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의학상으로 줄기세포 관심 큰데 국내선 '황우석 사태' 이후 규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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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정찬 알앤엘바이오 줄기세포기술원장올해 노벨생리의학상이 유도만능줄기세포(iPS cell) 연구자에게 돌아가면서 ‘황우석 사태’ 이후 주춤했던 국내 줄기세포 연구와 치료제 개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라정찬 알앤엘바이오 줄기세포기술원장(49·사진)은 “이번 노벨생리의학상은 iPS 셀 자체보다는 ‘세포 리프로그래밍’ 기술이 받았다고 보는 게 더 정확하다”며 “iPS 셀이 안전성을 확보하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고 21일 말했다. 라 원장은 국내 성체줄기세포 기술의 권위자로, 지난해 노벨생리의학상 후보로도 거론됐다.
줄기세포 기술 세계 최고
지방줄기세포 투여 안전
성체줄기세포 시술 허용해야
그는 이달 초 캐나다 퀘벡에서 열린 국제지방줄기세포학회에서 ‘자가 지방줄기세포의 정맥 내 투여 안전성’에 대한 임상결과를 발표했다. 라 원장은 “분리 정제된 지방줄기세포를 주사기에 넣어 다양한 환자들에게 반복적으로 투여해도 나중에 암이 발생하지 않았다”며 “종양 발생 가능성이 상존하는 배아줄기세포나 iPS 셀과 달리 성체줄기세포의 안전성이 매우 높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일어난 ‘일본판 황우석’ 모리구치 사건에 대해 “임상 데이터가 현저히 부족한데, 갑자기 iPS 셀이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으니 관련 임상 기술을 자랑하려다가 무리수를 둬 망신당한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라 원장은 성체줄기세포 시술을 양성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는 일본 등과 달리, 줄기세포는 약품으로서만 처방될 때 시술이 가능하며 개별적 시술은 법적으로 금지돼 있다. 그는 “이 때문에 해외에서 줄기세포를 채취한 외국 환자가 국내에서 분리배양을 받고, 시술은 일본 등 외국에서 받는 비효율적인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며 “국내 성체줄기세포 분리배양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인 만큼 이에 대해 정부는 적극적으로 정책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라 원장은 또 “미국 일본 등 의료 선진국들은 의사들이 세포단위 연구부터 임상, 시술까지 업계와 활발히 협력하지만 국내 의사들은 임상에만 주력한다”며 “생명공학자들이 진행하는 기초연구와 임상이 따로 놀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몇 년 뒤에는 성체줄기세포 시장이 열릴 것이며, 관건은 치료제 가격을 얼마나 낮출 수 있는지 여부”라고도 했다.
라 원장은 최근 중앙아메리카 카리브해에 위치한 섬나라 세인트키츠네비스로부터 초청을 받았다. 알앤엘바이오에서 줄기세포 치료를 받은 해외 환자들이 각국에 입소문을 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라 원장은 “우리 기술에 대해 아직 의심 어린 시선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개의치 않는다”며 “오직 결과로서만 말하겠다”고 말했다.
줄기세포 종류
▶배아줄기세포
인체 내 모든 부위로 분화할 수 있는 세포.
▶성체줄기세포
특정 환경에서 인체 내 특정 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는 세포. 골수 제대혈 지방조직 혈액 등 인체의 모든 장기나 조직에 분포.
▶유도만능줄기(iPS)세포
사람 피부세포에 유전자 변형을 가해 배아줄기세포와 비슷한 분화를 하도록 만든 줄기세포.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