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연합뉴스
사진=AFP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미국 빅테크 기업들과 손잡고 아직 공개되지 않은 사이버보안 취약점 정보를 사전에 확보하는 체계를 구축한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사이버 공격이 고도화하는 가운데 방어에도 고성능 AI를 도입해 해킹 피해를 예방하겠다는 구상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사이버보안 긴급 대책 패키지를 6일 발표할 예정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지난달 사이버보안 관계 각료회의에서 긴급 대책 마련을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미국 주요 AI·기술기업들이 확보한 미공개 보안 취약점 정보를 일본 정부와 공유하는 것이다. 해커들이 취약점을 악용하기 전에 정부가 위험을 파악하고 방어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일본 정부와 일부 기업·금융기관은 이미 미국 앤스로픽의 고성능 AI 모델 '클로드 미토스' 등에 접근할 권한을 확보했다. 일본 정부는 최근 AI를 악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이버 공격이 잇따르자 미국 AI 기업들에 관련 모델의 이용 확대를 요청했다. 그동안 일본은 해외 기술기업이 발견한 취약점 정보를 충분히 공유받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 프로그래밍 언어 PHP에서 결함이 발견됐을 당시 다수의 일본 기업이 웹사이트 운영을 중단했지만, 미국에서는 정부와 기술기업의 협력으로 대부분 기업이 서비스를 유지했다. 일본 정부는 해외 고성능 AI 모델을 활용해 전력·통신 등 핵심 인프라와 국가안보 관련 시스템의 취약점을 우선 점검할 계획이다.

사이버 공격 관련 정보 수집과 대응 체계도 개편한다. 국가사이버총괄실(NCO)을 중심으로 피해 기업과 보안업체, 클라우드 기업 등이 확보한 정보를 조기에 집약해 피해 확산을 막는다. 능동적 사이버 방어법에 근거한 민관협력협의회에도 보안업체와 클라우드 기업의 참여를 확대한다. 특정 기업에서 발생한 사이버 공격이 다른 업종이나 지역으로 번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개인정보 보호 대책도 강화한다. 일본 정부는 운전면허증 등 신분증 이미지 보관에 관한 지침을 개정해 내년 1월 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마이넘버카드 전자증명서를 활용한 본인 확인도 확대해 개인정보 유출 위험을 줄일 방침이다. 중소기업에는 사이버 공격 초기 대응부터 데이터 복구와 백업까지 지원하는 서비스를 확대한다. AI 평가기관인 AI 세이프티 인스티튜트(AISI)는 영국 측과 협력해 고성능 AI의 사이버 공격 능력을 평가할 예정이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