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추천 뉴스
150일 걸리던 부실 은행 정리…3일 만에 끝낸다
금융위, '한국판 신속정리제도' 도입
한국도 이처럼 금융회사의 부실이 금융시장 전체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신속정리제도를 도입한다. 현재 통상 150일가량 걸리는 부실 금융회사 정리 절차를 3~4일로 단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금융위원회는 29일 이 같은 내용의 '금융회사 신속정리제도 도입 방안'을 담은 금융산업구조개선법과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을 내달 2일부터 12월 14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발표했다. 금융감독원, 예금보험공사 등 관계기관과 전문가들이 논의를 시작한 지 3년 만이다.
현재는 금융회사의 경영상태가 악화되면 경영개선권고·요구·명령 등 적기시정조치를 거쳐야 한다. 이후 정상화가 어려우면 부실 금융회사로 지정하고 정리 절차에 들어간다. 재산 실사와 경쟁입찰, 이해관계자 보호 절차 등까지 거치면 부실 징후를 포착한 시점부터 계약이전까지 통상 150일이 걸린다.
문제는 그사이 부실 규모가 커지고 금융시장 불안이 확산할 수 있는 점이다. 실제 2011~2013년 저축은행 사태 당시 30개 저축은행의 부실 규모는 부실 금융기관 지정 이후에도 약 20% 증가했다. 당시 투입된 예금보험기금 등을 고려하면 부실 확대로 인한 추가 부담이 약 3조9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산된다.
앞으로는 금융회사의 부실이 확정되기 전이라도 금융시장 전체로 위기가 확산될 우려가 있으면 금융당국이 신속하게 개입할 수 있다. 금융위는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신속정리 대상을 지정한다. 예보가 자산과 부채를 1~2일 안에 잠정 평가한 뒤 계약이전이나 제3자 인수 등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대상은 은행과 보험사, 증권사, 저축은행, 금융지주회사 등이다. 농·수협은행과 상호금융 등은 제외됐다. 금융당국은 신속정리 과정에서 주주와 채권자가 통상적인 파산 절차보다 더 큰 손실을 입은 경우 예금보험기금으로 차액을 보전하도록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회사의 급격한 부실이 시스템리스크로 전이되는 것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고, 위기 시 신속한 정리를 통해 금융시장 안정과 금융소비자 보호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