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들이 높은 달러 조달 금리를 피해 위안화 채권으로 몰리면서 올해 중국계 달러채 발행액은 42.1% 급감한 반면 딤섬본드 발행액은 1조500억위안으로 지난해 연간 규모를 넘어섰다. 신화통신
중국 기업들이 높은 달러 조달 금리를 피해 위안화 채권으로 몰리면서 올해 중국계 달러채 발행액은 42.1% 급감한 반면 딤섬본드 발행액은 1조500억위안으로 지난해 연간 규모를 넘어섰다. 신화통신
중국 기업들의 해외 자금 조달 시장에서 달러화 채권이 빠르게 밀려나고 있다. 미국의 높은 금리로 달러 조달 비용이 치솟자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위안화 채권으로 눈을 돌리고 있어서다.

텐센트와 징둥 등 중국의 대형 기술기업까지 가세하면서 역외 위안화 채권인 딤섬본드 발행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급증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위안화 국제화에도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텐센트도 달러 대신 위안화

31일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중순까지 중국 기업의 달러화 채권 발행액은 516억달러(약 68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42.1% 급감했다. 반면 같은 기간 딤섬본드 발행액은 양도성예금증서(CD)를 제외하고 1조500억위안에 달했다. 지난해 연간 발행액을 이미 넘어선 규모다. 도이체방크 집계에서도 올해 딤섬본드 발행액은 전년 동기 대비 75% 이상 늘었다.

딤섬본드는 홍콩 등 중국 본토 밖에서 발행하는 위안화 표시 채권이다. 2007년 처음 등장했으며 홍콩을 중심으로 싱가포르와 런던 등에서도 발행된다. 중국 기업뿐 아니라 해외 기업과 국제기구도 발행할 수 있다.

발행이 급증한 가장 큰 이유는 금리 차이다. 중국과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 차이는 3%포인트를 웃돌고 있다. 이달 초에는 약 3.6%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최근 신규 딤섬본드 발행 금리는 연 1.4~2.4% 수준이지만 달러화 채권 조달 금리는 연 4.78% 안팎이다. 위안화로 매출을 올리는 기업은 달러로 돈을 빌릴 경우 환율 변동 위험을 막기 위한 헤지 비용까지 부담해야 한다.

中기업들 자금조달 대이동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 텐센트가 대표적이다. 텐센트는 지난 14일 260억위안(약 5조1600억원) 규모의 딤섬본드와 18억달러 규모의 달러화 채권 발행 조건을 확정했다. 10년 만기 달러화 채권의 금리는 연 6.1%였지만 같은 만기의 위안화 채권 금리는 연 2.4%에 그쳤다. 20년 만기 달러화 채권 금리는 연 6.75%인 반면 30년 만기 위안화 채권은 연 3%였다.

발행 기업의 면면도 달라졌다. 과거에는 지방정부의 자금 조달 플랫폼과 은행 등 금융사가 주요 발행 주체였지만 최근에는 기술기업과 제조업체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도이체방크에 따르면 정부 관련 발행사를 제외한 올해 딤섬본드 발행 상위 5개 기업은 모두 기술기업이다. 인도네시아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등 해외 정부와 국제기구의 참여도 늘고 있다. 이들 발행 주체의 비중은 2024년 20% 미만에서 올해 3분의 1 이상으로 높아졌다.

딤섬본드 시장의 호황은 위안화 국제화 정책과도 맞물려 있다. 중국 정부는 해외에서 위안화로 자금을 조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금융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타오링 중국 인민은행 부행장은 최근 상하이에서 열린 글로벌 자산관리 포럼에서 위안화를 받고 사용하며 투자하고 환율 위험을 헤지하는 금융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홍콩의 딤섬본드 시장을 지원하고 해외 금융시장에 위안화 유동성을 확대하겠다는 방침도 제시했다.

베이징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금리 차이가 좁혀진 뒤에도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느냐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딤섬본드 시장은 위안화 가치 상승 기대가 약해지면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