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영 국민의힘 의원.  /사진=뉴스1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 /사진=뉴스1
기획예산처가 162조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 도입을 추진하면서 기존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과 기능이 중복된다는 재정경제부의 지적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22일 기자회견에서 재경부가 지난 8월 27일 기획예산처에 제출한 미래대응기금 설치 및 운용에 관한 법률 제정안과 국가재정법 개정안 검토의견서를 공개했다. 재경부는 미래대응기금법 조문 7건의 삭제와 국가재정법 개정안 조문 3건의 수정을 요구했다. 그러나 정부는 이를 반영하지 않고 기획예산처 원안을 바탕으로 지난 9월 두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정부가 내년도 세수 전망을 토대로 산정한 미래대응기금 규모는 162조3000억원이다. 이 중 45조4000억원은 사업비로 지출하고 12조5000억원은 신규 국채 발행 물량을 줄이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나머지 104조4000억원은 여유자금으로 남는다.

재경부는 미래대응기금의 여유자금을 다른 회계·기금에 예탁하거나 다른 회계·기금에 예탁한 자금의 원리금 수입을 기금 재원으로 규정한 조항 등 7건의 삭제를 요구했다. 기존 공자기금과 기능이 중복된다는 이유에서다. 공자기금은 연기금과 우체국예금, 주택도시기금 등 공공부문의 여유자금을 통합 관리해 재정융자와 공공투자 등에 활용하는 정부 기금이다.

재경부는 국가재정법 개정안에 미래대응기금의 여유자금을 일반회계로 전출해 국채를 상환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도 추가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이 역시 정부안에 반영되지 않았다.

박 의원은 "재경부가 검토의견서를 제출한 지 사흘 뒤인 8월 30일 구윤철 전 경제부총리는 미국 출장길에 공항에서 경질 통보를 받았다"며 "대통령은 미래기금을 반대하는 부총리를 사퇴시키고 국가재정을 쌈짓돈으로 삼으려고 기획예산처 안대로 결정한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162조원 규모의 기금이 심사 기한에 쫓겨 본회의에 자동으로 올라가 무작정 통과돼선 안 된다"며 국회의장에게 두 법안을 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서는 "우리 청년의 미래를 소멸시키는 미래대응기금 전면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에스더 기자 esth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