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대로 바꾸는 '셀프 튜닝 클럽' 뜬다
입력
수정
지면A31
현장 리포트 - '세계 최대 골프박람회' 미국 PGA머천다이즈 골프쇼“피곤한 다리, 굳은 어깨 펴드립니다.”
왼손잡이용 변신하는 트랜스포머형 퍼터 '눈길'
헤드 밑에 주름을 넣어 비거리 늘린 드라이버도
디자인·편리성·IT 접목…골프용품 새 트렌드로
27일 오후 1시(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오렌지카운티컨벤션센터. 세계 최대 골프박람회인 ‘올랜도 PGA 머천다이즈 골프쇼’를 관람하던 방문객 사이로 낯선 광경이 펼쳐졌다. 100만㎡에 달하는 전시장에 빼곡히 들어찬 1000여개의 부스를 오전 내내 찾아다니다 탈이 난 이들을 맨손으로 주물러주는 ‘아시아식’ 마사지 서비스가 등장한 것이다. 퍼팅 전용 샤프트를 들고 나온 앤서니 아길라 대표는 “발이 부르트면서도 ‘새로운 무기’를 찾기 위해 눈빛을 반짝일 수밖에 없는 게 올랜도 골프쇼의 또 다른 매력”이라며 웃었다.
이날 개막한 2016 PGA 머천다이즈 골프쇼의 화두는 세 가지로 압축된다. ‘더 멀리(far), 더 정확하게(sure)’를 외치며 숨가쁘게 진화하던 장비 제조기술이 특별함을 잃어가자 그 대안으로 디자인과 편리성, 정보기술(IT) 접목이라는 대안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최근 2~3년 사이 뚜렷해진 경향 중 하나인 이른바 ‘셀프 튜닝’ 제품도 대세로 자리잡았다. 드라이버가 드로와 페이드샷 등을 선택할 수 있는 ‘레버’를 장착한 데 이어 로프트각, 라이각 조절은 물론 왼손잡이용으로 변신이 가능한 트랜스포머형 퍼터(해피퍼터)도 소개돼 관람객의 발길을 멈추게 했다. 큐어퍼터사는 퍼터 힐과 토의 무게 균형, 라이각을 바꿀 수 있는 RX시리즈를 선보였다.
이전까진 변화가 더딘 것으로 여겨졌던 그립의 변신도 두드러진다. 스위치그립은 다양한 형태의 그립을 쉽게 갈아 끼울 수 있도록 그립 끝에 해체 나사를 달았다. 골프프라이드는 그립을 쥐는 적정 압력을 골퍼 스스로 진단할 수 있는 제품을 내놨다. 골프용품 전문가인 맷 애덤스 골프채널 위원은 “너무 강한 힘으로 그립을 잡으면 표면 형태가 변하는 게 원리”라고 설명했다.
튀는 아이디어 상품에 대한 관람객의 관심은 여전히 뜨거웠다. 스케이트보드와 1인용 전동 카트를 결합한 골프보드는 시승을 원하는 20~30대 골퍼들을 태운 채 전시관 곳곳을 부지런히 누볐다. 빌 제프리 골프보드 대표는 “보드처럼 몸을 기울여 조종하면 원하는 방향으로 시속 6㎞ 정도로 달릴 수 있다”며 “샷을 한 뒤 필드 위에서 한 번 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비거리 증대 기술의 발전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테일러메이드의 신제품 M2는 솔(바닥)에 주름을 넣은 드라이버를 내놨다. 헤드페이스가 공을 때릴 때 이 주름이 압축됐다가 스프링처럼 복원되면서 볼의 스피드를 높여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클럽 제조사인 투어에지 역시 주름이 잡힌 페어웨이 우드와 하이브리드를 선보이는 등 ‘주름 헤드’가 확산세를 타고 있다.
IT를 녹여넣은 ‘스마트 기기’ 역시 대세로 자리잡았다. 스마트폰으로 골프 스윙 분석이나 거리 측정, 스윙 연습효과 확인 등을 할 수 있는 액세서리 전자 제품을 골프패드링크, 모비티, 티틀 등 10여개 회사가 앞다퉈 출시했다. 향후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는 분야다.
올랜도=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