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M.AX 얼라이언스 AI 팩토리 전략회의'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M.AX 얼라이언스 AI 팩토리 전략회의'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정부가 개별 공정 단위에 머물러온 제조 인공지능(AI) 혁신 성과를 국가 산업 전반으로 확대하는 작업에 나선다. 대기업 주도로 협력사와 손잡고 AI 모델을 개발해 공급망 전체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지역 산단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기로 했다. 지금까지의 AI 팩토리가 '점' 단계에 머물렀다면 '선'과 '면'을 넘어 '입체'로 확장하는 성과를 거두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산업통상부는 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AI 팩토리 전략회의'를 열고, 'AI 팩토리 확산전략'을 발표했다. 이날 회의엔 김정관 산업부 장관을 비롯해 이규석 현대모비스 대표, 김형관 HD한국조선해양 사장, 신재호 LS엠트론 대표, 김영오 서울대 공대학장 등 기업인과 전문가 200여 명이 참여했다. 제조 AI 혁신을 이끄는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과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도 함께했다.

산업부는 그간 전국 245개 기업이 운영하는 제조 현장의 AI 팩토리 전환을 지원해왔다. 이중 38개 우수 사례의 경우 AI 팩토리 도입 이후 생산성이 30.1% 향상되고, 불량률은 15.5% 감소하는 등 실질적인 성과가 나타났다. 하지만 한 공장에서 성공한 기술을 다른 공장에서 처음부터 다시 개발해 적용하는 등 중복 투자가 발생해 혁신이 개별 공장에 파편화한 '점(點)' 형태에 머물러 있다는 게 한계로 꼽혔다.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M.AX 얼라이언스 AI 팩토리 전략회의'에 참석한 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M.AX 얼라이언스 AI 팩토리 전략회의'에 참석한 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산업부는 점 단위 성과를 '선(線)'과 '면(面)', 나아가 '입체(立體)'로 확장하는 4단계 확산 체계를 본격 가동하겠다는 계획을 이날 공개했다. 먼저 우수 모델을 골라내는 정밀 진단에 착수하기로 했다. 기존에 개발한 541개 AI 모델을 분석해 확산 가능성이 높은 과업을 시각화한 'M.AX 핵심과업 히트맵'을 마련한다. 또 제조기업의 AI전환(AX) 수준에 대한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맞춤형 'M.AX 처방전'을 발급하고, 투자 대비 성과(ROI) 평가 체계를 신설해 실질적으로 돈이 되는 현장 투자를 이끌어낸다.

검증된 AI 모델은 유사 공정으로 이어지는 '선'의 확산으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예를 들어 철강 가열로의 온도 예측 AI 모델을 타 기업의 유사 열처리 공정에 적용하는 방식이다. 우수 모델을 현장 특성에 맞게 추가 학습해 재사용함으로써 확산 속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고, 특정 업종에 특화된 제조AI 전문기업도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

나아가 이 선들을 묶어내는 ‘면’의 연대도 추진한다. 대기업(앵커기업) 주도로 협력사와 함께 공통의 제조 난제를 발굴하고, 이를 해결하는 AI 모델을 개발·실증해 공급망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식이다. 자동차·기계(광주·창원), 반도체·디스플레이(천안·청주·구미), 석유화학·철강(울산·여수), 조선(대불·군산) 등 지역 특화 산단별로 공통 AX 수요를 발굴해 지역 주력산업이 함께 도약하는 기틀을 마련하기로 했다.

정부의 최종 지향점은 생산계획부터 제조·검사·물류까지 공장 전체를 AI가 통합 제어하는 풀스택 AI 팩토리로의 입체적 혁신이다. 기술개발 초기부터 실제 제조현장에서의 실증을 병행해 기술을 빠르게 고도화하고, 공장 단위 통합 실증을 통해 완전자율운영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검증된 기술은 모듈화·표준화해 다른 제조현장에 확산하고, 민간의 후속 사업화로도 연계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주요 제조 AX 프로젝트 분석 결과와 M.AX 핵심과업 히트맵을 발표했다. 윤병동 M.AX 얼라이언스 AI 팩토리 분과위원장은 자동차와 반도체, 석유화학 등 3대 업종의 제조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토타입 개발 성과를 공유했다. KEIT와 KIAT는 제조 암묵지 AI 솔루션 등 내년 주요 사업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김 장관은 "다른 공장에서 이미 성공한 기술을 처음부터 다시 개발하며 시행착오를 겪을 여유가 우리에겐 없다"며 "이제는 AI를 얼마나 많이 도입했느냐를 넘어, 검증된 기술을 얼마나 빠르게 폭넓게 확산해 기업의 실질적인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하느냐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진단했다. 이어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고 확산하는 과정의 초기 리스크를 결코 기업과 현장에만 떠넘기지 않겠다"며 "부가 마중물을 붓고 시행착오의 두려움을 덜어주는 든든한 방파제가 될 테니, 현장의 치열한 혁신이 대한민국 제조업 전체의 거대한 도약으로 이어지도록 뜻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