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AMD, '인텔 폭락' 피하려면 '깜짝 전망' 필요


미국 반도체 기업 AMD가 3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실적 발표를 앞두고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인공지능(AI) 투자에 대한 시장의 회의론이 커지는 가운데, AMD가 주가 상승세를 이어가려면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과 강력한 향후 전망을 제시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특히 최근 인텔이 부진한 실적 전망을 발표한 뒤 주가가 폭락하면서 AMD 역시 비슷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AMD는 올해 주가가 약 118% 상승했습니다. 같은 기간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의 상승률 46%를 크게 웃도는 수준입니다. AI 투자 확대로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가 증가하면서 주가가 급등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시장 분위기가 급변하고 있습니다. AI 관련 기업들의 막대한 설비투자가 현금흐름을 압박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실적 발표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인텔입니다. 인텔은 올해 AI 투자 확대에 따른 CPU 수요 증가 기대감으로 실적 발표 전까지 주가가 150% 상승했습니다. 그러나 부진한 실적 전망을 발표한 뒤 지난달 30일 주가가 폭락했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1982년 이후 집계된 자료를 기준으로 인텔 역사상 최악의 하루 주가 하락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인텔의 올해 주가 상승률은 2일 종가 기준 63%까지 축소됐습니다.

AMD도 인텔의 급락 여파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지난달 30일 주가가 10% 하락하면서 10월 한 달 동안 17% 넘게 떨어졌습니다.

올스프링글로벌인베스트먼트의 네빌 자베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AMD의 상승세가 이어지려면 단순히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상당한 수준의 어닝 서프라이즈와 매우 강력한 실적 전망이 함께 나와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월가는 AMD의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2%, 매출은 41%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2027년에도 매출과 이익이 추가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향후 수년 동안 반도체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AI 에이전트의 확산이 AMD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AI 에이전트는 사용자의 지시를 받아 복잡한 작업을 수행하는 소프트웨어로, GPU뿐 아니라 CPU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AI 모델의 추론과 작업 실행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CPU 수요가 증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CPU는 지난해 AMD 전체 매출의 약 4분의 1을 차지했습니다.

최근 메타의 AI 서비스 '뮤즈(Muse)'가 인기를 끌면서 AMD의 CPU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습니다. 메타는 AMD의 두 번째로 큰 고객으로, AMD 전체 매출의 약 5.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로젠블랫증권의 케빈 캐시디 애널리스트는 AMD를 실적 발표를 앞둔 최선호 매수 아이디어로 선정했습니다.

AI 에이전트 확산에 대한 기대감은 중장기 실적 전망에도 반영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동안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AMD 2027년 순이익 전망치는 23%, 매출 전망치는 14% 상향 조정됐습니다.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목표주가를 기준으로 하면 향후 12개월 동안 AMD 주가가 약 40% 상승할 여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높은 밸류에이션은 부담입니다. AMD의 향후 12개월 예상 순이익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32배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구성 종목 가운데 네 번째로 높습니다.

지난 6월 말 기록했던 56배보다는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입니다. 다만 2017년 이후 평균 예상 PER인 34배보다는 소폭 낮습니다.

웰스컨설팅그룹의 짐 워든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불확실한 시장 환경과 높은 밸류에이션을 이유로 AMD 보유 지분을 모두 매도했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엔비디아와 브로드컴,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들의 주식은 계속 보유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번 실적 발표의 핵심은 AMD가 AI 투자 확대의 수혜를 얼마나 빠르게 실제 매출과 이익 증가로 연결하고 있는지를 입증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는 평가입니다.

2. 미국 중간선거, 오라클·서던·셈프라 등 AI 기업 영향권


3일 실시되는 미국 중간선거에서 AI 데이터센터 건설 규제가 주요 쟁점 중 하나로 떠올랐습니다. 데이터센터 확대로 전기요금이 상승하고 환경이 훼손될 수 있다는 주민들의 우려가 커지면서 선거 결과가 AI 인프라 기업들의 투자와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미국 선거정보 사이트 밸럿피디아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는 10개 주의 41개 주민투표 안건에 데이터센터 관련 문제가 포함됐습니다. 특히 텍사스와 조지아, 애리조나의 선거 결과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텍사스에서는 데이터센터 건설 규제가 주지사 선거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했습니다.

공화당 소속 그레그 애벗 현 주지사와 민주당 지나 이노호사 후보가 맞붙고 있습니다. 이노호사 후보는 데이터센터 건설에 따른 주민들의 비용 부담을 줄이겠다는 공약을 내세웠습니다.

애벗 주지사는 지난 8월 데이터센터 운영업체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며 신규 건설을 일시 중단하는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이노호사 후보는 일시적인 중단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데이터센터에 대한 주정부 세제 혜택 폐지 등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텍사스에서 규제가 강화되면 AI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기업들이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셈프라는 텍사스 서부에서 데이터센터 등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인프라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센터포인트에너지와 아메리칸일렉트릭파워(AEP) 역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의 수혜 기업으로 꼽힙니다.

대규모 데이터센터 단지를 건설하는 페르미도 규제 강화에 따른 불확실성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텍사스와 애리조나의 데이터센터 전력을 활용할 예정인 오라클 역시 선거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주가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조지아와 애리조나에서는 공공서비스위원회 선거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공공서비스위원회는 소비자 전기요금을 결정하고 전력회사가 설비투자 비용을 요금에 반영할 수 있는지를 심사하는 기관입니다. 데이터센터 건설로 전력 수요가 증가하더라도 규제당국이 투자비용 회수를 제한하면 전력회사들의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습니다.

조지아주 공공서비스위원회는 총 5명으로 구성되며 위원들의 임기는 6년입니다. 지난해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 2명이 당선된 가운데 이번 선거를 통해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입니다.

조지아의 주요 전력회사인 서던컴퍼니는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 주민들은 데이터센터 확대로 전기요금이 상승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서던컴퍼니는 대형 기술기업들이 막대한 전기요금을 부담하기 때문에 오히려 일반 소비자의 전기요금이 낮아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2028년까지 일반 소비자 전기요금을 동결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선거 결과에 따라 2028년 이후 서던컴퍼니의 이익 증가가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모닝스타는 지난주 보고서에서 서던컴퍼니의 이익과 계획된 투자 가운데 약 3분의 2가 집중된 조지아에서 규제 반발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애리조나에서도 공공서비스위원회 선거 결과에 따라 전력회사 피너클웨스트의 성장 전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주민들의 반발은 지역 주민투표에서도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데이터센터 관련 주민투표는 전국적으로 41건 실시되며, 오하이오주가 21건으로 가장 많습니다.

이미 올해 뉴햄프셔와 위스콘신, 캘리포니아, 미시간에서 실시된 데이터센터 관련 주민투표 6건은 모두 신규 개발 제한에 찬성하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주민들이 데이터센터 건설에 반대하는 주요 이유는 전기요금 상승과 환경 문제입니다.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는 데이터센터가 일반 가정의 에너지 비용까지 높일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다만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정책 방향은 다를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AI 산업 육성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지만, 주정부와 지방정부는 주민들의 전기요금 부담과 환경 문제를 고려해 데이터센터 개발에 제동을 걸 수 있습니다.

미국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이번 중간선거에서 데이터센터 관련 규제 강화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기업으로 오라클, 서던컴퍼니, 피너클웨스트, 셈프라, 센터포인트에너지, 아메리칸일렉트릭파워, 페르미 등 7곳을 거론했습니다.

AI 투자 확대가 이제는 기술적 경쟁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의 동의와 정치적 규제라는 새로운 변수에도 직면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3. 월가 거물들 AI 거품론 놓고 충돌


월가의 최고경영자(CEO)들과 세계적인 자산운용사들이 AI 투자 열풍을 둘러싸고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핌코와 베인캐피털 등 대형 자산운용사들은 AI 투자 거품이 언젠가 붕괴할 것이라고 경고하는 반면,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등 투자은행들은 AI가 인터넷 등장 이후 최대의 경제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낙관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AI 투자 확대에 따른 막대한 자금 조달과 부채 증가, 실제 투자 수익률에 대한 의문이 커지면서 월가 내부에서도 위험을 바라보는 시각이 뚜렷하게 갈리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 중 하나인 핌코의 에마뉘엘 로만 CEO는 3일 홍콩에서 열린 글로벌 금융리더 투자 서밋에서 AI 투자 열풍에 대한 경고를 내놨습니다.

로만 CEO는 언젠가 시장이 하락하는 시기가 찾아올 것이며 그 과정에서 일부 문제가 터져 나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금리 상승이나 중동 전쟁, 유로존 위기 등 다양한 요인이 시장 하락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베인캐피털의 존 코너턴 회장도 일부 AI 투자 거품이 분명히 붕괴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현재 AI 기업들의 기업가치가 매우 높은 수준이라며 핵심은 이러한 기업가치를 정당화할 만큼 실제 투자 수익을 거둘 수 있느냐에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오크트리캐피털의 하워드 막스 공동 회장 역시 AI가 투자자들이 지나치게 몰려 있는 거래가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캐피털그룹의 조디 존슨은 AI 기업들이 예상하는 성장 속도와 실제 기술 도입 속도 사이에 괴리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들은 AI 기술 자체의 성장 가능성을 부정하기보다 막대한 자금이 단기간에 집중되면서 투자 수익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위험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반면 월가 대형 투자은행 CEO들은 AI 투자 확대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했습니다.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는 AI가 장기간 지속되는 기술 슈퍼사이클을 형성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투자 과정에서 일시적인 충격과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지만 AI와 컴퓨팅 수요는 여전히 강하며 자본시장도 관련 기업들의 자금 조달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테드 픽 모건스탠리 CEO는 AI 관련 자본지출이 장기적으로 10조~15조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AI가 인터넷 등장 이후 가장 중요한 경제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평가입니다.

다만 픽 CEO는 AI 투자에 자금이 집중되면서 우량 기업들의 비AI 사업에 필요한 투자가 밀려나는 구축효과가 발생할 가능성도 언급했습니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앤트로픽의 기업공개(IPO)에서도 핵심 주관사 역할을 맡았습니다. 두 회사는 지난 6월 862억달러 규모로 상장한 스페이스X IPO에서도 주요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이번 논쟁에서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AI 투자 확대로 빅테크 기업들의 사업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제니 존슨 프랭클린템플턴 CEO는 AI 투자 사이클이 지나치게 확대됐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존슨 CEO는 대형 클라우드 기업들이 과거에는 적은 자본투자로 막대한 현금을 창출하는 기업이었지만 이제는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한 자본집약적 기업으로 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 오라클 등은 AI 데이터센터와 컴퓨팅 인프라 구축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과거 소프트웨어 중심 사업은 제품을 개발한 이후 추가 고객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었습니다. 반면 AI 사업은 수요가 증가할수록 반도체와 서버, 데이터센터에 대한 추가 투자가 필요합니다.

이는 매출과 회계상 이익이 증가하더라도 설비투자 부담으로 잉여현금흐름(FCF)이 악화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AI 투자에 대한 우려는 이미 채권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핌코는 지난해 AI 관련 기업들에 수십억달러를 대출하며 AI 부채시장 확대에 참여했지만 이후 관련 투자 비중을 줄였습니다.

핌코는 적절한 시점의 채권 매도와 금리 위험 헤지, 일부 후속 AI 회사채 발행에 참여하지 않는 전략을 통해 손실을 피하고 수익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I 거품 우려가 확산하면서 기술주도 조정을 받고 있습니다. 나스닥100지수는 고점 대비 10% 하락해 기술적 조정 국면에 진입했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자산운용사가 비관적인 것은 아닙니다.

존 그레이 블랙스톤 사장은 현재 나타나는 AI 투자에 대한 회의론이 건전한 현상일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AI가 가져올 생산성 향상과 기업 및 소비자 행동의 변화를 과소평가하는 것은 실수라고 강조했습니다.

빌 윈터스 스탠다드차타드 CEO도 역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가 진행되고 있지만 이러한 투자가 장기적으로 상당한 성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브루스 플랫 브룩필드 CEO는 AI 투자에서 올바른 기업과 분야를 선택한다면 평생 한 번 찾아올 만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결국 월가 거물들의 논쟁은 AI 기술의 미래보다는 현재의 막대한 투자 규모와 기업가치가 정당화될 수 있는지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4. 애플, AI·메모리 비용에 수익성 비상


애플이 시장 예상을 웃도는 분기 실적과 긍정적인 연말 매출 전망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한때 5.1% 급락했습니다.

AI 투자 확대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상승하고 시리(Siri) AI 서비스 도입 비용까지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입니다.

애플의 2026회계연도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1145억달러로, 월가 예상치인 1135억달러를 웃돌았습니다. 주당순이익(EPS)도 2.10달러로 예상치인 2달러를 상회했습니다.

다만 매출 증가율은 직전 분기 16%에서 12%로 둔화했습니다.

애플은 연말 쇼핑 시즌이 포함된 12월 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1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월가 예상치인 6.1%보다 높은 수준입니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관심은 매출보다 수익성에 집중됐습니다.

애플의 이번 분기 매출총이익률은 47.9%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다음 분기에는 45~46%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해 시장 예상치인 47%를 밑돌았습니다. 지난 6월 분기의 50% 이상에서 크게 낮아지는 수준입니다.

매출총이익률은 매출에서 제품 생산과 서비스 제공에 직접 들어가는 비용을 제외한 뒤 남는 비율입니다. 이 비율이 낮아진다는 것은 매출이 늘어나더라도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애플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과 새로운 시리 AI 서비스 도입 비용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글로벌 메모리 공급 부족이 애플의 제품 원가까지 끌어올리고 있는 것입니다. 부품 공급 제약으로 신제품 수요를 충분히 충족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습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아누라그 라나와 조시 크리스텐슨 애널리스트는 제품 매출총이익률 악화가 단기적으로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사업별 실적도 엇갈렸습니다.

아이폰 매출은 17% 증가한 576억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565억달러를 웃돌았습니다. 맥 매출도 24% 증가한 108억달러로 예상치인 97억달러를 크게 상회했습니다.

서비스 매출은 9.8% 증가한 316억달러로 시장 예상에 부합했습니다.

반면 중국 매출은 21% 증가한 175억달러를 기록했지만 시장 예상보다 10억달러 이상 적었습니다.

아이패드 매출은 62억3000만달러로 예상치인 69억달러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웨어러블·홈·액세서리 매출도 7.9% 감소한 83억달러에 그쳤습니다.

이번 실적은 지난 9월 1일 팀 쿡의 뒤를 이어 취임한 존 터너스 CEO가 처음 발표한 분기 실적입니다.

애플은 폴더블 아이폰 듀오와 터치스크린 맥북 프로 등 신제품을 공개했지만 이들 제품의 판매는 이번 실적 발표 대상 기간 이후에 시작됐습니다.

애플 주가는 최근 수개월 동안 상승하면서 시가총액이 약 1조달러 증가했습니다. AI 투자 부담이 큰 다른 기술기업들과 달리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처로 평가받은 영향입니다.

그러나 높은 주가 수준만큼 투자자들의 기대도 커졌습니다.

이번 실적은 AI 투자 확대가 애플에도 비용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앞으로 메모리 가격 상승과 AI 개발 비용 속에서 수익성을 얼마나 방어할 수 있을지가 주가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5. 팔란티어, AI 성장 둔화 우려


팔란티어가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도는 실적과 연간 매출 전망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하락했습니다.

AI 수요 확대에 힘입어 매출이 급증하고 있지만 성장 속도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부각됐기 때문입니다. 특히 AI 기업 간 경쟁 심화와 컴퓨팅 비용 증가에 따른 수익성 악화 가능성도 투자심리를 압박했습니다.

팔란티어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6% 증가한 23억1000만달러로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습니다. 일회성 항목 등을 제외한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44센트로 예상치인 41센트를 상회했습니다.

미국 민간기업 대상 매출은 9억8400만달러를 기록하며 회사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 정부 대상 매출을 넘어섰습니다.

팔란티어는 이번 분기에 1000만달러 이상 규모의 계약을 64건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연간 실적 전망도 상향 조정했습니다.

팔란티어는 올해 매출 전망치를 85억3000만달러로 높였습니다. 월가 예상치인 82억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입니다.

미국 민간기업 대상 연간 매출 전망도 35억6000만달러 이상으로 상향했습니다. 이는 전년 대비 최소 143% 증가한 규모입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향후 성장 속도에 주목했습니다.

팔란티어가 제시한 4분기 매출 전망치는 약 26억5000만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24억6000만달러를 웃돌았습니다.

다만 전 분기 대비 매출 증가율은 3분기 20%에서 4분기 약 15%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망대로라면 2025년 2분기 이후 가장 낮은 전 분기 대비 성장률을 기록하게 됩니다.

미국 민간기업 대상 매출 증가율도 직전 분기보다 낮아졌습니다. 신규 민간 고객 증가 속도 역시 둔화하면서 AI 소프트웨어 시장의 경쟁 심화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만디프 싱 애널리스트는 민간 고객 증가세 둔화가 앤트로픽과 같은 최첨단 AI 모델 개발업체와의 경쟁 심화를 시사한다고 분석했습니다.

팔란티어의 매출총이익률이 지난 분기 하락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특히 고객들이 팔란티어의 AI 시스템을 활용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컴퓨팅 자원이 필요해지면서 관련 비용이 단기적으로 수익성을 압박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팔란티어 주가는 지난 3년 동안 약 900% 상승했고 시가총액은 약 3900억달러 증가했습니다.

생성형 AI 확산의 최대 수혜 기업 중 하나로 평가받으면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지만 그만큼 성장 둔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민감도도 높아진 상황입니다.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CEO는 주주 서한에서 이번 분기 실적이 이례적으로 뛰어났다고 평가하며 미국 내 AI 솔루션 수요가 여전히 매우 강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월가에서는 팔란티어의 높은 성장률이 앞으로도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AI 인프라 투자 부담과 거품 우려로 기술주 전반이 압박받는 상황에서 팔란티어 역시 단순한 매출 급증을 넘어 성장 지속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입증해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입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