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고등훈련기, 인도네시아 공군 '훈련기 후보'로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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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ㆍ체코와 수주 '3파전'이명박 대통령은 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에 남다른 관심을 기울여 왔다. 2007년 1월 대선 주자 시절부터 경남 사천에 있는 국내 유일의 완제기업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공장을 찾았다. 지난해 7월 KAI를 또다시 찾아 임직원들을 격려했고,지난 5월엔 싱가포르를 방문,T-50 수출에 힘을 보탰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집무실 책상 뒤편에 'T-50' 모형을 세워뒀었다.
"UAEㆍ싱가포르서 실패 교훈 패키지 서비스로 물꼬 터야"
대통령들이 T-50에 애착을 보이는 것은 미래 수출산업을 이끌 차세대 먹을거리로 여기고 있어서다. T-50의 첫 수출은 많은 관심과 지원에도 불구하고 아직 성사되지 않았다. 지난해 초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올해 싱가포르 수출협상까지 무산됐다. 하지만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인도네시아에 T-50을 수출하기 위한 세 번째 도전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세 번째 수출 도전 '시동'
8일 업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공군이 최근 실시한 신규 훈련기 도입을 위한 본입찰에서,KAI가 쇼트리스트(수주 후보군) 3개사에 포함됐다. KAI의 T-50은 러시아 Yak-130,체코 L-159B 기종과 최종 경쟁을 앞두게 됐다. 인도네시아 공군이 발주한 훈련기 규모는 총 16대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공군은 이르면 9월께 쇼트리스트에 포함된 기업들의 공개 설명회를 거쳐 올 하반기 내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KAI 경영진은 방산물자교역지원센터 등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훈련기 수주를 위해 지난달 말 인도네시아 현지를 방문,평가단에 T-50의 경쟁력과 적극적인 수주 의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형준 KAI 경영기획실장(상무)은 "2001년과 2005년 인도네시아에 기본훈련기 KT-1을 수출한 경험이 있어,T-50 수출 가능성도 높다"며 "수주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KAI는 인도네시아 외에도 폴란드,이스라엘 등과 T-50 수출을 위한 초기 협상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수출 성공은 달러박스
T-50은 그동안 해외에선 날지 못했다. 지난 5월 기대를 모았던 수출협상은 싱가포르 측이 비행장 등 훈련시설 건설과 관련, 인력 파견 등 예상치 못했던 '패키지 딜'을 요구하면서 틀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초 UAE 수출 실패에 이은 것이어서 업계 안팎의 실망은 더 컸다.
정부는 T-50 수출을 반드시 성사시켜 항공기 제조 산업을 전자 자동차 조선 등 기존 주력 산업군에 이은 새로운 '달러 박스'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10년 내 항공산업을 10배 이상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올해 초 발표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KAI는 올해 T-50 수출을 성공시키고 2030년까지 1000대(250억~300억달러)를 판매한다는 중장기 목표를 세웠다. 수출을 통해 2조여원의 개발비용을 뽑아내고 차세대 수출 품목으로 키워낸다는 전략이다. T-50 한 대를 팔면 중형차 1000대 이상의 수출 효과를 거둘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첫 수출 성사 위한 패키지 서비스 내놔야"
업계에선 T-50 첫 수출을 성사시키기 위한 범 정부 차원의 지원책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우선 해외 시장에서 비싸게 여겨지고 있는 T-50의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정부 주도로 수출 대상국에 조종사 훈련,산학협력,금융 지원 등 다양한 추가 패키지 서비스를 마련해야 계약 체결 가능성을 더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KAI 매각을 빨리 마무리지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민간 기업에 대한 KAI 지분 매각이 늦어지면서 적절한 투자시기를 놓쳤다는 게 방산업계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현재 대한항공 등이 KAI 인수를 위한 내부 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