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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조선인 청년의 뜨거운 몸부림이 무대에…연극 <장소>
김철의 작가 자이니치 3부작 종점
11월 13~29일 국립정동극장 세실서
11월 13~29일 국립정동극장 세실서
‘장소’는 1989년 일본 오사카의 조선고급학교를 배경으로 재일조선인 청소년들이 자신의 정체성과 삶의 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재일교포 3세 김철의 작가가 쓴 ‘자이니치(在日)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이다. ‘이카이노 바이크’와 ‘청천장단’에 이어 재일조선인의 삶과 공동체의 역사를 다룬다. 극단 불의전차가 작품을 개발하고 변영진이 연출을 맡았다.
주인공은 조선고급학교 1학년 현장소다. 일본 사회의 차별 속에서 성장한 장소는 학교 안에서도 폭력과 위계에 적응해야 한다. 친구들 사이에 어울리려고 애쓰지만 열등감과 불안에 시달린다. 강해져야 한다는 압박과 자신의 모습 그대로 인정받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갈등한다. 작품은 마지막 120초 싸움을 앞둔 장소의 모습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지킨다는 것의 의미를 묻는다.
작품은 재일조선인의 삶을 차별과 고통의 역사로만 그리지 않는다. 친구들 사이의 장난과 허세, 서툰 첫사랑, 미래에 대한 고민 등 청소년들의 일상도 담았다. 동시에 공동체 내부의 폭력과 위계, 소속되고 싶은 마음이 낳는 상처를 보여준다. 서로를 지키려는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모순도 다룬다.
선화와 가야금도 이야기의 한 축을 이룬다. 발길이 끊긴 민족기악부실에서 울려 퍼지는 가야금 소리는 장소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돌아보는 계기가 된다. 선화에게 가야금은 개인의 꿈이자 전통과 기억을 다음 세대로 이어가야 한다는 책임을 상징한다. 공연은 다음달 29일까지.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