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인증샷 명소' 대림미술관…피카소·백남준 소장품 공개
미술관들이 전시장 촬영을 불허하던 시절, 서울 통의동 대림미술관은 국내 미술관 중 가장 먼저 사진 촬영을 허가한 곳이었다. 대림미술관은 ‘인스타그래머블’(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찍어 올리기 좋은)한 전시를 잇달아 열었고, 찍은 사진이 SNS를 타고 퍼지면서 관객이 급증했다. 요즘도 대림미술관은 화려한 전시를 열며 20~30대 사이에서 ‘인증샷 명소’로 통한다.

그랬던 대림미술관이 이번엔 화려한 연출을 덜어내고 ‘작품 그 자체’를 내세운 전시를 열었다. 대림문화재단이 설립 30주년을 맞아 처음 연 소장품전 ‘DCF 컬렉션: 대림문화재단 소장품전’이다. 김창열·이우환·박서보 등의 작품과 백남준의 설치 작품(사진), 파블로 피카소의 판화 등 국내외 작가의 작품 70여 점이 나왔다.

1층에는 대림미술관의 전신인 한림미술관의 1997년 개관전에 참여했던 ‘물방울 화가’ 김창열(1929~2021)의 그림과 조각이 놓였다. 처음 공개되는 조각 ‘비나이다’(1996)는 그림 속 물방울을 입체로 옮긴 작품이다. 큼직한 돌덩이 위에 투명한 물방울이 올라앉아 있다. 벽면에서는 재단이 이때까지 열었던 전시 목록을 확인할 수 있다.

2층부터 4층까지는 주제별로 묶은 작품들이 나왔다. 2층에는 피카소와 호안 미로 등의 판화와 로이 리히텐슈타인 등의 작품이, 3층에는 이우환과 박서보 등 단색화가들이 점과 선을 되풀이한 추상 작품이 나왔다. 4층은 백남준 등 새로운 매체를 실험한 작가들의 공간으로 꾸며졌다.

30주년 기념전치고 화려한 컬렉션은 아니지만,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부담없이 둘러볼 수 있는 기회다. 관람은 무료, 전시는 내년 5월 30일까지.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