된 신뢰를 기반으로 문화·경제 등 남북 강원도 경제협력사업 활성화 방안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