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처=폴리스맵 홈페이지
캡처=폴리스맵 홈페이지
음식점이나 배달 서비스처럼 경찰서에도 별점을 매길 수 있는 온라인 사이트가 등장했다. 실제 수사를 경험한 시민들이 경찰관의 조사 태도부터 사건 처리 속도까지 평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개설된 '폴리스맵'은 시민들이 경찰서와 담당 수사관에 대한 평가를 남기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지난달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 이후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일반 시민이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이트에는 경찰청 공개자료를 토대로 전국 경찰서 263곳과 수사부서 2688곳이 등록돼 있다. 이용자는 자신이 수사를 받은 경찰서나 부서를 찾아 별점과 후기를 남길 수 있다.

평가 대상은 고소·고발인과 참고인, 변호사 등 수사 절차를 경험한 이용자들이다. 공정성과 절차 준수, 조사 태도, 소통·응대, 신속성 등 5개 항목을 각각 5점 만점으로 평가하는 방식이다.

담당 수사관의 이름도 기재할 수 있다. 다만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이름 일부를 가려 '김*수'와 같은 형태로 표시한다.

수사 과정에서 겪은 문제를 공개적으로 알릴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사건 공론화' 게시판에 자신의 경험을 올리면 다른 이용자들이 공감을 표시할 수 있다. 현재까지 등록된 평가는 많지 않지만 일부 게시물에는 수사 과정에 대한 불만이 담겼다.

한 이용자는 물품 대금을 받지 못해 사기 혐의로 고소했으나 경찰이 사건을 불송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사 지연과 더불어 사건 처리도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790개의 공감이 달렸다.

또 다른 이용자는 현직 경찰관을 단순폭행 혐의로 고소한 경험을 공유하며 "사건 담당 청문감사관이 조용히 합의할 것을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이 이용자가 해당 경찰서에 부여한 평점은 5점 만점에 1.8점이었다.

다만 이 같은 내용은 이용자들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실제 수사 과정에서 부당한 행위가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사이트 측은 개설 취지에 대해 경찰 수사에 대한 시민들의 평가를 축적해 공권력 행사의 투명성을 높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수사권 조정 이후 대부분의 사건은 경찰 단계에서 시작되고 경찰 단계에서 끝난다"며 "그러나 그 과정을 지켜보고 기록하는 시민의 도구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처벌이 아니라 기록이 시스템을 바꾼다"며 우수한 경찰관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동시에 반복되는 문제를 조기에 파악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사이트에는 국민신문고 민원과 수사관 기피신청, 수사심의,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등 공식적인 구제 절차를 안내하는 기능도 마련됐다.

이용자들의 무분별한 비방이나 개인정보 노출을 막기 위한 장치도 도입했다.

사이트 측은 "공무집행의 투명성 제고라는 공익 목적으로 직무수행 관련 정보만을 다루며, 사생활 정보는 게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서로 다른 회원 5명 이상이 신고한 게시물은 자동으로 비공개 처리된다. 평가 대상인 수사관이 삭제나 정정을 요구하는 경우에도 해당 글을 즉시 임시 비공개하도록 했다.

이용자가 관련 자료를 제출하면 '증빙 확인' 표시가 붙지만, 이는 자료 제출 여부만 확인했다는 의미다. 게시물 내용의 진위까지 보증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이다. 게시물에 대한 법적 책임 역시 작성자에게 있다.

폴리스맵 등장을 두고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경찰에 대한 시민 감시 기능이 강화될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평가의 신뢰성을 둘러싼 우려도 제기된다.

수사 결과에 이해관계가 있는 사건 당사자가 직접 평가를 작성하는 만큼 객관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확인되지 않은 주장이 확산할 경우 경찰관 개인의 명예가 훼손될 가능성도 있다.

한편 5일 기준 폴리스맵에 등록된 평가와 게시물은 10개 미만인 수준으로, 실제 이용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김희선 한경닷컴 기자 gimme_s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