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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반떼 한 대 값 날아갔다"…삼전닉스 폭락에 개미들 '비명'
개인 한 달간 두 종목 9조원 넘게 순매수
"펀더멘털보다 투매…공포 매도 자제해야"
"펀더멘털보다 투매…공포 매도 자제해야"
6일 코스피는 개장 직후 8% 넘게 급락했다. 장이 열린 지 약 3분 만에 5000선이 무너지면서 주식 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거래 재개 이후에도 매도 주문이 몰려 프로그램 매도호가의 효력을 정지하는 매도 사이드카까지 이어졌다.
오전 9시53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7.74% 내린 4967.05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8.54% 떨어진 18만4300원, SK하이닉스는 10.52% 급락한 113만1000원에 거래됐다.
온라인 증권 커뮤니티에는 손실을 호소하는 글이 잇따랐다. 한 투자자는 "증시 급락으로 아반떼 한 대 값이 날아갔다"며 허탈해했다. 다른 투자자는 "전문가들의 말을 듣고 버티다가 연봉이 날아갈 판"이라고 토로했다.
군 복무 중이라고 밝힌 투자자는 "울고 싶다. 두 달 치 월급이 사라졌다"고 했다. 삼성전자 종목 게시판에는 "내가 매수한 평균단가는 바라지도 않는다. 부디 20만원 선이라도 지켰으면 좋겠다"는 글이 올라왔다.
SK하이닉스 투자자도 "어제가 바닥이라고 생각했다"며 "혹시나 해서 3% 하락하면 팔리도록 주문을 걸어뒀는데 장이 열리자마자 매도됐다"고 말했다. "110만원 선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호소도 이어졌다.
개인투자자들의 충격이 큰 것은 최근 하락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집중적으로 사들여서다. 코스콤 체크에 따르면 지난달 6일부터 이달 5일까지 개인은 삼성전자를 5조8323억원, SK하이닉스를 3조3601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두 종목 순매수액만 9조1924억원에 달한다.
코스피가 5.28% 급락한 전날에도 개인들은 삼성전자를 1조2277억원, SK하이닉스를 8902억원어치 사들였다. 하루 동안 투입한 돈만 2조1179억원이다. 전날을 저점으로 판단해 매수에 나섰다가 하루 만에 추가 급락을 맞은 셈이다.
전날 삼성전자는 7.57% 내린 20만1500원, SK하이닉스는 9.46% 떨어진 126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들어 전날까지 누적 하락률은 각각 13.1%, 17.2%에 달했다. 이날 장중에는 삼성전자 20만원 선이 무너졌고 SK하이닉스도 110만원대 초반까지 밀렸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하락이 실제 실적 훼손보다 공포 심리가 앞선 투매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변동성이 큰 만큼 성급한 저가 매수보다 미국 빅테크의 투자 계획과 반도체 이익 전망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데이터센터 규제의 구체적인 범위와 실제 프로젝트 지연, AI 수요 감소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미국 AI주의 폭락은 펀더멘털 훼손보다 투매 성격이 강하다"며 "반도체 투매에 동참하기보다 미국 하이퍼스케일러의 설비투자 계획과 국내외 반도체 기업의 2028년 이익 전망이 실제로 하향 조정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데이터센터 투자 지연 우려가 비현실적인 것은 아니지만 부정적인 시장 심리 속에서 그 영향이 과장됐다"고 했고,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AI 반도체주의 투매로 국내 시장이 오전에 충격을 받는 것은 예정된 수순이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국내 증시 급락은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을 장악한 뒤 인공지능(AI) 산업 규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한 영향이다. 데이터센터 건설 지연과 AI 기업의 투자 대비 수익성에 대한 의문까지 겹치면서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투매가 벌어졌다.
5일(현지시간)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5.52% 급락한 2만4315.00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36%,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3.44% 떨어졌다. 엔비디아 등 AI·반도체주에 쏟아진 매도세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번졌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