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대륙 나눠먹기 인사 바꿀 때"‥세계은행 총재 미국 몫ㆍIMF 총재는 유럽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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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 총재 미국 몫ㆍIMF 총재는 유럽 몫폴 울포위츠 세계은행 총재의 스캔들과 퇴진을 계기로 '세계은행 총재=미국 출신','국제통화기금(IMF) 총재=유럽 출신'이라는 관행이 개선돼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울포위츠 후임으로는 로버트 죌릭 전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폴 볼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주목받고 있다.
세계은행과 직간접적으로 관련있는 국제개발 전문가들과 비정부기구(NGO) 대표 165명은 세계은행에 보낸 공개서한에서 차기 세계은행 총재 선임 과정을 개혁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울포위츠 총재는 세계적으로 공감을 얻는 목표보다 미국의 이해에 치우쳤으며 이번 스캔들도 그런 배경에서 나왔다"고 비판했다.
또 미국이 세계은행 총재 자리에 자국민을 앉히고 유럽이 IMF 총재를 임명하는 잘못된 전통은 폐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국적에 관계없이 미래지향적인 리더십을 지닌 인물을 투명한 절차를 통해 뽑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이 같은 비판이 울포위츠 후임 선임과정에서 반영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토니 프라토 미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17일 울포위츠 후임자를 곧 발표할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유럽국가들이 여기에 제동을 걸 것 같지는 않다. 자칫 IMF 총재 지명권으로 비판의 불똥이 튈 수 있는데다 유럽국가들도 이번 스캔들로 인한 세계은행의 동요를 빨리 수습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후임자와 관련,전문가들은 로버트 죌릭 전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폴 볼커 전 미국 FRB 의장을 점찍고 있다.
볼커는 미국의 보수우익을 포함해 두루 신망을 받고 있는 인물.스탠리 피셔 이스라엘중앙은행 총재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다만 클린턴 정부 인사였다는 이미지가 약점이다.
재무부 인사로는 로버트 키미트 미 재무부 부장관이 꼽힌다.
부시 정부가 믿고 맡길 만한 인물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글로벌개발센터(CGD)의 낸시 버드설 대표는 "부시 정부가 투명한 절차를 거쳐 능력 위주로 후보자를 물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계은행 이사회는 17일 성명을 통해 "울포위츠 총재가 당분간 총재직을 수행한 뒤 내달 30일자로 사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울포위츠는 5년의 총재 임기 가운데 채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중도하차하게 됐다.
울포위츠는 세계은행에서 국무부로 자리를 옮긴 여자친구 샤하 리자에게 높은 보수를 주는 등 특혜를 제공, 유럽과 캐나다 등으로부터 강력한 사퇴 압력에 시달려왔다.
그는 결백을 호소하고 사퇴를 거부했으나 자신을 지지해 온 백악관마저 여론의 압박에 굴복,등을 돌리자 사임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은행 특별조사위원회는 지난 14일 보고서를 통해 "조사 결과 울포위츠 총재 여자친구에 대한 특혜 시비가 사실로 드러났다"며 "울포위츠의 리더십이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힘들 정도로 손상됐다"고 밝혔다.
미국의 대표적인 보수강경파(네오콘) 중 한 사람인 울포위츠는 국방부 부장관 재직 당시 이라크전을 기획했으며 부시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에 따라 2005년 세계은행 총재에 올랐다.
그러나 경제전문가가 아닌 이라크전 입안자라는 점 때문에 선임 과정에서 우방국들이 우려를 나타냈으며 이후 끊임없는 견제를 받아야 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