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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대 실손의 함정...보험료 아끼려다 병원비 더 낼라
실손 갈아타기 인센티브 시작…유불리 따져보니
<앵커>
초기 실손의료보험 가입자가 5세대 실손보험으로 계약을 갈아타면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제도가 다음 달 시행됩니다.
1·2세대 실손을 중심으로 한 기존 가입자들의 보험료 부담을 덜고, 보험사들의 손해율을 낮추기 위해서인데요.
5세대 실손은 지난 5월부터 본격 판매에 들어갔지만, 좀처럼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보험료를 아끼자니 보장이 줄어드는 게 걱정이고, 기존 보험을 유지하자니 매달 내는 돈이 부담인데요.
정치경제부 박승완 기자와 자세히 살펴봅니다. 박 기자, 최근 5세대 실손으로 넘어갈지를 고민 중인 소비자들이 많을 텐데요. 어떤 경우에 계약을 전환하는 것이 유리할까요?
<기자>
기존 실손보험료 금액이 부담스럽게 느껴진다면, 5세대로 전환하는 쪽이 유리합니다.
5세대 실손이 등장한 이유부터가 '병원에 잘 가지도 않는데, 비싼 보험료만 따박따박 내고 있는 가입자'들을 위해서죠.
5세대로 갈아타면 4세대와 비교해 보험료가 평균 30% 내려갑니다. 물론 보장 범위 역시 줄어들긴 합니다.
바로 이 점이, 기존 실손을 유지하는 게 나은 경우와 연결되는데요.
앞으로 내야 할 보험료보다 병원비 부담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되는 가입자가 대표적이죠.
초기 실손보험은 대부분 환자 본인이 내야 할 돈은 적고, 보장 범위는 넓게 설계돼 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1·2세대 실손은 보험 재가입 주기가 없어서, 보험회사 마음대로 계약을 바꿔 보장 내용을 줄이거나 뺄 수 없습니다.
새로운 실손으로 넘어가면 적지 않은 보험료를 아낄 수 있지만, 동시에 앞으로의 보험 보상금도 줄어드는 만큼, 이 둘을 비교해 봐야 합니다.
<앵커>
5세대 실손이 나올 당시만 해도 계약을 바꾸려는 움직임이 어느 정도 있을 걸로 예상됐지만 실제로는 잘 안 움직이고 있는데요. 왜 그런 걸까요?
<기자>
지난 5월 5세대 실손이 출시된 이후 지난달까지 기존 1·2세대 가입자들의 전환 비율은 0.2%에 불과합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존 1~2세대 가입자들이 앞서 3~4세대 실손보험 출시 과정에서 보험금과 보장이 함께 줄어드는 경우를 봤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이에 정부와 보험업권은 5세대 전환을 재촉하고자, 1~2세대실손 가입자들이 5세대로 갈아타면 3년간 보험료를 반값 깎아줍니다.
금융 당국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1세대 실손에 가입한 60대 여성의 경우 월 보험료가 90%가까이 내려가는데요.
3년간 560만 원을 아낄 수 있습니다.
같은 방법으로 계산하면 60대 남성은 415만 원, 2세대에 가입한 60대 여성은 379만 원의 보험료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3·4세대 가입자의 경우 계약 전환 할인 대상이 아니어서, 절감 효과가 이에 못 미치고요.
금감원 관계자는 "그간 보험료를 얼마나 냈고, 보험금을 얼마나 받았는지, 향후 의료 이용 가능성 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할 것"을 조언했습니다.
<앵커>
3년간 수백만 원의 보험료를 아낄 수 있다는 건 상당한 이점이긴 한데요.
그런데 이 부분도 궁금한데, 5세대 실손으로 전환했다가 실제 병원 치료를 받고 보니 판단이 바뀌어서 다시 1, 2세대로 돌아올 수도 있는 겁니까?
<기자>
보험업권은 소비자 피해 방지를 위해 6개월 이내 청약 철회를 허용하는 장치를 마련했는데요.
5세대 전환 후 최초 3개월까지는 조건 없이 5세대 전환을 취소할 수 있습니다.
3개월이 지난 뒤부터 6개월까지는, 실손 보험 사고가 없어야만 기존 계약으로 돌아갈 수 있고요.
계약 전환 할인은 11월 중 시행할 예정인데, 정확한 일정은 조만간 확정합니다.
관건은 이번 실손 계약 전환 유도에 가입자들이 얼마나 호응할지 여부인데요.
금융 당국이나 보험회사들은 전면적인 홍보보다는 소비자를 위한 정보 제공에 주력하는 분위기입니다.
보장 축소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나 보험회사가 가입자들의 전환을 적극 유도했다가 보험금 지급 문제를 포함한 민원이 폭증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죠.
1~2세대 실손의 손해율을 낮추고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을 더는 한편, 실손보험 전반의 건전성을 높이는 계기로 삼을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집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박승완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박승완기자 pswan@hankyungtv.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