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불패 1호 '은마' 최악 추락세에 투기전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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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불패’라는 투기수익의 1번지로 꼽히면서 재건축 아파트의 상징이 된 강남구 소재 ‘은마아파트’가 겉만 요란한 채 재건축 추진은 정작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서울 강남지역의 재건축 대상 아파트들의 사업에 난항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당연히 가장 먼저 추진될 것 같았던 은마아파트가 오히려 다른 지역 보다 더뎌 사실상 올스톱 상태에 들어갔다.
은마아파트는 재건축이 추진된 지난 2002년부터 부동산 뉴스나 재건축 아파트 헤드라인 뉴스 등의 자료화면에 심심치 않게 등장할 정도로 재건축 시장의 최대 관심지역이 돼 왔다.
실제로 은마아파트 시세는 재건축 추진 이후 ‘부동산 투자 1번지’로 꼽히면서 투자 보다는 투기의 온상이 돼 왔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그 결과 지난 2006년 부동산 경기가 최고조에 달한 시점 당시 31평 아파트 매매시세가는 11억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은마아파트는 이후 오르락 내리락 하는 롤러코스터 시세를 보여 오다가 최근에는 아예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각종 시세 조사에서 나타나고 있다.
투기 내지 투자1번지의 이 같은 인기하락에 현재는 매물이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는 것이 인근 부동산들의 설명이다.
S부동산 대표는 “4천여가구 넘는 은마아파트 단지에서 월 평균 매매건수가 4~5건에 그칠 정도로 거래가 미미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매매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인지 매수 문의전화는 늘었다”며 “많을 때는 하루 20여통 이상 전화가 걸려올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매매가격이 하락하는 만큼 시장에 나오는 매물 수도 많지 않을뿐더러 아직까지 재건축의 호재도 남아있는 상황이라 은마아파트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은마아파트는 개포 주공단지와 함께 ‘강남 재건축의 바로미터’로 불릴 만큼 아파트 거래를 통해 돈을 불리려는 부자들의 투자대상 1호였다.
정부도 전국 부동산 시장이나 강남 재건축 시장이 다시 활황을 보이기 위해서는 은마와 개포의 시세가 좌우한다고 보고 이를 주목해 왔다. 주무부처인 국토부 주무장관들은 부동산 대책 전후 이들 지역을 둘러보기도 했다.
재건축 사업 요란 10년간 실제 진전 없어
은마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는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 것으로 현장 취재결과 확인됐다.
은마아파트는 조합원수가 무려 4424명에 달하는 대규모단지인 만큼 사업 시초부터 재건축과 관련된 세부내용에 주민들의 의견조율이 쉽지 않았다.
이 같은 이유로 은마 재건축은 늘 요란했던 것과는 정 반대로 재건축 추진이 시작된 후 11년이나 지난 지금 구역(주택 재건축 정비구역) 지정조차 되지 않은 상태다.
이와 관련,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의 한 핵심 관계자는 “재건축 사업이 시작된다면 첫 단추부터 다시 끼워야 할 처지다”며 “아직 계획단계인 구역지정조차 되지 않은 상태다”고 설명했다.
은마아파트는 이처럼 구역지정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재건축의 상징으로 오르락 내리락 거려 투자자들이 대거 몰려들었던 대표적인 지역이었을 뿐 막상 재건축 추진은 진척되지 않은 것이다.
4천여 현 거주 세대 중 약 70%가 세입자인 것이 이 같은 투자 내지 투기열풍을 반증하고 있다.
재건축 사업이 늦어지고 있는 이유는 또 △현재 직무정지로 인한 추진위원장의 공석 △재건축시 단지 내를 가로 짓게 될 15m 도로 △3종주거지역인 은마아파트의 토지용도를 준주거지역으로 변경하는 문제 등이 꼽히고 있다.
서울시 15m 도로 의무화에 주민들 반대
서울시는 지난 2006년 안전검사를 위해 추진위원회가 제출한 은마아파트 사업계획서의 조감도를 확인했다. 이 후 단지 내부를 관통하는 15m 도로 건설에 대한 주민 공고·공람을 발표했다.당시 시가 수립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에 따르면 2000가구 이상의 재건축 단지 내부에는 15m 도로를 넣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이 같은 공람을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 사선제한 : 일조, 채광, 통풍, 미관 등의 도시환경을 고려해 건축물의 높이를 제한하는 규정이다.
도로의 반대쪽, 북쪽 경계선, 인접지와의 경계선 등에서 그은 일정한 사선 이내로 건물의 높이를 제한할 수 있다. ]
하지만 도로가 생기게 되면 ‘사선제한’이 생기고 이 때문에 한정된 토지 안에 고층건물을 지을 수 없게 되자 주민들은 시의 결정을 반대하고 나섰다.
추진위 관계자는 “고층 건물을 지을 수 없게 되면 그만큼 재건축으로 인한 주민의 경제적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에 도로는 사업에 제일 큰 걸림돌이다”며 “사업이 재개된다면 추진위가 작성한 기본계획의 변경을 통해 도로를 없애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현재 직무정지로 공석중인 추진위원장의 선정도 시급한 상황이라는 것이 추진위의 설명이다.
서울시 공람 당시 추진위는 도로와 관련해 어떠한 대책도 세우지 않은 채 방치했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그 당시에도 거주했던 한 주민은 “도로 건설에 대한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했다. 추진위원회에서 맡은 바 소임을 다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6월 주민들에 의해 추진위원장이 교체됐다.
하지만 추진위원장의 선정에 있어서 의혹을 품은 주민들에 의해 선거는 무효로 돌아갔고 당시 당선된 추진위원장은 현재 직무정지 상태에 있다. 결국 재건축 사업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에 처했다.
추진위 관계자는 “추진위원장이 선출된 후 사업이 재개된다면 사업을 거의 다시 진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가장 시급한 도로문제와 토지변경문제를 시작으로 재건축 사업을 가속화 할 방침이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롤러코스터 시세 더 이상은 없을 것”
은마아파트의 재건축 관련 소식은 지난 10년간 계속돼 왔다. 그만큼 은마아파트는 세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지난 2006년 31평 아파트 매매가가 무려 11억6000만원에 달한 이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한 때 7억5000만원까지 하락했으나 현 정부 들어 부동산 가격 유지정책으로 10억 선을 회복했었다.
하지만 ‘부동산 거품’론이 일면서 다시 하락세를 보여 오던 매매시세는 지난달 8억원 선까지 떨어졌고, 이번 달 들어서는 7억8000만원대의 시세를 보이고 있다.
인근의 다른 부동산 관계자는 “최근엔 시장에 매물이 나오지 않고 있어 당분간 이 시세는 지속되거나 오를 것으로 예측된다”며 “시장 상황을 예측한 부동산 투자자들의 문의가 이어지는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김신기자 skim115@skyedaily.com
최근 서울 강남지역의 재건축 대상 아파트들의 사업에 난항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당연히 가장 먼저 추진될 것 같았던 은마아파트가 오히려 다른 지역 보다 더뎌 사실상 올스톱 상태에 들어갔다.
은마아파트는 재건축이 추진된 지난 2002년부터 부동산 뉴스나 재건축 아파트 헤드라인 뉴스 등의 자료화면에 심심치 않게 등장할 정도로 재건축 시장의 최대 관심지역이 돼 왔다.
실제로 은마아파트 시세는 재건축 추진 이후 ‘부동산 투자 1번지’로 꼽히면서 투자 보다는 투기의 온상이 돼 왔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그 결과 지난 2006년 부동산 경기가 최고조에 달한 시점 당시 31평 아파트 매매시세가는 11억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은마아파트는 이후 오르락 내리락 하는 롤러코스터 시세를 보여 오다가 최근에는 아예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각종 시세 조사에서 나타나고 있다.
투기 내지 투자1번지의 이 같은 인기하락에 현재는 매물이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는 것이 인근 부동산들의 설명이다.
S부동산 대표는 “4천여가구 넘는 은마아파트 단지에서 월 평균 매매건수가 4~5건에 그칠 정도로 거래가 미미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매매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인지 매수 문의전화는 늘었다”며 “많을 때는 하루 20여통 이상 전화가 걸려올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매매가격이 하락하는 만큼 시장에 나오는 매물 수도 많지 않을뿐더러 아직까지 재건축의 호재도 남아있는 상황이라 은마아파트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은마아파트는 개포 주공단지와 함께 ‘강남 재건축의 바로미터’로 불릴 만큼 아파트 거래를 통해 돈을 불리려는 부자들의 투자대상 1호였다.
정부도 전국 부동산 시장이나 강남 재건축 시장이 다시 활황을 보이기 위해서는 은마와 개포의 시세가 좌우한다고 보고 이를 주목해 왔다. 주무부처인 국토부 주무장관들은 부동산 대책 전후 이들 지역을 둘러보기도 했다.
재건축 사업 요란 10년간 실제 진전 없어
은마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는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 것으로 현장 취재결과 확인됐다.
은마아파트는 조합원수가 무려 4424명에 달하는 대규모단지인 만큼 사업 시초부터 재건축과 관련된 세부내용에 주민들의 의견조율이 쉽지 않았다.
이 같은 이유로 은마 재건축은 늘 요란했던 것과는 정 반대로 재건축 추진이 시작된 후 11년이나 지난 지금 구역(주택 재건축 정비구역) 지정조차 되지 않은 상태다.
이와 관련,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의 한 핵심 관계자는 “재건축 사업이 시작된다면 첫 단추부터 다시 끼워야 할 처지다”며 “아직 계획단계인 구역지정조차 되지 않은 상태다”고 설명했다.
은마아파트는 이처럼 구역지정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재건축의 상징으로 오르락 내리락 거려 투자자들이 대거 몰려들었던 대표적인 지역이었을 뿐 막상 재건축 추진은 진척되지 않은 것이다.
4천여 현 거주 세대 중 약 70%가 세입자인 것이 이 같은 투자 내지 투기열풍을 반증하고 있다.
재건축 사업이 늦어지고 있는 이유는 또 △현재 직무정지로 인한 추진위원장의 공석 △재건축시 단지 내를 가로 짓게 될 15m 도로 △3종주거지역인 은마아파트의 토지용도를 준주거지역으로 변경하는 문제 등이 꼽히고 있다.
서울시 15m 도로 의무화에 주민들 반대
서울시는 지난 2006년 안전검사를 위해 추진위원회가 제출한 은마아파트 사업계획서의 조감도를 확인했다. 이 후 단지 내부를 관통하는 15m 도로 건설에 대한 주민 공고·공람을 발표했다.당시 시가 수립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에 따르면 2000가구 이상의 재건축 단지 내부에는 15m 도로를 넣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이 같은 공람을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 사선제한 : 일조, 채광, 통풍, 미관 등의 도시환경을 고려해 건축물의 높이를 제한하는 규정이다.
도로의 반대쪽, 북쪽 경계선, 인접지와의 경계선 등에서 그은 일정한 사선 이내로 건물의 높이를 제한할 수 있다. ]
하지만 도로가 생기게 되면 ‘사선제한’이 생기고 이 때문에 한정된 토지 안에 고층건물을 지을 수 없게 되자 주민들은 시의 결정을 반대하고 나섰다.
추진위 관계자는 “고층 건물을 지을 수 없게 되면 그만큼 재건축으로 인한 주민의 경제적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에 도로는 사업에 제일 큰 걸림돌이다”며 “사업이 재개된다면 추진위가 작성한 기본계획의 변경을 통해 도로를 없애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현재 직무정지로 공석중인 추진위원장의 선정도 시급한 상황이라는 것이 추진위의 설명이다.
서울시 공람 당시 추진위는 도로와 관련해 어떠한 대책도 세우지 않은 채 방치했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그 당시에도 거주했던 한 주민은 “도로 건설에 대한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했다. 추진위원회에서 맡은 바 소임을 다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6월 주민들에 의해 추진위원장이 교체됐다.
하지만 추진위원장의 선정에 있어서 의혹을 품은 주민들에 의해 선거는 무효로 돌아갔고 당시 당선된 추진위원장은 현재 직무정지 상태에 있다. 결국 재건축 사업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에 처했다.
추진위 관계자는 “추진위원장이 선출된 후 사업이 재개된다면 사업을 거의 다시 진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가장 시급한 도로문제와 토지변경문제를 시작으로 재건축 사업을 가속화 할 방침이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롤러코스터 시세 더 이상은 없을 것”
은마아파트의 재건축 관련 소식은 지난 10년간 계속돼 왔다. 그만큼 은마아파트는 세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지난 2006년 31평 아파트 매매가가 무려 11억6000만원에 달한 이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한 때 7억5000만원까지 하락했으나 현 정부 들어 부동산 가격 유지정책으로 10억 선을 회복했었다.
하지만 ‘부동산 거품’론이 일면서 다시 하락세를 보여 오던 매매시세는 지난달 8억원 선까지 떨어졌고, 이번 달 들어서는 7억8000만원대의 시세를 보이고 있다.
인근의 다른 부동산 관계자는 “최근엔 시장에 매물이 나오지 않고 있어 당분간 이 시세는 지속되거나 오를 것으로 예측된다”며 “시장 상황을 예측한 부동산 투자자들의 문의가 이어지는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김신기자 skim115@sky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