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연예인 자녀까지"…英명문학교가 日에 몰리는 이유 [도쿄나우]
일본 도쿄 미나토구 아자부다이 힐스의 영국식 국제학교 ‘브리티시 스쿨 인 도쿄(BST)’에는 최근 한국 연예인과 자산가 자녀들이 몰리고 있다. 수요가 늘자 일본에 새로 문을 연 영국계 국제학교들은 한발 더 나아가 아시아 각국에서 학생을 직접 모집하고 있다. 이와테현 산간의 해로 인터내셔널 스쿨 앗피 재팬에는 33개국·지역에서 온 학생 355명이 기숙사 생활을 하며 공부한다. 중국인 학생 비중이 27%로 일본인(25%)보다 높다.

저출산으로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일본에 영국 명문 사립학교들이 잇따라 진출해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2022년 이후 영국계 국제학교 4곳이 문을 열었고, 3곳이 추가로 개교할 예정이다. 연간 학비가 1000만엔(약 8500만원)을 넘는 학교에도 아시아 각국에서 부유층 학생이 찾아온다.

영국식 교육을 받기 위해 일본을 택하는 아시아 학생들은 도쿄 밖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와테현 산간 지역에 들어선 영국 명문 해로 스쿨의 일본 캠퍼스에는 33개국·지역에서 온 학생 355명이 모였다. 중국인 학생 비중(27%)은 일본인(25%)보다 높다.

중국 한국 대만에서 학생 유치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문부과학성에 따르면 교육 싱크탱크 인터내셔널 에듀케이션 랩(IEL) 집계에서 2022년 이후 일본에 문을 연 영국계 국제학교는 4곳이다. 3곳이 추가로 개교할 예정이다. 영국에서 450년 넘는 역사를 지닌 럭비 스쿨은 2023년 지바현 가시와시에 학교를 열었다. 브라이턴 칼리지는 간사이외국어대와 손잡고 2028년 오사카부 히라카타시에 진출한다.

일본 최초의 영국식 전원 기숙제 국제학교인 해로 앗피는 11~18세 학생을 받는다. 지난 6월에는 12개국·지역 출신 34명이 첫 졸업생이 됐다. 이들은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미국 카네기멜런대, 중국 칭화대, 홍콩대, 일본 게이오대와 와세다대 등에 합격했다. 영국에서 윈스턴 처칠 전 총리와 자와할랄 네루 인도 초대 총리를 배출한 해로 스쿨이 2022년 일본에 세운 학교다. 개교 초기에 입학한 대만 출신 고교 3학년 학생은 “일본에서 공부하면 아시아와의 연결을 유지하면서 내 뿌리도 소중히 여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영국에서는 2025년부터 사립학교 수업료에 새로 세금이 부과돼 학교 운영 여건이 어려워졌다. 영국 정부는 유학생 유치와 해외 학교 운영 등을 통한 교육 수출을 연간 약 320억파운드에서 2030년까지 400억파운드로 늘리겠다며 현지 협력기관 발굴을 지원하고 있다.

영국 학교들이 일본에 주목하는 배경에는 중국과 한국, 대만, 동남아시아의 교육 수요가 있다. 무라타 마나부 IEL 소장은 중국과 한국의 치열한 입시 경쟁, 대만에 대한 중국의 군사적 압박이 일본으로의 교육 이주 수요를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안정된 치안과 사회 여건을 바탕으로 주변국 학생을 끌어들인 스위스에 빗대 일본이 “극동의 스위스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지방자치단체도 국제학교 유치에 나서고 있다. 학생과 교직원이 유입되면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고, 외국인 자녀가 다닐 학교가 생기면 해외 기업의 투자도 끌어들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와카야마시에는 2027년 9월 찰스 영국 국왕이 다닌 스코틀랜드의 기숙학교 고든스턴이 들어선다. 요트 항해 등 체험형 교육을 중시하는 학교다. 나타샤 데인저필드 초대 교장은 “자연환경은 또 하나의 교실”이라며 와카야마에 바다와 산이 있다는 점을 입지의 장점으로 꼽았다.

높은 학비와 일본 교육제도와의 차이는 과제다. 상당수 국제학교가 영어로 수업하고 일본 문부과학성의 학습지도요령을 따르지 않아 일본인 학생이 전학하거나 상급학교에 진학할 때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오카다 아키토 도쿄외국어대 교수는 “교육 자원을 지역사회와 공유해 더 많은 아이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느냐가 공존의 조건”이라고 말했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