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시위에 문닫은 프랑스 파리의 상점들/사진=AFP
대규모 시위에 문닫은 프랑스 파리의 상점들/사진=AFP
프랑스에서 대규모 시위가 다시 예고되면서 명품 매장들이 쇼윈도를 판자로 막고 휴점하거나 경비 인력을 늘리는 등 약탈 피해에 대비했다.

24일(현지시간) 리비에라 라디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프랑스 고급 부티크들은 이날 예정된 시위를 앞두고 매장 보안을 강화했다. 지난 주말 파리와 마르세유, 보르도 등에서 수백 개 상점이 파손·약탈당한 만큼 일부 매장은 영업을 이어가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프랑스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는 나라로, 샤넬 핸드백과 에르메스 스카프 등을 구매하려는 해외 쇼핑객도 끌어들이고 있다. 소비 둔화에 직면한 명품 브랜드에는 관광객 매출이 중요한 수익원이다. 그러나 잇따른 시위와 약탈이 매장 운영뿐 아니라 쇼핑 목적지로서의 이미지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

이번 시위에는 프랑스 주요 학생단체인 UNEF와 2018년 반정부 운동으로 부상한 '노란 조끼' 계열 단체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높은 생활비와 공공서비스 삭감에 항의하며 토요일 오후 파리 도심을 행진한다는 계획이다.

로랑 누녜스 프랑스 내무장관은 전날 특수부대의 지원을 받는 경찰관 7만명을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지난주와 같은 폭력 사태가 되풀이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누녜스 장관은 기자들에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보세요. 극좌 세력에서 공공 건물을 공격하라는 요구가 나오고 있습니다"라며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은 단순한 시위가 아닙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내일 매우 단호한 조치를 취하고 어떠한 것도 용납하지 않을 준비가 되어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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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주 초 청년들이 "바람직한 미래"를 건설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약속했다. 내무부에 따르면 앞선 시위에서는 시위대와 진압 경찰의 충돌, 공공건물 방화 등이 발생했으며 약 2000명이 체포됐다.

파리 방돔광장 인근 롤렉스 판매점과 드비어스 매장 직원들은 토요일에도 문을 닫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다른 매장 일부는 시위 상황을 지켜본 뒤 조기 폐점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LVMH 산하 루이비통과 디올, 불가리 직원들은 방돔광장 주변 매장의 보안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현장에 배치되는 경찰 외에 민간 경비 인력을 추가로 투입하는 방안도 마련되고 있다.

인근 프랭탕 백화점도 경비 인력을 늘렸다. 백화점 대변인은 안전을 위한 보수 작업을 진행하고 유리창과 출입구를 보강하는 등 추가 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에릭 뒤 할구에 에르메스 재무책임자는 이번 주 프랑스 매장의 보안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다만 최근 사태가 사업에 미칠 영향을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덧붙였다.

명품업계로서는 관광객의 불안이 장기화하는 상황도 부담이다. 전 세계적인 소비심리 위축과 이란 전쟁에 따른 관광산업 침체가 겹치면서 루이비통과 에르메스, 케링 등 주요 브랜드와 그룹은 분기 실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매장 파손과 휴점, 방문객 감소까지 더해지면 영업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그라치엘라 브라치알리니 매장 판매원 리디야 셰브첸코는 시위 기간에는 매장을 찾으려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셰브첸코는 "쇼핑에 있어서 분위기도 그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이번 주 초 샹젤리제 거리의 루이비통 매장에서 여러 제품을 산 캄보디아 관광객 제리 레이도 재방문을 망설였다. 레이는 "프랑스에서 쇼핑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지난 토요일) 시위를 겪고 나니 다음에 다시 올지는 50대 50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