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범준 기자
사진=김범준 기자
코스피지수가 지난주에만 14% 넘게 급락하는 등 과매도 국면에 진입했으나 증권가에서는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인공지능(AI) 성장 경로에 의구심이 자리한 데다 외국인의 유동성 회수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는 오는 21일(현지시간) 발표되는 메타의 실적이 AI 투자심리 회복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9일 보고서를 통해 "코스피지수의 지난 14일 상대강도지수(RSI)는 단기 투매로 30%를 밑도는 과매도 국면에 진입해 가격 측면에서 눈여겨볼 만하다"면서도 "AI 성장 경로에 의구심이 깃든 국면이라 빠른 추세 반등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같이 진단했다.

RSI는 증시의 과매수·과매도 수준을 나타내는 기술적 지표다. 통상 70 이상이면 과매수 구간, 30 이하면 과매도 구간으로 분류한다.

김 연구원은 "그동안 테크 산업은 AI 설비투자(CAPEX)를 통해 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을 호재로 반영했다"며 "하지만 고금리 장기화 국면에서 낙관론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는데, 차입으로 진행된 투자가 실제 현금을 창출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는 코스피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인 5150까지 하단을 열고 '기계적 분할 매수'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게 김 연구원의 판단이다.

그는 "증시 수급을 좌우하는 외국인이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정보기술(반도체·가전·하드웨어)과 금융(보험·은행) 업종을 매도하며 유동성을 회수하고 있다"며 "지금은 유통, 유틸리티 등 내수주 정도에 소액이 유입될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증시 반등을 견인할 매크로(거시경제) 재료도 부재하다"면서 "유동성 공급이 막혀 있고 AI 인프라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가격만 믿고 베팅할 경우 시장 변동성 확대에 그대로 노출될 수 있는 만큼, 지금은 지수가 더 내려갈 수 있다는 전제하에 하방을 열어두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단기적으로는 오는 21일 발표되는 메타의 3분기 실적에서 AI 성장 서사가 여전히 유효한지 확인한 후 공격적 저가 매수를 단행할 필요가 있다고 김 연구원은 판단했다.

그는 "AI 에이전트를 공개하는 메타는 기존 투자가 실제 매출과 마진 확보로 연결됐는지 공개할 가능성이 높다"며 "만약 견고한 실적과 함께 AI 설비투자 당위성을 입증할 명확한 투자수익률(ROI) 가이던스를 제시한다면 AI 성장이 가능하다는 신뢰가 회복될 수 있다"고 봤다.

이어 "결국 AI 최종 수요와 수익성 연결이 유효하다는 사실이 입증돼야 글로벌 테크 약세가 중단될 수 있다"며 "이 과정에서 AI 반도체 비중이 높은 코스피지수도 회복 탄력성을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투자심리를 되돌릴 수 있는 이벤트를 지켜볼 시점"이라며 "이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리스크 관리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