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못 채워" "막 가자는 것"…與 '심리적 분당'
범여권 권력 지형을 둘러싼 노선 갈등이 29일 재점화했다. 유시민 작가가 “임기를 채우지 못할 수도 있다”며 이재명 대통령을 직격하자 친명(친이재명)계가 일제히 반발했다.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 추진을 둘러싸고는 당 중진 박지원 의원(사진 오른쪽)과 방송인 김어준 씨가 방송에서 설전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주류와 ‘조추털래유(조국·추미애·김어준·정청래·유시민)’로 대변되는 범여권 강경파 간 균열이 커지고 있다.

친명계 핵심 인사들은 이날 유 작가의 발언에 강한 유감을 나타내며 전면 반박에 나섰다. 원조 친명으로 꼽히는 김영진 민주당 의원(왼쪽)은 라디오 방송에서 유 작가를 향해 “이 정도 하면 막 가자는 것”이라며 “계속 같은 진영 내무반에 수류탄을 던져 내전을 벌이는 시기는 지났다”고 비판했다. 이건태 의원도 “비상계엄을 획책한 윤석열 전 대통령과 이 대통령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독단의 도그마에 갇힌 시각”이라고 지적했다.

유 작가는 전날 밤 친청계(친정청래계)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윤 전 대통령이 자기 집을 스스로 해체했듯 이 대통령도 똑같이 하고 있다. 그 결과가 진영의 해체”라고 주장했다. 30%대에 머문 대통령 지지율을 두고 “극단적인 경우에는 박근혜나 윤석열처럼 임기를 채우지 못하기도 한다”며 탄핵 가능성을 거론했다. 그는 조국혁신당을 “민주진보 진영의 구명정이자 노아의 방주”라고 평가했다. 청와대가 유 작가의 이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에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힌 직후 다시 공세를 펴기 시작했다.

이날 사법개혁의 추진 속도를 둘러싸고 박 의원과 김씨가 충돌했다. 김씨가 민주당 지도부의 ‘조희대 국정조사 선(先)추진’ 방침을 겨냥해 “당이 결정장애 상태”라고 비판하자 박 의원은 “원하는 세상이 뭐냐. 내란 세력이 집권하는 것이냐”며 맞받았다. 박 의원은 “개인적으로 탄핵에 찬성하지만 집권 여당으로서 중도층 여론과 역풍을 감안해 신중히 가야 한다”며 지도부를 방어했다.

당내에서는 이 같은 갈등이 최근 당청 지지율 하락과 맞물린 권력 다툼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도 확장과 역풍 방지를 위해 속도 조절을 시도하는 친명 지도부와 선명성을 앞세워 조 대법원장 즉각 탄핵을 요구하는 범여권 강경파 간 노선 차이가 한계에 다다랐다는 평가다. 여권 관계자는 “진영 내부 갈등이 국정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