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추천 뉴스
국민성장펀드 규모 200조로 늘려놓고…투자계획은 '재탕'
금융위·산은, 예산안 처리 시한 넘긴 12월 중순 운용계획 확정
국회예정처 "국회 예산심사 차질 빚을 것…조속히 제출해야"
국회예정처 "국회 예산심사 차질 빚을 것…조속히 제출해야"
국회예산정책처가 지난달 30일 공개한 '2027년도 예산안 정무위원회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국민성장펀드 투자계획은 올해와 같은 30조원이다. 직접투자 3조원, 간접투자 7조원, 인프라 투융자 10조원, 저리대출 10조원으로 투자 방식별 배분까지 똑같다.
국민성장펀드는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에 정책금융과 민간자금을 공급하는 정부의 대표 성장 정책이다. 정부는 지난 7월 5년간 투자 규모를 50조원 늘리면서 연간 투자액도 30조원에서 40조원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내년도 첨단전략산업기금채권의 국가보증 발행 한도 역시 15조원에서 18조원으로 늘렸지만 확대된 규모에 맞춰 투자계획은 수정하지 않았다.
금융위원회와 산업은행은 확대된 규모에 맞춘 세부 운용계획을 다음달 중순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국회의 법정 예산안 처리 시한인 다음달 2일보다 늦다. 예산정책처는 "2027년 국민성장펀드 운용의 기초적인 계획이 국회 예산안 심사를 거치지 못하게 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가 정부 출자금 1조원의 적정성을 따져볼 수 있도록 수정된 투자계획을 정부가 조속히 제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산정책처는 국민성장펀드의 성과 평가 기준도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기업에 직접 투자하거나 대출을 내주는 등 지원 방식이 다른 사업들을 모두 '투자 승인액' 하나로 평가하고 있다. 투자하기로 결정만 하면 실적으로 잡히지만 실제 돈이 집행됐는지, 첨단산업 육성에 도움이 됐는지는 평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부가 펀드 규모를 200조원으로 확대하면서도 내년도 투자 승인 목표는 종전과 같은 30조원으로 유지한 점도 문제 삼았다. 예산정책처는 "국민성장펀드 운용에 대한 성과관리 자체가 형식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자금 배분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지난 9월 말 기준 저리대출 승인액 6조8605억원 중 대기업이 85.9%를 차지한 반면 중소기업은 2.3%에 그쳤다. 지역별 투자 승인액의 수도권이 55.3%를 차지했다. 예산정책처는 자금 조달이 어려원 중소기업에 저리대출을 확대하고 지역별 투자 불균형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내년 신설되는 한국판 전략형 국부펀드와 투자 분야가 겹치는 만큼 두 펀드의 역할과 투자 책임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