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환 대표 "'난타' 발판 지구촌 감동줄 뮤지컬 도전"

뮤지컬협회 새 이사장 송승환 대표 "킬러 콘텐츠로 승부"
"뮤지컬을 연간 150편씩 만드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합니다. 그중 10% 미만이 살아남죠.시장 규모에 비해 공급 과잉이라 잡음이 많아요.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 "

한국뮤지컬협회 제2대 이사장이 된 송승환 PMC프로덕션 대표(54 · 사진).배우와 성신여대 교수,최고경영자(CEO)로 올해도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그가 또 하나의 묵직한 책무를 맡았다. 한국뮤지컬협회는 2006년 일본 극단 시키의 한국 진출을 앞두고 뮤지컬 제작자들이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 발족한 단체다. 학계와 업계,무대를 넘나드는 그에게 고민과 포부를 들어봤다.

"예술인 복지법을 도입하기 전에 뿔뿔이 흩어져 있는 배우들을 많이 모으려고 합니다. 예술가들이 기존 단체에 소속돼 있지 않으면 어떤 혜택도 받을 수 없거든요. 다음주 중 이사회를 열어 회원자격 기준,운영 전반에 관한 문제 등을 논의할 겁니다. 표준계약서 제도도 마련할 예정입니다. 극장과 제작사,배우와 작가 · 연출가 등 제작 주체들 간에 분쟁이 많아졌어요. 높은 출연료 문제로 인한 우려도 높고요. 협회가 강제할 수는 없어도 가이드라인은 줘야 하죠."

그가 1997년 만든 '난타'는 누적 관객 600만명을 돌파했고,지난해 매출도 200억원을 넘었다. '킬러 콘텐츠'를 가진 그를 벤치마킹하려는 시도도 많고,자본만 갖고 공연 업계에 뛰어드는 사례도 부쩍 늘었다.

"연극 무대에서 잔뼈가 굵고 예술적 경험이 있는 사람이 해야 하는데,갑자기 튀어나온 사람들이 한몫 건져보겠다고 마구잡이로 뛰어들어요. 한두 작품 해보다 말고….관객들은 이미 '캣츠''오페라의 유령''아이다' 같은 대작들에 익숙해져 있는데 급조한 작품으로 잘되면 이상한 거죠.저도 많이 망해봤어요. 20년 엎치락뒤치락했던 과정은 보지 않고 지금의 '난타'만 보면 안 되죠."

그는 '난타'를 글로벌 브랜드로 키워낸 후에도 쉬지 않고 새로운 작품에 재투자했다. 물론 좌절도 많았다. 2008년 이하늬 주연의 창작 뮤지컬 '폴라로이드'의 무대 세트를 공연 직후 불태웠다. 성공과 실패를 반복해온 그는 뮤지컬업계 전반에 대해 '배우는 최고 수준,인프라는 엉망'이라고 표현했다.

"우리나라 공연시장 규모가 3000억원이에요. 경제 규모에 비해 너무 작죠.그러다보니 좋은 배우는 많은데 작가가 없어요. 같은 스토리를 드라마에 팔면 회당 3000만원씩 30부작만 하면 9억원을 벌잖아요. 그걸 무대로 가져오면 1000만~2000만원밖에 못 받는데,누가 애써 만든 작품을 공연 무대로 갖고 오겠어요. 뮤지컬 시장 전체를 키우는 수밖에 없어요. "

따라서 해외 시장을 개척해야 문화예술 산업 전체가 발전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난타' 시작할 때 뛰어다녀 봐서 알죠.신발처럼 신어보게 할 수도 없고,음식처럼 먹어보게 할 수도 없고….2시간만 지나면 없어져 버리니까 팔기 힘든 물건이에요. 그런데 바꿔 생각하면 달라요. 당장 없어지는 것 같지만 누군가의 가슴에는 평생 남거든요. 한국 뮤지컬이 지금 아시아 최고이듯 세계에서 빛을 볼 날이 머지않았어요. "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