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농산물 가격 하락에도 석유류와 가공식품·외식 가격이 오르면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 후반을 기록했다.

국가데이터처가 3일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20.73(2020년=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2.8% 상승했다. 9월 2.9%보다 0.1%포인트 낮아졌지만,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 상승 폭은 확대됐다. 정부는 김장철 먹거리 부담을 줄이기 위해 약 640억원 규모 할인 지원에 나선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중동전쟁에 따른 석유류 가격 급등으로 지난 5~6월 3%대를 기록했다. 7월 2.8%로 낮아졌다가 8월 3.1%로 반등했고, 9월과 10월에는 각각 2.9%, 2.8%를 나타냈다.

지난달 물가 상승 폭을 낮춘 것은 농산물이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7% 하락하며 석 달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전체 물가 상승률을 0.14%포인트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농산물 가격이 7.5% 내린 가운데 채소류는 11.2% 하락했다. 반면 축산물과 수산물은 각각 4.8%, 5.4% 올랐다. 수산물 상승률은 올해 1월 5.9% 이후 가장 높았다.

가공식품 가격은 2.9% 상승해 전월 2.1%보다 상승 폭이 0.8%포인트 커졌다. 지난해 11월 3.3%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외식 물가도 올해 2월 이후 가장 높은 2.9% 상승률을 기록하며 전체 물가를 0.42%포인트 끌어올렸다.

석유류는 14.9% 올라 전체 물가 상승률에 0.56%포인트 기여했다. 지난 7월 15.5%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으로 구성한 생활물가지수는 2.6% 상승했다. 신선식품지수는 6.2% 하락했고,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2.8% 올랐다. 신선식품 가격은 내려갔지만 가공식품과 외식 등 일상적인 먹거리 지출 부담은 이어진 셈이다.

정부는 김장철을 앞두고 약 640억원 규모의 대책을 마련했다.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에 440억원을 투입해 주요 김장 재료를 최대 40% 할인한다. 비축·계약재배 물량도 시장 상황에 맞춰 공급할 계획이다.

가격이 오른 새우젓 등 김장 양념과 주요 수산물에는 별도로 200억원을 투입한다. '대한민국 수산대전 김장철 특별전'을 통해 최대 50% 할인한다.

겨울철 공급 불안에도 대비한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등 가축 전염병 방역을 강화하고, 엘니뇨와 한파에 대비해 비축 물량 확보와 조기 출하를 추진한다.

권대영 재정경제부 제1차관은 이날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누적된 물가 상승 여파로 체감 물가가 여전히 높다"며 "물가 상방 압력과 리스크도 남아 있는 만큼 긴장을 늦추지 않고 물가 관리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등 생활 밀접 품목의 가격을 상시 점검하고 이상징후에 대응할 방침이다. 유통 구조 효율화와 담합 등 불공정 행위 대응도 병행한다.

할당관세와 할인 지원 등 세제·재정 지원이 실제 소비자가격에 반영되는지도 점검한다. 지원 규모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유통 현장의 판매가격 인하로 이어지는지 확인하겠다는 취지다.

권 차관은 "물가는 통계가 아니라 장바구니로 평가받는다"며 "정부 지원이 국민의 일상에서 실제 가격 안정으로 확인될 때까지 끝까지 챙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