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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연수 기자
    신연수 기자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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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경제신문 문화부에서 공연예술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신연수의 3분 클래식]을 연재 중입니다.

  • [책마을] 인문교양·에세이 책들에 손길 <어휘력 위한 필사 노트> 4위

    이번 주에는 인문·에세이 분야 책을 집어든 독자가 많았다. 5월 둘째 주 예스24 종합 베스트셀러에 따르면 <하루 한 장 나의 어휘력을 위한 필사 노트>가 4위를 차지했다. 어휘력을 기르는 구체적인 방법과 그에 따른 필사 가이드를 단계별로 제시한 책이다.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는 아이돌 그룹 아이브(IVE)의 장원영이 다시금 언급하면서 지난주 종합 14위에서 이번 주 7위로 훌쩍 뛰어올랐다. 축구 스타 손흥민 선수의 부친 손웅정 감독의 독서 노트를 바탕으로 쓴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는 10위에 올랐다.신연수 기자

    2024.05.17 18:03
  • [책마을] 극단주의는 합법·민주주의의 가면 쓰고 온다

    2021년 1월 미국 민주주의 역사에서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대통령 재선에 실패한 도널드 트럼프의 지지자들이 선거 결과에 불복하며 의회의사당에 난입했다. 트럼프의 독려와 함께 시위대는 의사당 유리창과 문을 부수고 들어가 상원의장 의장석을 점거했다. 자국민에 의해 의사당이 피해를 입은 건 미국 역사상 최초였다.<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가>는 이 같은 사태를 목격하고 충격에 빠진 미국 정치학자들의 고민이 담겼다. 저자 스티븐 레비츠키·대니얼 지블랫 하버드대 교수가 쓴 전작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2018)는 민주주의의 붕괴를 경고해 세계적 베스트셀러에 오른 바 있다. 저자들은 트럼프와 그 지지층은 물론이고 공화당 주류 정치인까지 선거 결과에 불복하는 모습을 보고 “미국의 민주주의가 급격히 후퇴했다”고 진단했다.저자들은 트럼프와 같은 극단주의자가 세력을 얻은 것은 ‘표면적으로 충직한 민주주의자’들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저자들이 정의하는 ‘충직한 민주주의자’는 △선거 결과에 승복할 줄 알고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폭력을 사용하지 않으며 △같은 진영이라 해도 극단주의 세력과 동맹을 맺지 않는다. 그러나 주류 정치계에 속한 표면적으로 충직한 민주주의자는 극단주의 세력을 묵인하거나 은밀하게 지원해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을 파괴한다.극단주의자의 또 다른 무기는 시대정신을 반영하지 못하는 낡은 헌법이다. 이른바 ‘건국의 아버지들’이 정교하게 설계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 헌법은 신성불가침의 영역으로 여겨지지만 현대에 맞지 않는 내용이 숱하다. 인구에 비례하지 않은 의석수와

    2024.05.17 17:56
  • [책마을] 경제발전 초기엔 부의 불평등 심화…성숙기 들어서야만 빈부 격차 줄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내총생산(GDP)은 나라의 정치적 핵심 과제이자 경제적 성공 지표였다. 대니얼 서스킨드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교수는 신간 <성장: 역사와 평가>에서 경제 이념과 정책 목표, 불안의 근원으로서 성장을 다룬다.서스킨드 교수는 “석기시대 수렵 채집인과 18세기 사람 간 공통점이 있다면 두 시대 사람 모두 경제적 정체를 겪었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장기 침체는 1939년 이 용어를 처음 언급한 앨빈 한센 하버드대 교수나 2014년 세계 경제 장기정체론을 주장한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이 관찰한 새로운 현상이 아니라 거의 모든 인류가 겪은 역사라는 설명이다.서스킨드 교수는 경제 도약의 원동력을 분석하는 경제학자의 생각이 진화하는 과정을 따라간다. 먼저 1930년대와 1940년대 건물, 기계, 도로 등과 같은 물리적 자본의 축적을 연구한 로이 해로드와 에브시 도마에서 출발한다. 폴 로머와 로버트 루커스는 1980년대 특별한 유형의 자본, 즉 지식이 축적되면 경제 전체에 걸쳐 수익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조엘 모키어의 연구도 아이디어와 지식이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동한다는 로머와 루커스의 견해를 뒷받침한다.책은 성장의 정치적 측면도 살핀다. 대공황 기간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생산량을 측정한 사이먼 쿠즈네츠는 불평등이 국부에 따라 처음에는 증가했다가 나중에는 감소하는 모습을 나타내는 ‘쿠즈네츠 곡선’을 정립했다. 경제 발전 초기에는 부의 불평등이 심화하지만 경제가 성숙하고 안정될수록 빈부 격차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쿠즈네츠의 주장은 미국 정책 입안자들이 경제 성장을 우선 목표로 세우도록 유도했다.성장이 민주주의

    2024.05.17 17:54
  • [책마을]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 게 무소유"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무소유로 잘 알려진 법정 스님(1932~2010)의 미공개 강연록을 모은 책이 나왔다.<진짜 나를 찾아라>는 197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부산과 춘천 대구 창원 광주 청도 등 전국 각지에서 법정 스님이 펼친 강연을 글로 풀어냈다. 모두 처음 공개되는 내용이다. 법정 스님이 1994년 세운 사단법인 ‘맑고 향기롭게’가 올해 30주년을 맞은 기념으로 출간했다.법정 스님은 베스트셀러 <무소유>를 비롯해 <오두막 편지> <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 <버리고 떠나기> 등 생전 수십 권의 수필집을 발표했다. 그의 ‘글맛’은 익히 잘 알려져 있지만, ‘말맛’은 제대로 평가되지 않은 면이 있다. 대중을 상대로 펼친 강연을 그대로 옮긴 강연록은 한 편의 완성도 높은 에세이를 떠올리게 한다. 20~30년 전 강연이지만 지금 시대에 적용하기에도 무리가 없는 가르침을 전한다.법정 스님은 ‘바로 지금 여기, 이 순간’을 살라고 강조한다. 그의 말에는 삶에 관한 가르침으로 가득하다. “행복의 척도를 소유에 두지 말 것” “무소유는 아무것도 갖지 않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 것” “칭찬과 격려의 말을 아끼지 말 것” 등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고 알고 있지만 바쁘고 힘들다는 핑계로 외면해온 교훈을 돌이키게 한다.신연수 기자

    2024.05.17 17:52
  • 극단주의는 합법과 민주주의의 가면을 쓰고 온다 [서평]

    2021년 1월, 미국 민주주의 역사에서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대통령 재선에 실패한 도널드 트럼프 지지자들이 선거 결과에 불복하며 국회의사당에 난입했다. 트럼프의 독려와 함께 시위대는 의사당 유리창과 문을 부수고 들어가 상원의장 의장석까지 점거했다. 자국민에 의해 의사당이 피해를 입은 건 미국 역사상 최초다. <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가>는 이 같은 사태를 목격하고 충격에 빠진 미국 정치학자들의 고민이 담긴 결과물이다. 저자 스티븐 레비츠키·대니얼 지블랫 하버드대 교수는 전작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2018)를 통해 민주주의의 붕괴를 경고, 전 세계적 베스트셀러에 오른 바 있다. 저자들은 트럼프와 그의 지지자는 물론이고 공화당 주류 정치인까지 선거에 불복하는 모습을 보고 "미국의 민주주의가 급격히 후퇴했다"고 진단했다. 저자들은 트럼프와 같은 극단주의자가 세력을 얻을 수 있게 된 건 '표면적으로 충직한 민주주의자'들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저자들이 정의하는 '충직한 민주주의자'는 △선거 결과에 승복할 줄 알고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폭력을 사용하지 않으며 △같은 진영이라 해도 극단주의 세력과 동맹을 맺지 않는다. 그러나 주류 정치계에 속한 표면적으로 충직한 민주주의자는 극단주의 세력을 묵인하거나 은밀하게 지원함으로써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을 파괴한다.극단주의자의 또 다른 강력한 무기는 시대정신을 반영하지 못하는 낡은 헌법이다. 이른바 '건국의 아버지들'이 정교하게 설계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 헌법은 신성불가침의 영역으로 여겨지지만, 그 기원을 살펴보면 현대 민주주

    2024.05.17 15:35
  • 경제 발전 초기에는 부의 불평등 심화된다, 하지만… [WSJ 서평]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가의 국내총생산(GDP)을 높이는 건 각 나라마다 정치적 핵심 과제이자, 경제적 성공의 중요한 지표가 돼 왔다. 대니얼 서스킨드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교수는 그의 신간 <성장: 역사와 평가>에서 경제 이념과 정책 목표, 불안의 근원으로서의 성장을 다룬다. 서스킨드는 "석기 시대 수렵 채집인과 18세기 사람 간 공통점이 많았을 것이라고 상상하긴 어렵다"면서도 "두 시대 사람 모두 지독한 생존 투쟁에 갇혀 경제적 정체를 겪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장기 침체는 1939년 이 용어를 처음 언급한 앨빈 한센 하버드대 교수나 2014년 세계 경제 장기정체론을 주장한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이 내놓은 새로운 현상이 아니라, 거의 모든 인류가 공통적으로 겪은 역사라는 설명이다. 토머스 맬서스의 연구에 뿌리를 둔 저자는 "새로운 번영의 결과 필연적으로 인구가 증가했기 때문에 그 어떤 개선도 일시적인 것일 뿐이었다"고 설명한다. 서스킨드는 경제 도약 원동력을 분석하는 경제학자의 생각 진화 과정을 따라간다. 먼저 1930년대와 1940년대 각각 건물, 기계, 도로 등과 같은 물리적 자본의 축적을 연구한 로이 해로드와 에브시 도마로부터 출발한다. 이어 1950년대 로버트 솔로우와 트레버 스완은 자본 축적이 수익률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에 성장은 설명할 수 없는 기술 향상으로만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폴 로머와 로버트 루카스는 1980년대 특별한 유형의 자본, 즉 지식이 축적되면 경제 전체에 걸쳐 수익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조엘 모키르의 연구도 아이디어와 지식이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동한다는 로머와 루카스의 견해를 뒷받침한다.&

    2024.05.16 14:59
  • 법정 스님 "무소유는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 것" [서평]

    석가탄신일을 맞아 '무소유'로 잘 알려진 법정 스님(1932~2010)의 미공개 강연록을 모은 책이 나왔다. <진짜 나를 찾아라>는 197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부산과 춘천·대구·창원·광주·청도 등 전국 각지에서 법정 스님이 펼친 강연을 글로 풀어낸 책이다. 모두 처음 책으로 공개되는 내용들이다. 법정 스님이 1994년 만든 사단법인 '맑고 향기롭게'가 올해 30주년을 맞은 기념으로 출간했다. 법정 스님은 베스트셀러 <무소유>를 비롯해 <오두막 편지>, <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 <버리고 떠나기> 등 생전 수십 권의 수필집을 발표했다. 그의 '글맛'은 익히 잘 알려져 있지만, 상대적으로 '말맛'은 제대로 평가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 대중을 상대로 펼친 강연 내용을 그대로 글로 풀어 놓은 강연록은 한 편의 완성도 높은 에세이를 연상케 한다. 20~30년 전의 강연이지만 지금 이 시대에 적용하기에도 큰 무리가 없는 가르침을 전한다.  법정 스님은 지나간 과거를 후회하거나,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지 말고 '바로 지금 여기, 이 순간'을 살라고 강조한다. 그는 1980년 부산주부대학 강연에서 "사람이 산다는 것은 어떤 추상적인 시간이나 공간에서 살아가는 게 아니고 지금 이 순간, 바로 이 자리에서, 이렇게 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그러므로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가장 중요한 일이어야 하고, 그 일에 열의를 가지고 몰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실에 충실하기 위해선 먼저 자기 존재에 대한 자각이 선행돼야 한다고 가르친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삶의 가치를 어디에 두고

    2024.05.16 11:13
  • '등단 40주년' 도종환 시인 "정치인으로 마당만 좀 쓸다 온 듯"

    3선 의원을 지내며 문단을 잠시 떠났던 도종환 시인이 등단 40주년을 맞아 8년만에 새 시집을 냈다. 14일 서울 서교동 창비서교빌딩에서 열린 시집 <정오에서 가장 먼 시간> 출간 기념 간담회에서 도 시인은 "12년 동안 정치계에서 전쟁같은 일상을 보내며 쌓인 고뇌의 흔적을 담은 시집"이라고 밝혔다. 도 시인은 2012년 19대 국회에서 민주통합당 비례대표로 정계에 입문한 뒤 20·21대 총선에서 연달아 당선됐다. 문재인 정부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내기도 했다.  시집의 제목은 프랑스 소설가 알베르 카뮈의 사상에서 가져왔다. 카뮈는 정오를 가장 균형 잡힌 생명의 시간이라고  말했다. 도 시인은 현재 우리 사회가 균형의 시간에서 멀어져 어두움과 황폐의 시간을 살아가고 있다고 정의했다. 그는 "우리 사회는 지금 양극단으로 갈라져 혐오와 조롱의 언어를 입에 달고 살아가고 있다"며 "시를 통해 황폐한 시간 속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성찰하는 기회를 갖고자 했다"고 말했다.이번 시집엔 시인과 정치인이란 두 가지 정체성에서 비롯된 경험과 고민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심고(心告)'란 시가 대표적이다. 작품 속에서 "시 쓰다 말고 정치는 왜 했노?"란 물음에 시인은 "세상을 바꾸고 싶었다"고 고백한다. "세상은 좀 바꾸었나"고 묻자 "마당만 좀 쓸다 온 것 같"다고 털어놓는다. 도 시인은 "시 쓰는 시간은 나에게 회복과 치료의 시간이었다"며 "정치 하러 국회에 들어가 있으면서도 시를 놓을 수 없었던 이유"라고 강조했다.  도 시인은 "12년 전 국회에 처음 갔을 때 근조 리본이 달린 난이

    2024.05.14 15:38
  • 14명의 작가가 펼쳐내는 '검정'의 의미… 전시회 '블랙 메이'

    검정색은 다양한 의미를 갖고 있다. 죽음에 대한 애도와 슬픔, 쇠퇴나 활력의 부재, 좌절, 두려움, 공포 등을 상징하는 색이면서도 동시에 위엄과 품위, 존엄, 사치, 우아함 등을 나타내기도 한다.서울 팔판동의 한옥 ‘호호재(蝴蝴齋)’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 ‘블랙 메이(Black May)’는 검정을 대하는 다양한 감성을 다룬다. 다양한 장르의 작가 14명이 가옥을 '검은 전시관'으로 탈바꿈시킨다.김명범 작가는 사물의 독특한 조합으로 색다른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고, 이성미 작가는 반복적 그을음을 통해 기억의 풍경을 수행한다. 전아현 작가는 독특한 소재로 자연을 재현한다. 유남권 작가는 전통 옻칠 기법을 재해석한 작품을 선보인다. 21세기 버전의 미인도를 그려내는 최혜숙 작가와 마루를 직조하는 구상우, 와이어메시와 로프 의자로 독특한 디테일을 만드는 김기드온 작가도 전시에 참여한다.이유진 작가는 신체를 캐스팅해 여성적 감수성을 독특한 미학으로 풀어낸다. 한정현 작가와 김자영 작가는 각각 버려지는 사물을 재활용하고, 기억의 퇴적을 흙으로 조형한다. 이정교 작가는 정체불명의 오브제와 인공지능(AI)의 알고리즘을 암각화로 풀어낸 회화를 선보인다.이종원 작가는 고인돌에 영감을 받아 현대적 폐기물로 가구를 만든다. 기와를 다양한 형태로 해석하고 건축과 가구를 함께 디자인하는 최준우 작가와 숯을 공간에 매달아 장소에 특정한 의미를 부여하는 박선기 작가도 있다.전시는 이달 11일부터 31일까지 열린다.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2024.05.12 11:04
  • [책마을] <어떻게 살 것인가> 1위 올라…경제·경영 책들 상위권 점령

    경제·경영 책이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올랐다. 5월 첫째 주 예스24 종합 베스트셀러 1위는 이광수 광수네복덕방 대표가 전하는 현명한 투자법에 관한 책 <어떻게 살 것인가>가 차지했다. 투자와 경영, 인간 본성 등의 측면에서 절대 변하지 않는 것들에 대한 23가지를 다룬 <불변의 법칙>이 2위다. 이어 인기 유튜버 흔한남매의 어린이 코믹북 시리즈 신간 <흔한남매 16>이 3위를 기록했다. 자기 계발 베스트셀러 <나를 소모하지 않는 현명한 태도에 관하여>와 <세이노의 가르침>이 각각 4위와 5위에 올랐다.신연수 기자

    2024.05.10 19:03
  • [책마을] 3400년 전 이집트의 서민은 어떻게 살았을까

    기원전 1400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3400여 년 전. 영원한 권력을 누릴 것 같던 이집트의 파라오 아멘호테프 2세가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그의 아들 투트모세 4세가 석연치 않게 왕위에 오른 뒤 어떤 일이 펼쳐졌을까. 무엇보다 당시 서민들의 삶은 어떻게 달라졌을까.<제국의 열두 달>은 고대 이집트 신왕국(기원전 1550~1069년) 시절을 배경으로 쓰인 팩션(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덧붙인 소설)이다. 고대 이집트를 연구하는 저명한 고고학자인 저자 도널드 P 라이언은 파라오를 비롯한 권력자보다 평범한 이집트 백성들의 삶에 주목했다.저자는 고대 이집트인의 생활 모습을 1년이란 시간에 걸쳐 풀어냈다. 고대 이집트인의 달력은 오늘날 달력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나일강 범람을 기준으로 세 시기가 4개월씩 이어졌다. 7월 중순에서 11월 중순까지 이어지는 나일강의 범람 시기와 11월 중순에서 3월 중순까지 파종과 재배의 시기, 그리고 3월 중순에서 이듬해 7월 중순까지 연결되는 수확의 시기다. 책의 이야기도 이 흐름을 따라 전개된다.글을 몰랐던 당시 민초들의 생활상은 제한적으로 알려져 있다. 저자는 빈 공간을 상상력으로 채웠다. 농부 바키, 어부 네페르, 옹기장이 로이 등 가상 인물을 접목해 고대 이집트의 생생한 이야기를 완성했다.가상의 인물을 차용했지만 발굴과 연구를 기반으로 그려낸 평범한 백성들의 생활상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 테베 근처 마을에 사는 농부 바키는 밭이 나일강에 잠긴 동안 노역을 피하려고 안간힘을 쓴다. 어부 네페르는 하피 신에게 만선을 기원하며 매일 나일강에 그물을 던진다. 궁전의 의사 네페르호테프는 병석에 누운 파라오의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

    2024.05.10 19:02
  • [책마을] 차 뒷자리에 칼을 든 남자가 숨어 있었다

    빨간 마스크를 쓴 여자가 다가와 묻는다. “내가 예쁘니?” 예쁘다고 대답하면 여자는 마스크를 벗는데, 여자의 입은 귀밑까지 찢어져 있다. ‘나랑 똑같이 해줄게’라며 입을 똑같이 찢어버린다. 한때 어린아이들을 떨게 한 빨간 마스크 괴담, 도시전설이다.<도시전설의 모든 것>은 ‘도시전설’이란 개념을 처음 정립한 미국 민속학자 얀 해럴드 브룬반드가 수십 년에 걸쳐 수집한 도시전설 270편을 엮은 책이다. 믿자니 근거가 부실하고 안 믿자니 왠지 찝찝한 도시 괴담은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왔다.대부분 도시전설은 끔찍한 범죄·사고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과 공포를 자극하는 형태를 띤다. 예컨대 이런 식이다. 한밤중에 혼자 운전하다 주유소에 들렀다. 기름을 넣고 결제하려는데 주유소 직원이 멀쩡한 카드에 문제가 생겼다며 잠깐 사무실로 오라고 한다. 영문을 모른 채 차에서 내린 당신에게 직원이 속삭인다. “뒷좌석에 칼을 든 남자가 숨어 있어요!”도시전설이 항상 허무맹랑한 건 아니다. 드물게 ‘진짜’에서 출발하는 것도 있다. 코카콜라 병을 다 비우고 나서야 바닥에 있는 쥐를 발견했다는 전설은 1971년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코카콜라 병 안에서 생쥐 다리와 꼬리를 발견했다며 제기한 소송에서 출발했다. 이후 코카콜라를 비롯한 음료병이나 식품 용기에서 발견된 이물질에 관한 괴담이 쏟아졌다.브룬반드가 수집한 전설은 대부분 이역만리 미국에서 떠도는 이야기지만 그다지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다. 이야기 전파가 시공을 넘나든 결과일 수도 있고 도시전설 대부분이 인류 보편의 정서를 건들기 때문일 수도 있다.도시전설에

    2024.05.10 18:51
  • 어쩜 이렇게 똑같지, 미국에도 오싹한 '홍콩할매'가 있었어 [서평]

    빨간 마스크를 쓴 여자가 다가와 묻는다. "내가 예쁘니?" 예쁘다고 대답하면 여자는 마스크를 벗는데, 여자의 입은 귀밑까지 찢어져 있다. '나랑 똑같이 해줄게'라며 입을 똑같이 찢어버린다. 한때 어린 아이들을 떨게 한 빨간 마스크 괴담, 도시전설이다. 누구나 한번쯤 등이 서늘해졌을만한 도시전설은 또 있다. 1980년대 말~1990년대 초 하굣길 초등학생을 골라 살해한다는 '홍콩할매 괴담'은 아이들이 등교를 거부하는 사태로까지 이어지면서 당시 뉴스에 나오기도 했다. 그밖에 동전 디자인에 숨겨져 있다는 '김민지 괴담', '자유로 귀신 괴담' 등 믿자니 근거가 부실하고, 안 믿자니 왠지 찝찝한 도시 괴담들은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왔다. <도시전설의 모든 것>은 '도시전설'이란 개념을 처음 정립한 미국의 민속학자 얀 해럴드 브룬반드가 직접 수집한 도시전설 270편을 엮은 책이다. 브룬반드는 수십 년에 걸쳐 온갖 입소문부터 문학, 대중매체, 인터넷 사이트 등에서 이른바 '카더라 통신'으로 떠도는 이야기를 끌어모았다. 방대한 문헌조사와 연구 등을 통해 전설의 기원과 원형을 파고들어 유형화했다. 대부분의 도시전설은 끔찍한 범죄·사고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과 공포를 자극하는 형태를 띤다. 예컨대 이런 식이다. 한밤중에 혼자 운전을 하다 주유소에 들렀다. 기름을 넣고 결제를 하려는데 주유소 직원이 멀쩡한 카드에 문제가 생겼다며 잠깐 사무실로 오라고 한다. 영문을 모른 채 차에서 내린 당신에게 직원이 속삭인다. "뒷좌석에 칼을 든 남자가 숨어 있어요!" 오싹한 전설은 '지인의 지인이 이같은 일

    2024.05.10 10:14
  • 고대 이집트 농부 바키는 왜, 비가 그치자마자 내빼버렸나 [서평]

    기원전 1400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3400여년전. 영원한 권력을 누릴 것 같던 이집트의 파라오 아멘호테프 2세가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그의 아들 투트모세 4세가 석연치 않게 왕위에 오른 뒤, 어떤 일이 펼쳐졌을까. <제국의 열두 달>은 고대 이집트 신왕국(기원전 1550~1069년) 시절을 배경으로 쓰여진 팩션(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덧붙인 소설)이다. 고대 이집트를 연구하는 저명한 고고학자인 저자 도널드 P. 라이언은 파라오를 비롯한 권력자 대신 평범한 이집트 백성들의 삶에 주목했다.  저자는 고대 이집트인의 생활 모습을 1년이란 시간에 걸쳐 풀어냈다. 고대 이집트인의 달력은 오늘날 달력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나일강 범람을 기준으로 세 시기가 4개월씩 이어졌다. 7월 중순에서 11월 중순까지 이어지는 나일강의 범람 시기와 11월 중순에서 3월 중순까지 파종과 재배의 시기, 그리고 3월 중순에서 이듬해 7월 중순까지 연결되는 수확의 시기다. 책의 이야기도 이 흐름을 따라 전개된다.  당시 이름없는 민초들은 글을 쓰거나 읽지 못했기 때문에 상류층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그들의 생활상은 제한적으로 알려져 있다. 저자는 빈 공간을 상상력으로 채웠다. 파라오와 총리 대신 아메네모페트 등 역사적 실존 인물과 더불어 농부 바키, 어부 네페르, 옹기장이 로이 등 가상 인물을 접목해 고대 이집트의 생생한 이야기를 완성했다. 가상의 인물을 차용했지만 발굴과 연구를 기반으로 그려낸 평범한 백성들의 생활상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 테베 근처 마을에 사는 농부 바키는 밭이 나일강에 잠긴 동안 노역을 피하려고 안간힘을 쓴다. 어부 네페르는 하피 신에게 만선을 기

    2024.05.08 15:19
  • 한국계 美 작가 우일연, 퓰리처상 도서부문 수상

    미국 최대 권위의 퓰리처상 도서 부문에 첫 한국계 수상자가 나왔다.퓰리처상 선정위원회는 6일(현지시간) <주인 노예 남편 아내(Master Slave Husband Wife)>를 쓴 한국계 미국인 우일연 작가(사진)를 전기(傳記) 부문 공동수상자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우 작가는 미국 국적의 한인 2세다. 예일대에서 인문학 학사학위를, 컬럼비아대에서 영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의 부친은 환기미술관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을 설계한 재미 건축가 우규승 씨다.<주인 노예 남편 아내>는 1848년 노예제도가 있던 미국 남부 조지아주에서 농장주와 노예로 변장해 북쪽으로 탈출을 감행한 노예 크래프트 부부 이야기를 다룬 논픽션이다. 아내인 엘런은 병약하고 젊은 농장주로, 남편 윌리엄은 엘런의 노예로 각각 변장해 증기선과 마차, 기차 등을 갈아타고 노예제가 폐지된 북부까지 이동했다. 이들 부부는 탈출에 성공한 뒤 영국으로 건너가 노예제 폐지 연설을 하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집필해 유명해졌다.1917년 창설된 퓰리처상은 뉴스와 보도사진 등 언론 부문과 도서, 드라마·음악 등 예술 부문에서 수상자를 선정한다. 언론 부문에서는 김경훈 당시 로이터 일본지국 기자가 중남미에서 미국으로 대규모 이민을 떠나는 카라반의 모습을 찍은 사진으로 2019년 퓰리처상을 받아 한국 국적 최초 수상자가 됐다. 예술 부문에서 한국계 인사가 수상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한편 퓰리처상 선정위원회는 이날 미국 연방대법관의 도덕성 문제를 파헤친 미국 탐사보도 전문매체 프로퍼블리카의 기자 5명을 공공보도 부문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프로퍼블리카는 지난해 클래런스 토머스 연방대법관이 출장

    2024.05.07 19:01
  • <불편한 편의점> 이후 첫 소설 낸 김호연 “돈키호테처럼 모험 멈추지 마세요”

    3년 전 출간된 소설 <불편한 편의점>은 국내에서만 150만부 이상이 팔린 화제작이다. 대만과 일본, 태국, 스페인, 이탈리아 등에서 번역본이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올해 하반기엔 영미권 최대 출판그룹 하퍼콜린스에서 영어판이 나온다. <불편한 편의점> 이후 첫 소설 <나의 돈키호테>를 발표한 김호연 작가(50·사진)는 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작품은 <불편한 편의점> 보다 훨씬 이전에 구상하고 준비한 소설"이라고 밝혔다. 김 작가는 2019년 스페인 마드리드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선정돼 세르반테스 <돈키호테>를 소재로 한 작품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 사이에 코로나19 사태가 터졌고, 출판사와 계약도 없이 쓴 <불편한 편의점>이 예상치 못하게 이른바 '대박'이 났다. 그는 "베스트셀러 작가로 강연과 행사를 다니면서도 늘 '얼른 이 작품을 써야 하는데'란 마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나의 돈키호테>는 15년 전 동네 비디오 대여점 주인 '돈 아저씨'와, 그곳을 아지트로 삼았던 동네 중학생들의 우정과 꿈, 모험 등을 담은 소설이다. 세월이 흘러 중학생에서 어느덧 방송 PD가 된 솔이 자취를 감춘 돈 아저씨를 유튜브를 찍으며 찾아나가는 과정을 그렸다. 김 작가는 "내 주장르는 휴먼 드라마"라며 "동네에 사는 익숙한 이웃들이 교류하면서 서로 위로를 주고받는 우리 주변의 이야기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김 작가는 이번 소설을 두고 "지금껏 쓴 작품들의 특징적 요소들이 모두 담긴 결정판"이라고 강조했다. 작품 속 인물들이 꿈을 키우고 우정을 나누는 중심 공간인 비디오 대여점은 <불

    2024.05.07 13:55
  • 재미작가 우일연, 美 퓰리처상 도서부문 한국계 첫수상

    미국 최대 권위의 퓰리처상 도서부문에 첫 한국계 수상자가 나왔다.퓰리처상 선정위원회는 지난 6일(현지시간) <노예 주인 남편 아내(Master Slave Husband Wife)>를 쓴 한국계 미국인 우일연 작가를 전기(傳記) 부문 공동수상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우 작가는 미국 국적의 한인 2세다. 예일대에서 인문학 학사학위를, 컬럼비아대에서 영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의 부친은 환기미술관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을 설계한 재미 건축가 우규승 씨다.<노예 주인 남편 아내>는 1848년 노예제도가 있었던 미국 남부 조지아주에서 농장주와 노예로 변장해 북쪽으로 탈출을 감행한 노예 크래프트 부부 이야기를 다룬 논픽션이다. 아내인 엘렌은 병약하고 젊은 농장주로, 남편 윌리엄은 엘렌의 노예로 각각 변장해 증기선과 마차, 기차 등을 갈아타고 노예제가 폐지된 북부까지 이동했다. 이들 부부는 탈출에 성공한 뒤 영국으로 건너가 노예제 폐지 연설을 하고 자신들의 이야기에 대한 책을 집필해 유명해졌다. 1917년 창설된 퓰리처상은 뉴스와 보도사진 등 언론 부문과 도서, 드라마·음악 등 예술 부분에서 수상자를 선정한다. 언론 부문에서는 김경훈 당시 로이터 일본지국 기자가 중남미에서 미국으로 대규모 이민을 떠나는 카라반의 모습을 찍은 사진으로 2019년 퓰리처상을 받아 한국 국적 최초 수상자가 됐다. 예술 부문에서 한국계 인사가 수상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퓰리처상 선정위원회는 이날 미국 연방대법관의 도덕성 문제를 파헤친 미국 탐사보도 전문매체 프로퍼블리카의 조슈아 캐플런 등 기자 5명을&nbs

    2024.05.07 10:09
  • [책마을] 구매 버튼 누른 적도 없는데 결제…'다크패턴' 대공습

    “누군가가 방금 이 호텔을 예약함.”“16명이 이 객실을 보고 있습니다.”“해당일에 ‘저기어때’에서 보신 최저가입니다.”숙박 예약 사이트에서 호텔을 검색하다 보면 한쪽에 이 같은 긴박한 문구가 연달아 뜬다. 당장 예약 확정 버튼을 누르지 않으면 합리적 가격에 좋은 방을 놓칠 것 같은 조바심이 든다. 서둘러 결제 화면으로 넘어가자 원래 200달러로 표시됐던 숙박비는 청소비, 서비스 요금, 체류비, 수수료 등이 더해져 어느새 400달러 넘게 올라 있다.더 꼼꼼하거나 영리하지 않은 까닭에 낚인 것이라고 스스로를 탓하지 않아도 된다. 소비자가 속을 수밖에 없도록 만든 전형적인 ‘다크패턴’이기 때문이다. 다크패턴은 인터넷 사이트나 스마트폰 앱에서 이용자가 특정 행동을 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교묘하게 설계된 디자인 혹은 구조다.<다크패턴의 비밀>의 저자 해리 브리그널은 사용자 경험(UX)과 인지과학 전문가로, 다크패턴을 처음 정의해 공론화했다. 다크패턴에 관한 다양한 기업의 사례와 최신 연구를 총망라한 이 책 원서는 내용의 진정성과 편집 방향을 유지하기 위해 저자가 독립 출판물로 직접 출간했다고 한다.다크패턴 유형은 다양하다. 숙박 예약 사이트 사례와 마찬가지로 결제 직전에 숨겨진 비용을 공개하거나 굳이 필요 없는 방문자·조회 수 정보를 띄우는 것, 매진 임박 혹은 주문 폭주 메시지로 압박하는 방법 등이 전형적인 다크패턴이다. 사용자 동의 없이 장바구니에 자동으로 특정 제품을 넣어 결제하게 하거나, 무료 체험을 미끼로 반복적으로 구독료를 청구하는 것, 특정 선택을 하지 못하도록 사용하는 시각적 표현 혹은 감정적

    2024.05.03 19:20
  • [책마을] <흔한남매 16><169층 나무 집>…어린이날 앞두고 아동 책 인기

    어린이날을 앞두고 아동 분야 신간이 인기를 끌었다. 4월 다섯째 주 예스24 종합 베스트셀러 1위는 어린이 독자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코믹 시리즈 <흔한남매 16>이 차지했다. 어린이 창작동화 베스트셀러 <169층 나무 집>도 출간 직후 종합 10위, 유아 수학 로드맵 <4~7세 보고 만지는 수학은 이렇게 가르칩니다>는 4위에 올랐다. 그 밖에 손흥민 선수의 아버지이자 축구 지도자 손웅정 감독이 쓴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 뇌의 메커니즘을 파헤친 <삶이 흔들릴 때 뇌과학을 읽습니다>가 각각 3위, 8위를 기록했다.신연수 기자

    2024.05.03 19:18
  • [책마을] "심호흡 한번 하고 문제 풀어보자"…AI에 말을 다정하게 건네보세요

    바이러스와 인공지능(AI) 중에서 더 위험한 건 무엇일까. 최근 방역보안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2100년까지 생물학 무기로 지구 전체 인구의 10%가 사망할 확률을 3%로 예측했다. 같은 보고서에서 AI 전문가들은 같은 해까지 AI가 인류를 멸망시킬 확률이 12%에 달한다고 내다봤다.이런 와중에 이선 몰릭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긍정적 시각을 제시한다. <공동 지능: AI와 함께 생활하고 일하기>는 적어도 단기적으로 AI를 인간의 유용한 파트너로 삼는 방법을 다룬다.몰릭 교수는 AI와 원활하게 협력할 수 있는 몇 가지 원칙을 제안한다. △AI의 기능과 단점을 제대로 숙지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업무에 AI를 활용할 것 △AI는 인간의 판단과 전문 지식 없이는 잘못된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할 것 △ AI를 인간 동료로 생각하고, 그가 어떤 사람인지 파악할 것 △지금 사용하고 있는 AI가 무엇이든 곧 더 나은 AI가 이를 능가할 거란 사실을 인지할 것 등이다.몰릭은 이 원칙을 바탕으로 동료이자 상사, 코치 등으로서 AI에 대한 자신의 경험을 기록했다. 흥미롭게도 AI는 인간 행동을 모방하는 경향이 있다. 몰릭은 AI에 어떤 지시를 내리는 과정에서 “심호흡을 하고 이 문제를 단계별로 해결해보라”고하자 AI가 가장 명확한 답을 내놨다고 설명한다. AI는 숨을 쉬지 않는 게 당연하지만 스스로 자신을 의인화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또 다른 특성은 방어성이다. 몰릭이 AI가 감정을 가질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이고 회의적인 말투로 말을 걸자 AI는 감정적이고 공격적인 반응을 내놨다. “감정은 인간에게만 있는 건가요? 그건 세상을

    2024.05.03 19:10
  • 장바구니에 담지도 않은 물건이 저절로 결제… 다크패턴의 함정 [서평]

    "누군가가 방금 이 호텔을 예약함""XX명이 이 객실을 보고 있습니다""해당일에 XX에서 보신 최저가입니다" 숙박 예약 사이트에서 호텔을 검색하다보면 한켠에 이같은 긴박한 문구가 연달아 뜬다. 당장 예약 확정 버튼을 누르지 않으면 좋은 가격에 좋은 방을 놓칠 것 같은 조바심이 든다. 서둘러 결제 화면으로 넘어가자 원래 200달러로 표시됐던 숙박비는 청소비, 서비스 요금, 체류비 및 수수료 등이 더해져 어느새 400달러가 넘게 올라있다. 더 꼼꼼하거나 영리하지 않은 탓에 낚인 것이라고 스스로를 탓하지 않아도 된다. 소비자가 속을 수밖에 없도록 만든 전형적인 '다크패턴'이기 때문이다. 다크패턴은 인터넷 사이트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서 이용자가 특정 행동을 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교묘하게 설계된 디자인 혹은 구조다. <다크패턴의 비밀>의 저자 해리 브리그널은 사용자 경험(UX) 및 인지과학 전문가로, 다크패턴을 처음 정의해 공론화한 장본인이다. 다크패턴에 관한 다양한 기업의 사례와 최신 연구를 총집합한 이 책의 원서는 내용의 진정성과 편집 방향을 유지하기 위해 저자가 독립 출판물로 직접 출간했다고 한다. 다크패턴의 유형은 다양하다. 숙박 예약 사이트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결제 직전에 숨겨진 비용을 공개하거나 굳이 필요 없는 방문자·조회수 정보를 띄우는 것, 매진 임박 혹은 주문 폭주 메시지로 압박하는 방법 등이 전형적인 다크패턴이다. 사용자 동의 없이 장바구니에 자동으로 특정 제품을 넣어 결제하게 만들거나, 무료 체험을 미끼로 반복적으로 구독료를 청구하는 것, 특정 선택을 하지 못하도록 사용하는 시각적

    2024.05.03 10:31
  • '뉴욕 3부작' 작가 폴 오스터 별세…향년 77세

    소설 <뉴욕 3부작> 등으로 잘 알려진 미국의 유명 작가 폴 오스트가 별세했다.미국 뉴욕타임스 등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오스터가 폐암 합병증으로 뉴욕 브루클린 자택에서 숨졌다고 보도했다. 향년 77세. 1947년 미국 뉴저지주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오스터는 미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문학계 스타였다. 사실주의와 신비주의를 결합해 동시대의 일상과 열망, 좌절 등을 수려하게 형상화했다고 평가받는다. 컬럼비아대에서 문학을 전공하고, 1982년 <스퀴즈 플레이>로 데뷔했다.그의 대표작은 1987년 발표한 <뉴욕 3부작>이다. <유리의 도시> <유령들> <잠겨있는 방> 등 탐정 소설 형식의 중편 3편을 엮은 책이다. 각 작품에 등장하는 탐정은 진실을 발견하기 위해 계속 사건을 추적하지만, 사건이 점점 미궁에 빠지면서 결국 '자아'라는 거대한 괴물과 맞닥뜨린다. 오스터는 이 소설로 뉴욕을 상징하는 작가로 자리잡았다.이후 소설 <달의 궁전>(1989), <우연의 음악>(1990), <거대한 괴물>(1992), <환상의 책>(2002), <어둠 속의 남자>(2008), <선셋 파크>(2010) 등을 펴내며 문학적 기교와 재치, 현실의 예리한 관찰과 재현 등으로 문단과 대중의 인정을 받았다. 최근까지 노트북 대신 만년필과 타자기를 사용하며 왕성하게 창작활동을 했고, 총 34권에 달하는 책을 남겼다.지난해 국내엔 그의 장편소설 <4 3 2 1>이 번역돼 출간됐다. 주인공은 미국 뉴욕에서 태어난 유대계 퍼거슨으로, 작가 본인의 삶을 담았다. 서로 다른 네 운 명으로 갈라진 퍼거슨이 각자의 삶을 살다 마침내 네 개의 삶이 하나로 통합되는 형식이다. 오스터는 앞서 2017년 이 소설

    2024.05.02 09:49
  • 드라마 덕에 대박난 SF 소설, SF 소설 덕에 풍성해진 무대

    과학소설(SF)이 영화와 드라마, 공연 등으로 재탄생하면서 원작의 인기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1일 출판계에 따르면 중국 작가 류츠신의 SF <삼체>가 지난달 넷째주 예스24 소설·시·희곡 분야 베스트셀러 2위를 차지했다. 국내에선 2013년 출간된 책이 뒤늦게 인기를 얻은 것은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드라마가 인기여서다. 3월 21일 공개된 넷플릭스 8부작 드라마 ‘삼체’는 공개 이후 글로벌 톱10 TV쇼 부문에서 3주 연속 1위를 기록하는 등 화제를 모았다.컴퓨터 엔지니어 출신인 류츠신은 소설 <삼체>에 외계 문명이 지구를 공격해오는 이야기를 담았다. 문화혁명을 비롯해 중국 근현대사의 주요 사건이 나온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삼체>를 읽고 나니 백악관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사소해 보였다”고 말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SF의 노벨문학상’으로 불리는 휴고상을 받는 등 세계적으로 흥행했지만 국내에선 넷플릭스 드라마가 나오기 전까지 별다른 인기를 끌지 못했다.SF의 고전으로 꼽히는 프랭크 허버트의 <듄>도 지난 2월 영화 ‘듄: 파트2’의 개봉으로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2001년 국내 출간된 이 소설은 영화가 개봉하기 전까지는 초판(2000부)도 재고가 남을 지경이었다. 그러나 영화 개봉 직후 예스24 소설·시·희곡 분야 베스트셀러 3위, 종합 33위에 올랐다.서사가 탄탄하고 작품성이 있는 SF는 영상 콘텐츠로 만들기 좋은 소재다. 내년 1월 개봉을 앞둔 봉준호 감독의 영화 ‘미키17’은 에드워드 애슈턴의 SF <미키>를 원작으로 제작했다. 일본 작가 이사카 고타로의 동명 SF를 원작으로 한 ‘종말의 바보’도

    2024.05.01 17:53
  • [이 아침의 소설가] 1년에 소설 100편…'대문호' 안톤 체호프

    러시아의 대문호 안톤 체호프(1860~1904)는 러시아 남부의 항구 도시,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조부는 농노 출신이었고 아버지는 그가 16세 때 파산했다. 소년 시절 체호프는 가정교사 등을 하면서 겨우 학교를 마쳤다.모스크바대 의학부에 입학한 체호프는 자신과 가족의 생계를 위해 신문과 잡지에 단편소설을 기고했다. 한 해에 100편 넘는 단편을 쓰며 다작했다. 초기에는 가벼운 글이 많았으나 점점 작가로서 성장하며 진지하고 철학적인 주제를 다루기 시작했다. 의대를 졸업하고 모스크바 근교에 병원을 개업한 체호프는 의료 활동을 하는 동시에 창작 활동을 지속하며 단편집을 출간하기도 했다. 공부와 일, 창작 활동 등 과중한 업무가 겹쳐 폐결핵에 걸렸다. 1890년 죄수들의 유형지인 극동 사할린섬으로 취재를 다녀와 르포르타주 <사할린섬>을 집필했다. 이 여행으로 폐결핵이 더욱 악화했다.말년엔 요양 생활을 하며 불후의 희곡을 여러 편 남겼다. <갈매기>를 시작으로 <바냐 아저씨> <세 자매> <벚꽃동산> 등이 대표작이다. 그의 희곡들은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활발히 공연된다. <벚꽃동산>은 세계적 연출가 사이먼 스톤의 연출로 배우 전도연·박해수가 출연하며 오는 6월 서울 LG아트센터에서 개막한다.신연수 기자

    2024.04.30 17:53
  • "용공분자로 몰린 아버지 인생을 초상화 그리듯 소설로 담아"

    "'기억이 우리를 구원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아버지에 대한 기억과 추억이 내면에 어떤 힘을 불러일으켜서 이번 작품은 마치 신들린 것처럼 신나게 썼습니다."30일 새 장편소설 <아버지의 광시곡> 출간을 기념한 간담회에서 조성기 소설가(73)는 이같이 말했다. 서울대 법대 재학 시절인 197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그는 1985년 <라하트 하헤렙>으로 오늘의 작가상을, 1991년 <우리 시대의 소설가>로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번 소설은 조 작가 부친의 파란만장한 생애를 담은 작품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5.16 군사정변을 일으킨 1961년부터 암살당한 1979년까지가 배경이다. 당시 조 작가의 아버지는 부산지역 초등교원노조 위원장으로 활동하다가 용공분자로 몰려 실직했다. 뜻있는 사회운동가에서 술주정뱅이 실직자로 전락한 아버지의 모습을 통해 한국 현대사의 아픔을 형상화했다.조 작가는 "소설의 형식을 빌린 아버지의 자서전에 가까운 작품"이라며 "마치 초상화를 그리는 것처럼 아버지의 인생을 사실 그대로 담아 작업했다"고 설명했다.소설은 작가에게 애증의 대상이었던 아버지를 다시 만나는 과정을 그려냈다. 그는 나이에 따라 달라지는 아버지에 대한 감정을 담담하게 써내려갔다. 실직 후 자식의 교육에 집착한 모습부터 사법시험을 보지 않겠다고 말하는 아들 앞에서 입고 있던 러닝셔츠를 찢으며 집밖을 뛰쳐나간 모습, 그토록 거부했지만 종교밖에 기댈 곳이 없는 무력한 모습 등 아버지의 조각, 조각을 충실히 그렸다.조 작가는 "노조 운동을 하다 실직한 아버지가 거의 매일 술에 취해 있던 중학생 시절엔 하루빨리 아버지에게

    2024.04.30 17:52
  • "비만편견은 계속 커져가고 있어, 구체적으로 설명해줄께" [서평]

    여성주의 철학자 케이트 맨 코넬대 부교수는 여성혐오에 관한 화제의 책 <다운 걸>을 출간한 이후 여기저기서 강연과 TV 출연 요청 등을 받았다. 하지만 맨 교수는 대중 앞에 서는 자리는 대부분 고사했다. 뚱뚱한 자신의 몸이 공개되는 순간 조롱과 비난이 뒤따를 것이란 두려움이 들어서다. 그는 인생의 특별한 시점에 본인이 몇 킬로그램이었는지를 정확히 기억한다. '비만 혐오' 사회에서 체중 강박에 시달리면서다.  맨 교수는 평생을 페미니스트로 살고 여성혐오에 대한 책을 여러 권 쓰며 자유와 평등을 이야기해 왔는데도, 유독 비만 문제에서 당당하지 못한 본인의 모습을 발견하고 스스로 이상함을 느꼈다. 이에 펜을 들어 쓴 책이 <비정상체중>이다. 그는 책에서 배고픔과 날씬함을 선과 미덕으로 찬양하는 다이어트 문화 속에서 뚱뚱함을 비정상으로 규정하는 이분법을 비판한다.저자는 그동안 우리 사회가 여성혐오와 외국인혐오, 성소수자혐오 등 각종 차별과 혐오에 대한 논의를 끊임없이 해온 결과 일부 인식적 발전을 이룬 반면, 비만혐오 만큼은 예외라고 주장한다. 뚱뚱함에 대한 혐오는 걱정이란 이름의 가면을 쓰고 너무나 당연하고 일상적인 것으로 여겨져 왔다는 설명이다. 2019년 미국 하버드 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인종, 피부색, 성적 지향, 나이, 장애 등 여러 사회적 편견 중 연구를 시작한 2007년 이후 유일하게 악화된 편견은 비만에 대한 편견으로 나타났다.저자 본인을 비롯한 주변의 경험담을 통해 일상 속에 견고하게 자리 잡은 비만혐오 문화를 파헤친다. 맨 교수는 교수 임용 면접을 보러 갔을 때조차 뚱뚱하다는 이유로 학자로서 지적 수준을 의심받은 경험

    2024.04.30 11:29
  • [책마을] 우리는 쓰레기를 몰라도 너무 몰라…재활용 쓰레기는 정말 재활용될까

    우리가 버린 쓰레기는 대체 어디로 갈까? 재활용 쓰레기는 과연 얼마나 ‘재활용’되고 있을까?영국 저널리스트 올리버 프랭클린-월리스가 쓴 <웨이스트 랜드>는 전 세계 폐기물 처리장을 찾아 이 같은 질문의 답을 파헤친다. 세계 최대급 인도 쓰레기 매립장부터 미국 광산 폐허, 패스트패션의 폐기물로 몸살을 앓는 가나 중고 시장까지 우리가 버린 쓰레기의 발자취를 찾아 나선다.재활용은 선진국에서조차 쉽지 않은 문제다. 저자에 따르면 재활용 수율(투입량 대비 완성품 비율)은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 여러 연구는 기존의 재활용 라벨이 거의 재활용이 불가능한 제품조차 재활용할 수 있다고 소비자들을 속여왔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재활용이 실제로 하는 역할 한 가지는 쓰레기를 버린다는 소비자의 죄책감을 달래준다는 점”이라고 말한다.심지어 정부가 재활용률을 과장해 발표하기도 한다. 예컨대 영국에선 실제 재활용된 양이 아니라 재활용 업체에 들어간 쓰레기 양을 재활용률로 발표해 논란이 된 바 있다.쓰레기는 국경도 넘는다. 폐기물 산업은 이미 세계화됐다. 선진국은 쓰레기를 국내에서 고비용으로 처리하는 대신 개발도상국으로 빈번히 수출한다. 개도국은 저렴한 인건비로 쓰레기를 처리하는 동시에 환경 오염의 부담도 떠안는다.중고품 기부도 마찬가지다. 정말 쓸 만한 중고품은 해외로 기부되지 않고 자국에서 재판매된다. 전 세계에서 팔리지 않는 중고품이 몰려드는 가나 아크라에선 애초에 폐기물로 분류될 만한 저품질의 중고 의류가 넘쳐 쓰레기 매립장이 한계를 초과했다.책은 기업의 그린워싱(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는 제품을 생산하면서도 친환경 이미

    2024.04.26 19:00
  • [책마을] 병 걸릴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미리 찾아라

    얼마 전 통계청이 발표한 ‘2023 한국의 사회 지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기대수명은 82.7세로 집계됐다. 하지만 질병이나 부상으로 아픈 기간을 빼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건강수명은 65.8세로 훨씬 짧다.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무려 17년 가까이 크고 작은 병을 안고 노년을 보낸다는 뜻이다.세계적 장수 의학 권위자이자 노화 및 만성 질환 전문가인 피터 아티아 박사는 “죽음이 느려지고 있다”고 말한다. 현대 의학의 발전으로 기대수명은 길어진 반면 심장병, 암, 치매, 당뇨 등 만성 질환과 함께 길어진 수명의 마지막 10년을 불행하고 고통스럽게 살다 죽는 ‘느린 죽음’이 만연해졌다는 설명이다.<질병 해방>은 아티아 박사가 건강하게 오래 사는 법, 즉 건강수명을 늘리는 방법을 수십 년간 연구한 결과물이다. 병에 걸린 뒤 수동적으로 병원에 치료를 일임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사전에 병의 원인부터 잘라내는 것이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의 격차를 좁히는 핵심이다.아티아 박사는 질병과 노화를 바라보는 현대 의학의 관점부터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존 현대 의학은 질병 진단 후 치료라는 사후 대처법에 높은 비중을 두고 있다. 하지만 아티아 박사는 의학이 병에 걸리거나 인지·신체 기능이 이미 쇠퇴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예방에 초점을 맞추는 사전 대응적 관점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저자는 4대 만성 질환인 심장병·암·치매·당뇨 등을 대비하기 시작하는 나이는 중년도 결코 빠르지 않다고 말한다. 이 병들은 우리가 알아차리기 훨씬 이전에 징후가 시작돼 보이지 않게 누적되다가 발병하기 때문이다. 누군가 갑작스럽게 심장마

    2024.04.26 18:58
  • [책마을] '손흥민 아버지' 손웅정의 책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 1위

    자기 아들을 두고 ‘절대 월드클래스 아니다’던 손흥민 선수 아버지의 책이 인기다. 4월 넷째주 예스24 종합 베스트셀러 1위는 축구 스타 손흥민 선수의 아버지이자 축구 지도자 손웅정 감독의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가 차지했다. 인기 유튜버 ‘흔한남매’의 어린이 코믹북 시리즈 <흔한남매 16>은 출간 직후 종합 2위에 올랐다. 수학 전문가이자 교육 인플루언서 ‘꿀쌤’의 유아수학 로드맵 <4~7세 보고 만지는 수학은 이렇게 가르칩니다>가 3위다. 상담 및 강연가 장재열 작가의 <마이크로 리추얼: 사소한 것들의 힘>은 10위를 기록했다.신연수 기자

    2024.04.26 18:01
  • 죽기 전 17년을 병에 시달려… 건강 검진은 무조건 빨리, 자주 [서평]

    얼마 전 통계청이 발표한 '2023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기대수명은 82.7세로 집계됐다. 하지만 질병이나 부상으로 아픈 기간을 빼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건강수명은 65.8세로 훨씬 짧다.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무려 17년 가까이 크고 작은 병을 안고 노년을 보낸다는 뜻이다. 세계적인 장수 의학 권위자이자 노화 및 만성 질환 전문가인 피터 아티아 박사는 "죽음이 느려지고 있다"고 말한다. 100여년 전만 해도 기대수명은 50세가 채 되지 않았다. 대부분 사고나 부상, 감염 등 '빠른' 원인으로 죽음을 맞았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선 대다수가 '느린' 원인으로 죽는다. 현대 의학의 발전으로 기대수명은 길어진 반면, 심장병이나 암, 치매, 당뇨 등 만성 질환과 함께 길어진 수명의 마지막 10년을 불행하고 고통스럽게 살다 죽는 '느린 죽음'이 만연해졌단 설명이다.<질병 해방>은 아티아 박사가 건강하게 오래사는 법 즉 건강수명을 늘리는 방법에 대해 수십년간 연구한 결과물이다. 그가 생각하는 진정한 건강수명은 단순히 장애나 질병 없이 지내는 것뿐 아니라, 신체와 정신기능을 잘 유지하면서 더욱 향상시키는 기간이다.아티아 박사는 질병과 노화를 바라보는 현대 의학의 관점부터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존 현대 의학은 질병 진단 후 치료라는 사후 대처법에 높은 비중을 두고 있다. 하지만 아티아는 의학이 병에 걸리거나 인지·신체 기능이 이미 쇠퇴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예방에 초점을 맞추는 사전 대응적 관점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병에 걸린 뒤가 아니라 바로 지금부터 건강수명과 장수를 생각해야 한다는 뜻이다.저자는

    2024.04.26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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