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여론조사' 尹은 무죄…오세훈 항소심 판결에 주목
윤석열 전 대통령의 ‘무상 여론조사 수수’ 사건에서 무죄를 선고한 구회근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사법연수원 22기·사진)가 법조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같은 재판부가 명태균 씨의 여론조사와 관련된 오세훈 서울시장의 항소심도 맡고 있어서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구 부장판사가 이끄는 서울고법 형사7부는 지난 7일 윤 전 대통령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한 1심을 뒤집고 무죄 판결을 내렸다. 여론조사 시행이나 무상 제공에 관한 사전 합의가 입증되지 않았고, 명씨가 제공한 도움이 정치자금법상 재산상 이익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었다. 재판부는 명씨가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넓히기 위해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여론조사를 제공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앞서 오 시장 재판에서도 여론조사 의뢰 경위를 구체적으로 확인했다. 지난 8월 28일 증인으로 출석한 명씨에게 윤 전 대통령 사건에서는 의뢰나 비용 협의가 없었다고 하면서, 오 시장 사건에서는 모두 있었다고 주장하는 이유를 물었다. 두 사건에서 엇갈린 설명을 내놓은 명씨의 진술이 믿을 만한지 따져본 것이다.

다만 윤 전 대통령의 무죄 판단이 오 시장 사건에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윤 전 대통령 사건은 무상으로 받은 여론조사가 재산상 이익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었다. 반면 오 시장 사건은 후원자가 여론조사 비용을 지급한 사실이 있는 만큼, 오 시장이 조사를 의뢰한 뒤 비용 대납을 알고 관여했는지가 중요하다. 1심은 오 시장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구 부장판사는 그동안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을 다수 맡아왔다. 서울고법 행정7부를 이끌던 2024년에는 정부의 의대 증원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항고심을 심리했다. 당시 재판부는 의대 재학생들의 소송 자격과 학습권 침해 우려를 인정하면서도, 증원을 중단하면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신청을 기각했다. 의대 교수·전공의 등의 신청은 소송 자격이 없다고 보고 각하했다.

한 고법 부장판사는 “풍부한 재판 경험과 균형감각을 갖춘 법관으로, 법리에만 매몰되거나 편향된 결론을 내리는 스타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고법 부장판사는 “재판 절차를 엄격하게 준수하고 기록과 증거를 꼼꼼히 살피는 법관”이라며 “심리를 충실히 진행하는 편”이라고 평가했다.

김유진 기자 magiclam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