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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 말고 빨리 취업하면 주죠"…'실업급여' 때린 사이다 청원 [곽용희의 일자리노트]
"자발적 퇴사도 실업급여" 정책에...국민신문고 시민 제안
"재취업 빠르면 보상 키우고...2년 성실 근속시 지급"
35세 미만 자진퇴사자 3명 중 2명은 근속 1년 미만
반복수급·기금 적자 개선이 먼저…성실 근로자 납득 가능한 안전망 필요
"재취업 빠르면 보상 키우고...2년 성실 근속시 지급"
35세 미만 자진퇴사자 3명 중 2명은 근속 1년 미만
반복수급·기금 적자 개선이 먼저…성실 근로자 납득 가능한 안전망 필요
“실업 상태를 유지해야 급여가 나오는 구조는 청년의 구직 기간을 불필요하게 늘리고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심화시킬 수 있습니다. 차라리 빨리 재취업할수록 보상액을 높이고, 새 직장에서 2년 이상 근속하면 목돈을 지급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정부가 35세 미만 청년의 자발적 퇴사에도 생애 한 차례 구직급여를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국민신문고에 이 같은 취지의 정책 제안이 올라왔다. 자발적 실업자에게 급여를 주는 대신 재취업과 장기근속을 달성했을 때 보상하는 제도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제안자는 실업 후 한 달 안에 재취업하면 최대 보상액을 주고, 실업 기간이 길어질수록 지급액을 줄이는 방식을 내놨다. 보상금은 재취업 직후 지급하지 않고 정부 계정에 유보했다가, 새 직장에서 2년 이상 근속했을 때 일시금으로 주자는 구상이다.
불가피한 사정의 수급자를 고려하지 않고 노동시장 복귀를 재촉하는 데 초점을 맞춘 만큼 논란의 여지는 있다. 그러나 정부 정책의 실효성을 현장 시민의 시각에서 정면으로 짚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정부는 지난 8월 업무보고에서 35세 미만 청년이 자발적으로 이직해도 생애 한 차례 구직급여를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첫 직장의 직무나 근로조건이 맞지 않아 이직하더라도 생계 부담 때문에 경력 전환을 포기하지 않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당시 이직 전 임금의 60%, 월 최대 100만원 수준이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지난달 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2027년도 정부 예산안에는 관련 사업 예산이 반영되지 않았다. 고용노동부가 공개한 예산안에는 청년 첫 취업지원제도와 일경험·취업·근속 지원 사업 등이 담겼지만 자발적 이직자 구직급여는 빠졌다. 좋지 않은 여론에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제안자는 이 정책이 청년층의 짧은 근속기간과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올해 6월 기준 35세 미만 자진퇴사자 14만6418명 가운데 근속기간 1년 미만은 9만7437명으로 66.5%에 달한다. 20~24세로 좁히면 1년 미만 근속자 비중이 80.1%까지 올라간다.
자발적 퇴사에 대한 지원이 오히려 조기 이직을 부추기는 유인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급여를 받기 위해 임금체불이나 직장 내 괴롭힘을 견디며 퇴사를 미루는 부작용도 배제하기 어렵다. 회사 사정으로 퇴직하는 경우처럼 근로자에게 책임을 묻기 어려운 상황에 대한 예외 규정도 필요하다.
실업급여를 둘러싼 구조적 문제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해 5년 내 실업급여를 세 차례 이상 받은 반복수급자는 11만3000명으로, 이들에게 지급된 급여만 5997억원이었다. 고용보험기금은 2025년 5920억원의 당기 적자를 냈고, 공공자금관리기금 차입금을 제외한 실업급여 계정의 실질 적자는 5조9933억원에 이른다.
반복·부정수급과 재정 문제를 바로잡는 작업은 더디기만 한데, 수급 대상을 자발적 퇴사자로까지 넓히려 하자 형평성 논란도 커지고 있다.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높다. 제도 개선을 기다리던 시민이 보다 못해 직접 대안을 내놓는 상황이다. 정부가 지원 대상을 넓히는 데 골몰하기 보다 기존 제도의 허점부터 바로잡고,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도 납득할 수 있는 고용안전망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