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체결한 원자력협정이 한국의 우라늄 농축 권한 확대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미국 싱크탱크의 분석이 나왔다. 미국이 사우디에 조건부로 농축을 허용할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한국의 비슷한 요구도 거부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로버트 아인혼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6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사우디 원자력협정이 미국의 기존 핵비확산 정책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이 사우디에 농축을 허용하면 한국과 튀르키예 등 다른 국가의 비슷한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과 사우디는 지난 7월 평화적 원자력 이용을 위한 협력협정인 이른바 ‘123협정’을 체결했다. 협정에 따르면 양국은 발효 후 2년간 사우디 내 우라늄 농축·전환시설의 경제성과 핵확산 위험을 공동 검토한다. 이 기간 사우디의 자체 농축은 금지되지만 이후 미국이 동의하면 농축시설 건설을 추진할 수 있다.

이번 분석은 한·미 간 농축·재처리 권한 확대와 핵추진잠수함 도입 관련 후속 협의가 지연되는 가운데 나왔다. 양국은 지난해 11월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평화적 목적 농축·재처리 권한 확대를 위한 절차를 미국이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양국은 지난 6월 2~3일 서울에서 정부 안보협의를 처음 개최했지만 이후 2차 고위급 협의 일정은 잡지 못하고 있다.

김다빈 기자 davin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