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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보다 2배 비싼데 불티…편의점서 대박 난 아이스크림
가격 2배로 책정한 세븐일레븐 '야심작'
"차라리 日 가서 사오겠다"
"차라리 日 가서 사오겠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의 일본 디저트 도입은 브륄레 이전부터 이어졌다. 세븐일레븐이 지난 8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국내에 선보인 '오하요 저지우유푸딩'은 누적 280만개 이상 판매됐다. 지난해 말 출시한 '생초코파이'는 80만개, 올해 7월 선보인 '토라쿠 로얄커스타드푸딩'은 한 달 만에 13만개가 팔렸다.
국내 판매가격은 적게는 1.5배, 많게는 2배 가까이 일본 현지와 차이가 나지만, 브륄레를 포함한 일본 디저트 4종의 누적 판매량은 400만개를 넘었다. 올해 1~7월 디저트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했다.
그러나 카테고리 성장률만으로 회사 전체의 성장 기여도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디저트 매출이 빠르게 늘어도 전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다면 외형 확대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미니스톱 인수에도 점포 감소…양강과 벌어진 격차
전체 매출 격차를 설명하는 보다 직접적인 변수는 점포망이다. 2025년 말 세븐일레븐 점포는 1만1040개로, CU 1만8711개와 GS25 1만8005개에 못 미쳤다. 소비자가 상품을 접할 수 있는 판매 거점부터 경쟁사의 약 60% 수준이다.세븐일레븐은 2022년 한국미니스톱을 인수하며 점포 수를 1만4265개까지 늘렸지만 이후 3225개가 줄었다. 브랜드 전환과 물류·전산 통합 과정에서 저수익·중복 상권 점포를 정리했고, 신규 출점도 우량 입지를 선별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인수로 확보한 외형을 유지하기보다 수익성 개선에 무게를 뒀다는 설명이다.
편의점은 집과 직장 주변에서 반복적으로 이용하는 업태다. 일본 상품의 독점 판매가 방문 이유를 만들더라도 매장의 접근성까지 대신하진 못한다. 음료와 간편식·생활용품 등을 일상적으로 판매하는 점포망의 차이를 일부 디저트의 흥행으로 상쇄하기 어려운 이유다.
실적에서도 격차가 드러난다. 코리아세븐의 2025년 매출은 4조8227억원으로 전년보다 9% 감소했다. 같은 해 GS리테일 편의점 사업부문 매출은 약 8조9397억원이었다.
가맹점 모집 경쟁에서는 점포당 매출도 부담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서를 재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가맹점 연평균 매출은 세븐일레븐이 약 5억1100만원으로 CU 약 6억3500만원, GS25 약 6억4400만원보다 낮았다. 평균 매출이 점주의 순이익을 뜻하지는 않지만, 예비 점주가 브랜드를 선택할 때 참고하는 지표다. 인기 상품을 확보하는 데 더해 점포 전반의 매출과 수익성을 높여야 가맹사업의 매력도 커질 수 있다.
높은 판매가…첫 구매 이후 재구매가 관건
가격은 반복 구매를 확대하는 데 고려해야 할 변수다. 국내에서 구하기 어려운 상품이라는 희소성은 첫 구매를 유도할 수 있다. 이후에도 같은 가격을 지불할지는 맛과 용량, 대체 상품 대비 만족도에 달려 있다.30대 직장인 김모씨는 "세븐일레븐에서 크림 브륄레가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갔다가 가격을 보고 다시 나왔다"며 "'차라리 일본에 가서 잔뜩 사와야겠다'는 생각만 들더라"고 말했다.
일본보다 비싸게 판매한다는 사실만으로 높은 마진을 거둔다고 볼 수는 없다. 냉장·냉동 상품은 운송과 보관 과정에서 온도 관리가 필요하고, 수입 절차와 세금 등의 비용도 발생한다. 국내외 판매가격 차이가 크더라도 공급가격과 물류비, 폐기율을 확인하지 않고 이를 유통사의 이익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일본 네트워크, 세븐일레븐 차별화 수단 꼽히지만…
한국에서 세븐일레븐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롯데그룹의 유통 계열사다. 코리아세븐은 1980년대 후반, 미국 세븐일레븐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며 설립됐다. 그럼에도 코리아세븐이 일본 롯데와 협업이 강화되면서 세븐일레븐의 강점은 일본과의 네트워크로 업계에서는 보고있다. 롯데지주 역시 코리아세븐의 영업이익 흑자 전환 목표를 제시하면서 세븐일레븐 일본과의 협업 상품 개발을 주요 전략 중 하나로 언급한 바 있다.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원롯데' 전략을 강조해왔고, 일본 롯데와의 협업을 기반으로 유통과 식품, 호텔 등 그룹 핵심 사업 전반으로 확산했다. 세븐일레븐 역시 일본 롯데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현지 인기 상품의 국내 직소싱을 확대해 왔다. 일본에서 검증된 디저트와 간편식 등을 국내에 들여와 상품 구색을 차별화하고, 일본 상품에 대한 국내 소비자 수요를 공략하려는 전략이다.
하지만 일본 특유의 신중한 의사결정 문화로 상품을 하나 국내에 도입하는 것에도 짧게는 6개월, 길게는 2년 이상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조사의 수출 의사와 공급 물량을 확인하고 국내 식품 기준도 충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실시간으로 바뀌는 디저트 트렌드에 맞춰 GS25와 CU가 다수의 브랜드와 협업하고, 신제품을 출시하는 것과 달리 세븐일레븐은 이러한 대응에 발빠르게 대처하지 못한다는 분석도 있다.
개별 상품 독점 판매가 편의점 전체의 경쟁 우위를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세븐일레븐이 미니스톱 인수 이후 점포를 늘렸지만 이후 3000개 가량 줄어들었다"며 "점포망을 다시 확대하려면 수입 상품의 화제성을 간편식·음료 등 일상 상품으로 이어지도록 해야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