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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교천 은행나무길·공주 계룡산…충남, 천 가지 색으로 물들다
가을도시 충남
예산 국밥·홍성 바비큐·남당 대하
먹거리 풍성…축제 줄줄이 열려
은빛갈대·붉은 단풍도 발길 잡아
예산 국밥·홍성 바비큐·남당 대하
먹거리 풍성…축제 줄줄이 열려
은빛갈대·붉은 단풍도 발길 잡아
◇시장과 바다에서 맛보는 충남의 가을
충남의 가을 여행은 시장에서 시작해도 좋다. 22~25일 예산상설시장에서는 ‘예산장터 삼국축제’가 열린다. 국밥·국수·국화를 한데 묶은 지역 대표 축제로, 올해는 축제 10주년과 예산시장 100년이 맞물렸다. 시장에서 뜨끈한 국밥 한 그릇을 맛본 뒤 조선 후기 문인 추사 김정희의 삶과 예술이 깃든 추사고택과 수덕사, 예당호로 발길을 옮기면 먹거리와 문화, 자연을 잇는 하루 여행이 완성된다.홍성에서는 불향 가득한 가을이 기다린다.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홍주읍성 일원에서 열리는 ‘홍성글로벌바비큐페스티벌’에서는 홍성한우와 한돈을 활용한 다양한 바비큐를 선보인다. 축제를 즐긴 뒤 홍주읍성 성곽을 따라 지역의 역사를 돌아보고 남당항으로 이동하면 여행의 분위기는 바다로 바뀐다. 남당노을전망대에서 서해 낙조를 바라보고 다음달 8일까지 이어지는 남당항 대하축제에서 제철 대하를 맛볼 수 있다. 시장과 축제, 바다가 하나의 미식 여행길로 연결되는 셈이다.
◇노란 은행길부터 은빛 갈대까지
가을의 표정은 산을 벗어나면 다시 달라진다. 서천 신성리 갈대밭에서는 금강을 따라 펼쳐진 갈대가 바람에 일제히 몸을 눕힌다. 한산모시관과 문헌서원까지 길을 이으면 자연과 문화유산을 함께 둘러볼 수 있다. 태안 천리포수목원에서는 숲과 바다를 한자리에서 만난다. 네이처월드에서는 다음달 1일까지 가을꽃박람회가 열리고, 해가 지면 연중 운영하는 빛축제가 여행의 밤을 밝힌다. 청양 칠갑산과 천장호 출렁다리에서는 산과 호수가 빚어내는 또 다른 가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백제의 시간 위에 내려앉은 단풍
충남의 가을이 특별한 이유는 풍경 뒤에 오랜 시간이 겹쳐 있기 때문이다. 공주에서는 웅진 백제의 왕성이던 공산성이 여행의 중심이 된다. 금강을 굽어보는 성곽길에 오르면 단풍으로 물든 산자락과 굽이치는 강물이 번갈아 펼쳐진다. 국립공주박물관과 무령왕릉까지 둘러보면 가을 산책은 자연스럽게 백제 역사 여행으로 이어진다.부여에서는 사비 백제의 흔적을 따라 걷는다. 부소산성의 완만한 숲길을 오르면 낙화암과 고란사를 지나 백마강과 가을 들녘이 한눈에 들어온다. 연꽃이 진 궁남지는 수양버들과 포룡정이 물 위에 비치는 차분한 풍경을 보여주고, 정림사지에서는 오층석탑이 높고 맑은 가을 하늘과 마주 선다. 국립부여박물관의 백제금동대향로까지 만나면 1500년 전 백제 문화의 깊이를 느낄 수 있다.
충남의 가을에는 정해진 여행 순서가 없다. 국밥 한 그릇으로 하루를 시작해 은행나무길을 걷고, 성곽 위에서 노을을 바라봐도 좋다. 갈대밭을 지나 바다에서 제철 음식을 맛보고 고택이나 산사에서 하루를 마무리해도 된다. 맛으로 기억되고 풍경으로 남으며 역사로 이어지는 여행. 가을이 깊어질수록 충남을 다시 찾을 이유도 그만큼 많아진다.
홍성·서천·공주=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