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교직원공제회, 해외 대체투자 2200억 손실 위험…증시 호황과 엇갈린 성적표
한국교직원공제회가 미국 호텔과 오피스 등 해외 대체투자에서 2200억원이 넘는 원금 손실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과 글로벌 금리 상승의 충격으로 과거 투자한 해외 부동산이 잇따라 부실화하면서다. 지난해 국내 증시 호황에 힘입어 전체 기금운용에서 약 7조원의 수익을 거뒀지만 해외 대체투자의 부실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26일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교직원공제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공제회가 제출한 해외 대체투자 부실 사례 7건의 투자원금은 총 7216억원이다. 이 가운데 회수한 금액은 4417억원으로 전체의 61% 수준이다. 남아 있는 자산의 장부평가액 591억원을 더해도 투자원금에 2208억원이 못 미친다. 일부 투자는 청산을 마쳐 손실이 확정됐지만 나머지는 자산매각과 구조조정 결과에 따라 최종 회수액이 달라질 전망이다.

손실 위험은 미국 부동산에 집중됐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은 미국 코트야드바이메리어트 호텔 30곳을 담보로 한 메자닌 대출 투자다. 공제회는 2018년 이지스자산운용 펀드를 통해 투자한 이후 코로나19로 호텔 운영이 어려워지자 2020년 추가 자금까지 투입했다. 두 펀드에 집행한 금액은 총 1267억원이지만 회수액은 117억원에 그쳤다. 원금 대비 부족액이 1150억원으로, 전체 7건의 부족액 중 절반이 넘는다. 2023년 담보권 실행 절차가 시작되면서 투자 잔액은 전액 감액됐다.

미국 오피스 투자에서도 손실이 현실화했다. 메리츠대체투자운용을 통해 투자한 시카고 오피스 메자닌 대출은 504억원을 투입해 약 170억원만 회수한 채 2024년 청산됐다. 최종 수익률은 연 -35.6%로 당초 목표했던 연 6.5%와 큰 차이를 보였다. 샌프란시스코 호텔G에 투자한 195억원도 전액 감액됐다. 미국 가스발전소 투자 역시 895억원의 원금 가운데 회수액과 장부평가액을 제외한 부족액이 325억원에 이른다.

부실 사례 상당수는 글로벌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던 2014~2018년 집행됐다. 당시 공제회는 국내 채권보다 높은 수익률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 부동산과 인프라 등에 투자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호텔 영업이 급격히 악화하고 원격근무 확산과 금리 상승으로 미국 오피스의 자산가치가 하락하면서 투자 여건이 뒤바뀌었다. 특히 메자닌 대출은 선순위 대출보다 금리가 높은 대신 상환 순위가 뒤로 밀린다. 담보자산 가치가 하락하면 선순위 채권을 갚고 남는 금액이 줄어 원금손실 위험이 커지는 구조다.

부실자산 정리도 장기화하고 있다. 공제회는 자산매각과 대출 재구조화, 만기 연장 등을 통해 투자금 회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 가스발전소는 올해 1분기 매각을 완료했으며 유럽 부동산 펀드도 잔여 자산 매각을 거쳐 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 미국 부동산담보 대출 공동투자는 잔여 대출의 만기를 연장했다. 반면 코트야드 호텔 투자는 선순위 대주의 자산매각이 진행 중이어서 추가 회수 여부가 불투명하다. 당초 기대한 수익은커녕 남은 원금마저 얼마나 회수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교직원공제회의 해외 부동산·인프라 등을 포함한 실물대체투자 수익률은 2024년 10.03%에서 지난해 3.42%로 떨어졌다. 기준수익률 7.47%에도 4.05%포인트 못 미쳤다. 해외 사모펀드와 사모대출 등이 포함된 금융대체투자 수익률도 같은 기간 19.86%에서 5.81%로 하락했다.

반면 공제회 전체 기금운용 실적은 증시 강세에 힘입어 두 자릿수 수익률을 유지했다. 지난해 기금운용자산 수익률은 11.24%로 총 6조9358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국내주식 투자 수익률은 76.81%로 전년(-5.88%) 대비 급반등했다. 국내주식에서만 2조9245억원, 해외주식에서 1조1232억원을 벌어들였다. 주식투자 수익이 전체 운용수익의 58%를 차지했다.

주식투자와 해외 대체투자의 성과가 엇갈린 가운데 부실자산 정리와 수익성 개선이 공제회의 과제로 남았다. 대체투자 운용업계 관계자는 "손실이 발생한 자산을 적기에 정리하고 투자 심사와 사후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유사한 부실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민경진/김진성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