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지사가 20일 평택 오성 외국인투자지역에서 열린 미국 반도체 장비기업 엑셀리스(Axcelis Technologies)의 아시아 거점센터 착공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추미애 지사가 20일 평택 오성 외국인투자지역에서 열린 미국 반도체 장비기업 엑셀리스(Axcelis Technologies)의 아시아 거점센터 착공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기업의 투자 유치를 계기로 경기도를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반도체 산업에 꼭 필요한 전력과 용수를 안정적으로 확보해 기업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추 지사는 20일 평택 오성 외국인투자지역에서 열린 미국 반도체 장비기업 엑셀리스(Axcelis Technologies)의 아시아 거점센터 착공식에서 "세계적인 기업들이 경기도를 주저 없이 선택할 수 있도록 결과로 증명해 내겠다"며 "기업이 믿고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하고, 세계 반도체 산업의 미래를 이끄는 데 더욱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기도는 전력과 용수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중앙정부,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직접 반도체초격차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투자는 세계 반도체 이온주입 장비시장을 이끄는 엑셀리스가 한국을 아시아 핵심 생산·공급 거점으로 키운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와의 투자입지 경쟁 끝에 경기도가 최종 선택을 받았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엑셀리스는 오성 외국인투자지역 2만2326㎡ 부지에 약 575억원(4100만달러)을 들여 연면적 1만8800㎡ 규모의 아시아 거점센터를 짓는다. 기존 평택 아시아 운영센터를 확장·이전하는 사업으로, 2028년 상반기 준공이 목표다.

새 시설에는 이온주입 장비를 만드는 클린룸과 아시아·유럽에 부품을 공급하는 물류창고, 고객사 기술교육을 위한 트레이닝센터 등이 들어선다. 단순한 생산시설을 넘어 제조와 물류, 기술지원 기능을 한데 모은 복합 거점이 되는 셈이다.

엑셀리스는 그동안 미국에서 생산하던 장비와 제품 일부도 한국으로 옮길 계획이다. 이를 통해 아시아 수출 물량에서 한국 생산 비중을 높이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고객사에 대한 장비 공급과 기술지원을 강화한다.

이온주입 장비는 반도체 웨이퍼에 특정 이온을 주입해 전기적 특성을 정밀하게 조절하는 장비로, 반도체의 성능과 품질을 좌우하는 핵심 공정에 쓰인다. 엑셀리스의 대표 제품인 '퓨리온(Purion)' 시리즈도 첨단 반도체 제조에 활용된다. 특히 엑셀리스는 전기차와 산업용 전력기기에 들어가는 실리콘카바이드(SiC) 전력반도체 분야에서 높은 기술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경기도는 이번 투자가 국내 반도체 공급망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소재·부품·장비 기업이 밀집한 경기남부에 글로벌 핵심 장비기업의 생산시설까지 늘어나면, 국내 반도체 기업의 장비 조달과 기술지원 기반도 그만큼 탄탄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추미애 지사가 20일 평택 오성 외국인투자지역에서 열린 미국 반도체 장비기업 엑셀리스(Axcelis Technologies)의 아시아 거점센터 착공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추미애 지사가 20일 평택 오성 외국인투자지역에서 열린 미국 반도체 장비기업 엑셀리스(Axcelis Technologies)의 아시아 거점센터 착공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지역 중소기업과의 협력 확대도 기대된다. 엑셀리스코리아는 2022년 국내 제조를 시작한 뒤 중소기업 35곳과 협력관계를 맺었다. 새 생산시설이 가동되면 부품 조달과 장비 제조 분야에서 국내 협력사의 참여 기회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도는 투자 유치를 위해 미국 본사 임원들과 협의를 이어가며 적합한 부지를 찾고 인허가 절차를 지원했다. 엑셀리스는 지난 9월 오성 외국인투자지역 입주계약을 맺은 데 이어 이날 착공식을 열고 본격적인 시설 조성에 들어갔다.

추 지사는 "경기도를 믿고 평택에서 새로운 도약에 나선 엑셀리스 아시아 거점센터 착공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이번 투자는 평택에서 쌓아 온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생산과 물류, 고객 교육까지 기능을 확대하는 뜻깊은 출발"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경기도를 믿고 투자해 주신 만큼 그 믿음에 확실한 성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러셀 로우 엑셀리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투자는 단순한 생산능력 확대를 넘어 글로벌 기술력과 한국의 우수한 제조 역량을 연결하는 중요한 투자"라며 "국내 고객사 및 협력사와의 긴밀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 시대 반도체 혁신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착공식에는 추 지사와 최원용 평택시장, 러셀 로우 CEO, 박영근 엑셀리스코리아 대표를 비롯해 산업통상부, KOTRA 인베스트코리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관계자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평택=정진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