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챗GPT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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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수도권 외 지역의 산업용 전기요금을 최대 10%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민간 발전사들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산업용 전기요금을 인하하는 데 필요한 재원 조달 방식이 문제로 지적됐다. 비수도권 발전사에서 전기를 사들이는 도매가격을 낮춰 마련하는 구조인데, 이 제도가 시행되면 민간 발전사 17곳의 연간 전력판매수익이 약 6600억원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실이 전력거래소 전력통계정보시스템(EPSIS)을 토대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산업용 지역 전기요금제' 도입으로 민간 발전사 수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번 제도는 수도권에 집중된 산업용 전력수요를 지방으로 분산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지역에 따라 산업용 전기요금을 차등 적용해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전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한국전력공사는 지난 8월 열린 '산업용 지역 전기요금제 공청회'에서 전국을 수도권 남부, 수도권 북부, 중부권, 남부권 등 4개 권역으로 구분하고, 수도권에서 멀어질수록 산업용 전기요금 할인 폭을 확대해 최대 10%까지 낮추는 방식을 발표한 바 있다.

문제는 전기요금 할인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는 방법이다. 한전은 당시 공청회에서 산업용 소매요금 인하에 연간 약 2조800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위해 비수도권 발전사에서 전력을 구매하는 도매가격을 낮추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기업들이 사용하는 전기요금을 낮추면서 발전사들이 한전에 전기를 판매할 때 받는 금액도 줄이는 구조다.

이 같은 방식의 지역별 전력 도매가격 차등 적용이 시행될 경우 비수도권 발전사 전체 전력판매수익이 연간 약 1조원 감소할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은 민간 발전사들이 부담하게 된다는 지적이다.

지역별 한계가격(LMP) 제도 도입으로 비수도권의 전력 도매단가인 계통한계가격(SMP)이 킬로와트시(kWh)당 10.6원 하락할 경우 주요 민간 발전사 17곳의 연간 전력판매수익 감소액은 약 6600억원으로 전망된다. 업체당 평균 약 390억원에 이르는 매출 감소가 발생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개별 사업자 부담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됐다. 발전사별 전망치를 보면 고성그린파워의 연간 전력판매수익 감소액은 약 1136억원으로 추산됐다. GS EPS 당진 발전소는 약 744억원, 강릉에코파워는 약 659억원, 동영에코도 약 601억원 규모 수익 감소가 예상됐다. 이는 발전사별 지난해 전력생산량에 전력거래소 모의분석에서 제시된 kWh당 10.6원의 가격 하락 효과를 적용한 결과다.

박수민 의원실은 발전 공기업과 민간 발전사 사이에 실질적인 부담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한국남동발전·한국남부발전·한국동서발전·한국서부발전·한국중부발전 등 발전 공기업은 한전의 연결재무제표에 포함되는 자회사다. 이들 발전사의 전력판매수익이 줄어들면 모회사인 한전 전력구매비도 감소한다. 연결재무제표상 두 효과가 서로 상쇄되는 데다 정산조정계수를 활용한 사후 보전 장치도 마련된 상태.

반면 민간 발전사는 도매가격 하락이 직접적인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무엇보다 주요 민간 발전사 17곳은 민간자본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결합해 사업을 추진한 경우가 대다수다. 매출이 감소하면 차입금 상환을 비롯한 재무 건전성에도 부담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2024년부터 올해까지 상업운전을 시작한 신생 발전사들이 포함돼 있다는 점도 변수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영업 실적을 충분히 축적하지 못해 수익 감소를 감당할 여력이 크지 않다는 것이 업계 주장이다.

기존 투자자들에게 정책 변경에 따른 부담을 떠넘기는 것이 적절한지 여부를 둘러싼 논란도 예상된다. 일부 민간 발전사업자는 과거 정부의 정책 방향에 맞춰 비수도권에 투자했다. 발전사업 허가를 받고 공사에 착수한 이후 지역별 도매가격 차등 적용 방안이 예고되면서 사업장 입지를 다시 선택하기 어려웠다는 입장이다.

이미 투자가 이뤄진 사업에 새로운 가격체계를 적용하는 것이 정책의 신뢰보호 원칙과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박 의원은 "지방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그 재원을 송전망을 제때 깔지 못한 정부와 한전이 아니라 이미 투자를 마친 민간 발전사에 떠넘기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처사"라며 "정부는 제도 시행에 앞서 발전원별·사업자별 부담 구조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기존 사업자에 대한 경과조치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