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청년이 남긴 방명록. /사진=연합뉴스
한 청년이 남긴 방명록. /사진=연합뉴스
45년간 취약계층 어린이 지원과 나눔 활동에 앞장서 온 배우 고(故) 최불암(본명 최영한) 초록우산 전국후원회장의 장례가 재단장으로 엄수됐다.

3일 아동복지전문기관 초록우산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후 10시 30분 향년 86세로 별세한 최 후원회장의 장례는 유가족과의 협의를 거쳐 5일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장'으로 치러졌다. 초록우산이 주관하는 재단장은 2010년 고 김석산 어린이재단 회장과 2011년 고 김우수 후원자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장례위원장은 황영기 초록우산 회장이 맡았다.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는 문화·정관계 인사뿐 아니라 고인의 도움을 받았던 시민들의 조문이 잇따랐다. 아동양육시설 출신이라고 밝힌 한 청년은 빈소 방명록에 "초록우산의 도움과 선생님의 격려가 없었다면 세상에 없었을지도 모른다"는 추모 글을 남기기도 했다.

장례 일정은 지난 2일 오전 7시 40분 발인에 이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성당에서 염수정 추기경의 집전으로 열린 장례미사로 진행됐다. 이후 운구 행렬은 고인이 생전 오랜 기간 활동했던 서울 중구 무교동 초록우산 본부를 들렀으며, 송일국 홍보대사가 영정을 모신 가운데 재단 임직원 300여 명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고인은 1981년 MBC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극 중 소년 금동이를 양자로 입양하는 역할을 맡은 것을 계기로 시청자들의 성원에 보답하고자 초록우산과 첫 인연을 맺었다. 이어 1985년부터 전국후원회장을 맡아 40년 넘게 국내외 소외 아동 결연 및 후원금 유치에 헌신했다.

초록우산은 장례 기간 무교동 본부 1층과 공식 홈페이지에 별도의 온·오프라인 추모 공간을 운영했다.

영결식 추도사에서 직원 대표는 "어른은 어린 나무를 버텨주는 큰 나무가 돼야 한다고 강조하셨던 후원회장님의 뜻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황영기 회장은 "고인은 작품 속에서 보여준 어른의 책임을 일상에서도 묵묵히 실천한 분"이라며 "평생을 바쳐 남긴 나눔과 헌신의 가치를 지속해서 계승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