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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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하면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규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한국과 일본 증시를 강타했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나흘 연속 하락하며 5개월 반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한국 증시도 급락하며 코스피와 코스닥 양 시장에서 모두 프로그램 매도호가 효력 일시정지(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미국의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닛케이 나흘째 하락…한일 반도체주 동반 약세

5일 일본 도쿄증시에서 닛케이225평균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79% 하락한 6만1077.90에 거래를 마쳤다. 나흘 연속 하락으로, 종가 기준 지난 5월 20일 이후 약 5개월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지수는 상승 출발했으나 곧 하락세로 돌아섰고, 장중 낙폭이 2.25%까지 확대되기도 했다.

반도체·AI 관련주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반도체 검사장비 업체 어드반테스트가 14.71% 급락했고, 반도체 제조장비 업체 도쿄일렉트론도 9.42% 떨어졌다. AI 관련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온 소프트뱅크그룹 역시 6.77% 하락했다.

국내 증시에도 매도세가 확산했다. 이날 코스피는 미국 중간선거 이후 AI 산업 규제 강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장중 6% 이상 급락하기도 했다. 일본과 한국 증시 모두 반도체·AI 관련주의 약세가 시장 전반에 부담을 준 모습이다.

반도체주가 급락한 일본 증시에서는 자동차 관련주가 반대로 강세를 보였다. 도요타자동차가 16.68% 급등했고 요코하마고무와 브리지스톤도 각각 11.61%, 6.13% 상승했다. 소매 유통주와 항공주에도 매수세가 유입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러한 자금 흐름이 올봄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이 시작됐을 당시와 정반대라고 분석했다.

美 데이터센터 건설 규제 우려…인프라 투자 둔화 가능성

매도세의 배경에는 미국 중간선거 결과에 따른 데이터센터 건설 규제 강화 가능성이 자리 잡고 있다. 민주당이 주요 주지사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 계획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텍사스와 오하이오, 조지아 등 주요 주지사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승리하면서 미국 내 신규 AI 데이터센터 증설 계획의 최대 절반이 규제 강화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을 전한 바 있다.

특히 텍사스가 주요 변수로 꼽힌다. 30여년 만에 민주당 소속 주지사로 당선된 지나 이노호사는 선거 과정에서 데이터센터 신규 개발 승인 전면 중단을 공약했다.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이 전기요금 상승과 수자원 고갈을 초래한다는 이유에서다.

시장조사업체 세미애널리시스에 따르면 2028년 가동 예정인 미국 데이터센터 용량의 약 30%가 텍사스에 집중돼 있다. GLJ리서치는 주지사 교체로 텍사스 내 약 13기가와트(GW) 규모의 데이터센터 개발 계획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전력은 확보했으나 환경 인허가를 받지 못한 사업은 12~18개월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오하이오와 조지아에서도 규제 강화 가능성이 제기된다. 오하이오 주지사에 당선된 에이미 액턴은 일정 요건이 충족될 때까지 데이터센터 건설을 조건부로 중단하겠다고 밝혔고, 조지아의 키샤 랜스 보텀스 당선인도 신규 건설 중단을 공약했다.

다만 데이터센터 개발 사업이 전면 중단될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투자은행 제프리스는 규제 강화가 건설 계획 자체를 제한하기보다는 개발 비용과 사업 요건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핌코 역시 인허가 지연과 개발업체의 비용 부담 증가로 AI 인프라 확충 속도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