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 /뉴스1
지난 15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 /뉴스1
최근 코스피지수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의 낙폭을 기록한 가운데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간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측면에서 매력적인 구간에 진입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JP모간은 19일 발간한 한국 주식 전략 보고서에서 "지난 14일 코스피 상대강도지수(RSI)는 지난해 4월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로 증시가 급락했던 '해방의 날'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고, 과매도 상태에 진입한 종목도 크게 늘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밸류에이션 부담도 크게 낮아졌다고 봤다. 코스피의 향후 12개월 주가수익비율(PER)은 현재 역사적으로 최저 수준까지 내려왔다는 게 근거다.

메모리 반도체 업종을 제외한 코스피의 선행 PER 역시 8.4배로 과거 분포의 하위 11% 수준에 해당한다. 주가순자산비율(PBR)도 국내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선과 자기자본이익률(ROE) 상승을 고려하면 낮은 수준이라는 게 JP모간의 분석이다.

그러면서 "향후 6~12개월 관점에서는 인공지능(AI) 생태계와 한국 주식에 대한 펀더멘털(기초체력)상 강세 전망을 유지한다"며 "한국 기업들이 AI 설비투자 확대뿐 아니라 안보·회복력 관련 지출 증가, 지배구조 개혁, 풍부한 유동성 등의 수혜를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JP모간은 특히 비반도체 업종에 주목했다. 메모리 반도체를 제외한 코스피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 추정치는 계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JP모간은 "메모리 반도체를 제외한 한국 주식의 조정 폭은 상대적으로 작았다"며 "글로벌 AI 투자심리와 상관관계가 낮은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근 7거래일 기준 코스피지수가 14% 넘게 폭락한 가운데 이보다 큰 낙폭을 보인 사례는 외환위기였던 1997년 12월(-25%),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31%), 코로나19 국면이었던 2020년 3월(-25%) 세 차례뿐이다.

증시 내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코스피에서 AI 산업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발목을 잡았다.

AI 클라우드 업체 코어위브의 회사채 가치가 급락해 부실 영역에 접어들고, 프런티어 AI 모델 개발의 선두주자인 앤트로픽의 3분기 매출 증가율이 전 분기 대비 큰 폭으로 둔화하는 등 부정적 소식이 잇따라 전해진 탓이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