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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 67만·하닉 470만 간다"…노무라 '파격 전망' [분석+]
노무라증권 "AI 성장성 우려 과도"
투자자 사이에선 "한국 상황 모른다" 원성
투자자 사이에선 "한국 상황 모른다" 원성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노무라는 글로벌 메모리 보고서에서 인공지능(AI) 기업들의 매출 증가세 둔화와 데이터센터 사업자의 자금조달 부담이 반도체 수요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일부 기업의 투자 여력이 약해지더라도 AI 인프라 구축 수요 전반이 위축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노무라는 최근 시장에서 제기된 AI산업 성장성 우려가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노무라 추정에 따르면 프론티어 AI 기업 오픈AI와 앤트로픽의 올해 3분기 합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507% 증가했다. 다만 연간 매출에 대한 시장 기대치를 충족하려면 4분기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돼야 한다는 평가도 함께 내놨다.
데이터센터 사업자의 재무 부담이 반도체 업황 전반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작다고 평가했다. 개별 사업자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더라도 이미 구축된 데이터센터와 관련 장비를 다른 사업자가 활용할 수 있어 설비투자 차질이 전체 산업의 수요 감소로 직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메모리 업황을 뒷받침할 핵심 동력으로는 데이터센터 증설을 지목했다. 노무라가 집계한 글로벌 데이터센터 신규 설비 규모는 올해 22.3기가와트(GW)에서 내년 31.5GW로 약 41.3%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메모리 수요 증가 속도가 공급 확대를 웃돌면서 가격 상승에 우호적인 수급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메모리 업체의 기술 추격에 대한 우려도 지나치다고 평가했다. 최근 중국 최대이자 세계 4위 D램 제조사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4F² 기술 개발 진전이 국내 반도체 기업의 경쟁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노무라는 관련 기술 전환이 미칠 영향을 시장이 과도하게 반영했다고 짚었다.
반도체 기업들의 재무 여력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을 포함한 반도체 기업 9곳의 합산 순현금은 올해 2분기 2820억달러에서 2028년 말 약 2조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 과정에서 데이터센터 사업자보다 반도체 공급 업체에 현금이 집중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노무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주목할 종목으로 선정하고 목표주가를 각각 67만원과 470만원으로 제시했다. 다만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이 지속적으로 축소되거나 자금조달이 완료된 사업까지 대거 지연될 경우 메모리 수요 전망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노무라는 지난 9월4일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탄탄한 펀더멘털을 바탕으로 재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노무라는 당시 보고서를 내고 그때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 또한 각각 67만원과 470만원으로 유지했다.
보고서는 당시 기준 이들 메모리 기업의 주가가 고점 대비 37%가량 하락하며 2027년 예상 주가수익비율(P/E) 기준 평균 3배 수준에 불과할 만큼 심각한 저평가 상태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노무라는 "현재 메모리 시장은 AI 투자 사이클에 힘입어 전례 없는 수요 호조를 보이는 반면, 공급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향후 4년 내 글로벌 메모리 생산 능력이 지금의 두 배인 월 720만 개, 6년 내에는 세 배인 월 1100만 개 규모로 늘어야 폭발하는 수요를 감당할 수 있다"고 했다.
당시 노무라는 또 빅테크 기업의 실제 자본지출 여력이 시장 우려보다 강력한 만큼, 향후 견조한 메모리 시장 흐름과 기업의 적극적 주주환원 정책이 맞물려 두 기업의 본격적 주가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은 노무라의 분석에 공감하기보다 의문을 제기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에 투자한 한 개인투자자는 "주가는 수요와 실적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며 "AI 투자 지속성에 대한 의구심과 금리 상승으로 밸류에이션이 낮아지는 상황에서 낙관적인 전망만 반복하는 것은 현실과 거리가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에 장기 투자했다는 한 주주도 "솔리다임 중복 상장 논란과 기존 SK하이닉스 주주의 가치 훼손 가능성도 기업가치 평가에 반영해야 한다"며 "노무라가 기술과 매출 증가에 집중한 나머지 중복 상장 논란과 자본 배분, 지배구조 리스크를 간과했다면 목표주가의 설득력에도 한계가 있다"고 따졌다.
인공지능(AI) 기반 투자정보 플랫폼 에픽AI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75% 내린 21만2000원에, SK하이닉스는 4.62% 하락한 121만8000원에 장을 마쳤다. 노무라가 제시한 목표주가와 차이가 크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스피가 선진시장으로 도약하려면 반도체 기업의 실적 증가만으로는 부족하고, 기업이 번 돈이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진다는 신뢰부터 구축해야 한다"며 "중복 상장에 따른 모회사 주주의 가치 훼손 논란이 반복되는데도 이를 해소할 제도적 장치가 미흡하고, 정부의 자본시장 정책마저 일관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외국인 투자자가 코스피에 장기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memo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