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람코자산신탁 사옥 사진=코람코자산신탁
코람코자산신탁 사옥 사진=코람코자산신탁
외환위기 이후 기업의 부동산 매각을 돕기 위해 출범한 코람코자산신탁이 관리자산 60조원 규모의 종합 부동산금융회사로 성장했다. 올해는 국내 리츠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르며 민간 운용사로서는 약 10년 만에 시장 선두를 되찾았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창립 25주년을 하루 앞둔 23일 창립기념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2001년 국내 최초의 리츠 자산관리회사(AMC)로 설립된 이후 기업구조조정 리츠와 상장리츠, 부동산펀드, 신탁·개발사업 등으로 영역을 넓혀왔다.

코람코가 출범한 배경에는 1997년 외환위기가 있다. 당시 기업들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보유 부동산을 처분해야 했지만 대형 자산을 인수할 투자자와 금융 시스템이 충분하지 않았다. 정부가 기업의 자산 유동화와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해 2001년 부동산투자회사법을 시행했고, 같은 해 10월 코람코가 국내 첫 리츠 AMC로 문을 열었다.

이듬해에는 기업구조조정 리츠인 '코크렙 1호'를 만들어 한화그룹 본사인 서울 장교빌딩 등을 매입했다. 2005년 국내 최초의 위탁관리리츠를 선보이며 일반 부동산 투자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했고 2019년에는 국내 최초로 신탁방식 정비사업을 준공했다.

기업의 부동산을 현금화해 투자 재원을 마련해주는 역할도 이어지고 있다. 코람코는 올해 현대자동차가 보유한 전국 11개 사업 거점을 약 5800억원 규모의 리츠에 편입했다. 현대차가 부동산을 매각한 뒤 장기 임차하는 세일앤드리스백 방식으로 기존 영업을 유지하면서 미래 사업에 투입할 자금을 확보하도록 설계했다.

현재 코람코의 관리자산은 약 60조원이다. 리츠 운용자산 약 20조원과 부동산펀드 운용자산 약 22조원, 부동산신탁 수탁고 약 18조원을 합한 규모다. 단순한 기업 부동산 매입에서 출발해 연기금과 공제회 등의 자금을 오피스·물류센터·주거시설 등에 투자하는 종합 운용사로 사업구조가 바뀐 것이다.

시장 점유율도 다시 정상에 올랐다.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올해 코람코자산신탁의 국내 리츠시장 점유율은 12.8%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포함한 전체 리츠 AMC 가운데 가장 높다.

최근에는 대형 부동산 인수도 잇따라 추진하고 있다. 코람코는 약 6200억원 규모의 물류센터 '아레나스 양지' 인수를 진행 중이다. 이 시설은 연면적 약 34만5000㎡ 규모의 상온 물류센터로 CJ대한통운이 2035년까지 전체 공간을 장기 임차하고 있다. 지난 7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코람코는 이르면 다음 달 초 거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서울 여의도 ABL타워 인수전에서도 약 3400억원을 제시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우정사업본부로부터 위탁받은 블라인드 리츠 자금을 활용한 '롯데 덕평 물류센터' 인수도 거래 종결을 앞두고 있다.

코람코는 올해 우정사업본부와 공무원연금공단이 추진한 대규모 부동산 위탁운용사업에서도 잇달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들 자금으로 발생한 임대·매각 수익은 리츠 배당과 펀드 수익을 통해 연기금·공제회 등에 돌아가 국민 노후재원 운용에 활용된다.

코람코는 오피스와 물류, 호텔 등 자산별 전문조직을 재편하고 자금조달·투자·자산관리 기능도 세분화했다. 국내에서 쌓은 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부동산금융시장까지 사업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정승회 코람코자산신탁 대표는 "코람코는 기업의 자산 유동화와 부동산시장 안정이라는 설립 취지에서 출발해 지난 25년간 국내 리츠산업의 성장과 함께 사업영역을 확대해 왔다"며 "앞으로도 엄격한 위험관리와 투자자 중심의 운용을 통해 기업의 안정적인 성장과 국민 노후자산의 장기적인 수익 창출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창립 25주년은 100년 기업을 향한 첫 번째 쿼터를 마무리하는 시점"이라며 "다음 쿼터에는 글로벌 시장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겠다"고 덧붙였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