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6일 찾은 스웨덴 예테보리 란드베테르공항 입국 수속장. 벽면 곳곳엔 중국 지리그룹의 전기차 브랜드 링크&코의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02’를 홍보하는 대형 광고판이 보였다. 낯선 여행객을 위해 링크&코 차량 카셰어링(차량 공유) 방법을 안내하는 문구도 여럿 있었다. 바로 옆자리는 지리그룹 계열사인 볼보 전기차 ‘EX30’의 광고판이 차지했다. 스웨덴 국민차 볼보가 지리그룹에 인수된 지 16년 만에 달라진 예테보리의 풍경이다.

스웨덴 자동차산업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올해 스웨덴에서 판매된 전기차 세 대 중 한 대는 중국 자본 소유 브랜드다. 스웨덴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볼보와 폴스타, 지커, 링크&코, 비야디(BYD) 등 중국 소유 브랜드의 전기차 판매량은 올해 1~9월 기준 2만7848대다. 시장점유율은 30.7%다. 올해 유럽 전기차시장에서 중국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13% 안팎임을 감안하면 두 배 이상이다.

중국 전기차 판매는 빠르게 늘고 있다. 올 1~9월 링크&코의 스웨덴 전기차 판매량은 2207대로 전년 동기(878대) 대비 151.4% 늘었다. 지커 역시 같은 기간 1452대를 판매해 작년보다 50.3% 증가했다. 반면 폭스바겐은 작년 1~9월 1만2380대에서 올해 같은 기간 28.1% 줄어든 8906대를 파는 데 그쳤다.

100년 역사의 볼보는 여러 차례 인수합병을 시도하다가 2010년 지리그룹에 인수됐다. 1927년 첫 차를 출시한 뒤 1990년대 판매 급감으로 1993년 르노와의 합병을 추진했지만 끝내 무산됐다. 이후 1999년 트럭·버스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승용 부문을 미국 포드에 64억5000만달러(약 8조5000억원)에 매각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포드가 어려움을 겪으며 다시 매물로 나왔고, 2010년 지리그룹에 18억달러(약 2조4000억원)에 인수됐다. 포드가 산 가격의 3분의 1 수준이다.

지리그룹 인수 이후 점차 예전의 명성을 되찾고 있다. 2010년 37만3525대이던 글로벌 판매량은 지난해 71만42대로 두 배가량으로 늘었다. 지리그룹과의 협력으로 전기차 전환에 성공해서다.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은 15만1830대로 증가했다.

예테보리=정상원 기자 top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