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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조 보따리' 푼다는데…삼전닉스 개미들 속 타는 이유 [분석+]
삼성전자·SK하이닉스 올해 주주환원 합산 200조 육박
"美 빅테크처럼 꾸준히 주주환원해야"
"美 빅테크처럼 꾸준히 주주환원해야"
삼성전자, 30조 배당금 푼다
삼성전자는 29일 3분기 글로벌 빅테크 최초의 분기 100조원대 이익 달성과 함께 30조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결정한다고 발표했다.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분기 배당으로 보통주와 우선주에 대해 주당 4601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배당금 총액은 약 30조원으로, 이 가운데 우선주 배당금은 약 3조6917억원이다. 시가배당률은 보통주 1.7%, 우선주 2.2%다. 배당 기준일은 지난 9월30일이며, 배당금 지급 예정일은 다음달 27일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3분기 확정 실적 발표에 맞춰 3분기 정규 분기배당을 포함해 30조원(1주당 4601원) 규모의 현금배당안을 이사회에서 의결했다. 올해 총 주주환원 예상 규모에서 상반기 정규 분기배당(약 4조9000억원) 등 이미 집행·확정된 35조원을 제외하면 남은 주주환원 규모는 55조∼75조원이다.
이에 대해서는 올해 경영실적이 확정되는 내년 1월 구체적 방식과 규모를 이사회에서 결정한 뒤, 차기 주주환원 정책과 함께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잔여재원 환원은 현금배당과 함께 상당 규모의 자기주식 매입·소각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도 배당 30조·자사주 30조 추가 주주환원책
SK하이닉스도 전날 3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올해 주주환원 예상 규모를 약 100조원으로 밝혔다. 앞서 지난 8월 발표한 40조원의 자사주 매입을 최근 마무리한 데 이어 60조원의 추가 주주환원책을 내놓은 것이다.100조원 중에서는 현금배당이 30조원 이상이고, 자사주 취득 및 소각 규모는 60조원 이상이다. 3분기에는 주당 2만원(총 14조원)의 현금배당을 지급하기로 했다. 실적을 반영한 배당 1만원과 일본 반도체 업체 키옥시아 지분 매각 차익을 재원으로 하는 특별배당 1만원으로 구성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막대한 주주환원 규모는 다른 국내 기업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높은 것은 물론 두 회사의 과거 주주환원과 견줘도 매우 큰 폭으로 급증한 것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상장사의 현금배당 규모는 50조9000억원, 소각한 자사주 규모는 21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두 금액을 합한 전체 상장사의 주주환원 총액(72조3000억원)이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합산 주주환원 규모의 3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올해 주주환원 규모는 기존 최대였던 2020년(20조3000억원)의 5배가 넘는다. 또 2016∼2025년 10년간 연평균 주주환원 규모인 13조8000억원의 약 8배에 달한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역대 최대 규모였던 지난해(14조3000억원)보다 7배 가까이 늘었다.
양사가 내놓은 주주환원책의 토대는 글로벌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수요 폭증이 가져다준 막대한 잉여현금흐름(FCF)이다.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돈에서 자산 유지·확대에 쓴 돈을 제외하고 남은 돈만 수백조원에 달하는 상황이다.
역대급 실적·주주환원에도 AI 거품론 등에 주가 하락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쌓인 현금을 대규모 주주환원에 쓰기로 한 데는 역대급 실적에도 주가가 기업가치를 반영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판단도 자리 잡고 있다.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6월 중순 종가 기준 36만3500원까지 올랐다가 AI 거품론과 중국 메모리 업체의 추격에 따른 수익성 우려 등에 이달 들어 20만원대 초반까지 내렸다. SK하이닉스 주가도 6월 말 295만9000원을 기록했으나 미국 손자회사 솔리다임의 중복상장 논란까지 맞물려 최근 119만원까지 하락했다.
이날 삼성전자의 주가 흐름은 부진한 모습이다. 인공지능(AI) 기반 투자정보 플랫폼 에픽AI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4.75% 하락한 23만500원에 거래 중이다. SK하이닉스는 1.41% 오른 150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한 주주는 "미국 빅테크처럼 꾸준한 자사주 매입·소각과 배당 확대를 통해 주주환원을 기업의 상시적인 자본배분 원칙으로 정착시켜야 한다"며 "일회성 특별배당을 넘어 실적과 잉여현금흐름에 연동한 예측 가능한 환원 정책이 자리 잡아야 코스피가 '외국인 놀이터'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의도 증권사의 한 임원은 "정책 당국이 외국인 투자자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그치지 말고 장기 투자에 따른 실질적 인센티브와 제도적 예측 가능성을 높여 국내 자본시장의 투자 유인을 설계해야 한다"며 "단기적인 주가 부양책보다 기업 지배구조와 시장 제도 전반에 대한 신뢰를 축적해 외국인 자금의 투자 기간을 늘리고, 지속 가능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짚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memo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