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레이더] '오락가락' 헷갈리는 아파트시장

'모델하우스는 인파로 넘치는데 청약 열기는 예전같지 않다.' 월드컵대회를 앞두고 아파트 분양이 봇물을 이루는 가운데 수요자들의 '관심'과 '구매행위'가 따로 노는 이른바 '시장 착시'현상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지난주말 수도권과 지방의 인기아파트 모델하우스는 내방객들의 발길로 하루종일 북적거렸다. 전국적으로 10여개 아파트단지가 동시다발적으로 모델하우스를 개관한 탓인지 4월 이후 잠시 주춤했던 분양열기가 다시 살아나는 듯한 분위기다. 하지만 최근 들어 용인 남양주 등 수도권 인기지역에서조차 모델하우스 열기와 달리 1순위 청약에서 고전하는 곳이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급이 급증한 반면 수요는 단기적인 포화상태인 데다 분양 분위기를 고조시킬 재료도 부족해 청약 및 계약률이 모델하우스에 몰려드는 인파와 비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내방객 꾸준=지난 17∼18일에는 광주시 봉선동의 포스코,인천 원당의 LG 등 전국적으로 10여개 모델하우스가 문을 열고 내방객을 맞았다. 대부분의 모델하우스는 내방객들로 크게 붐볐다. 경기도 분당 미금역 현대산업개발의 죽전2차 아이파크에는 18일에만 1만여명의 고객들이 찾았다. 포스코건설이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서 공급하는 주상복합 '잠실 포스빌'은 공개청약을 실시한 18일 약 5백명이 찾았으며 청약자 수도 1백명을 훨씬 웃돌았다. 지방도 마찬가지였다. 경남 김해 장유1차 대우 견본주택에는 18일 약 5천명이 들렀다. 문의전화도 쏟아져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음을 보여줬다. 포스코건설이 부산 해운대구에서 내놓은 야심작 '더 샵 센텀파크' 모델하우스에는 17,18일에만 2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 지난달 이후 주춤하고 있는 부산지역 분양열기를 되살리는 듯 했다. ◆수도권 청약률은 줄어=올해초 1순위에서 쉽게 마감된 것과는 달리 최근 수도권 아파트의 1순위 청약률은 낮아지고 있다. 특히 수도권 분양시장의 향후 판세를 점쳐볼 수 있는 경기 남양주의 청약률이 크게 부진해 업계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남양주 평내지구 '우남퍼스트빌'은 지난 15일 실시한 1순위 청약접수에서 3백78가구 중 40% 가량이 미달돼 2·3순위로 넘어갔다. 의정부 신곡동 '신동아파밀리에'도 1순위 청약접수 결과 32평형은 60%,45평형과 52평형은 30%를 약간 넘는 청약률에 그쳤다. 경기 광주 산이리 '벽산블루밍'도 공급물량 5백16가구 가운데 청약물량은 2백가구에도 못 미쳤다. 용인 '신봉 대우드림월드'는 4백30가구 중 1백55가구 만이 1순위에서 청약됐다. 이처럼 수도권 주요지역에서 청약 및 계약률이 뒷걸음질 치자 업체들은 '중도금 무이자 융자' 등을 내세워 실수요자 끌어들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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