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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터·지진현장…"의사 없는 곳 찾아가는 게 내 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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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W성천상 수상자 김용민 전 충북대 의과대학 교수
소록도서 정형외과 의사 길 찾아
탄자니아 등서 의료 자립 지원
"한국 의사 참여 더 늘었으면"
JW성천상 수상자 김용민 전 충북대 의과대학 교수
소록도서 정형외과 의사 길 찾아
탄자니아 등서 의료 자립 지원
"한국 의사 참여 더 늘었으면"
15일 서울역 인근 요셉의원에서 만난 김용민 전 충북대 의과대학 교수(67·사진)는 안정적인 교수 생활을 뒤로하고 해외 의료구호 활동에 나선 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김 전 교수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에티오피아, 남수단 등 분쟁지역과 의료 취약지에서 환자를 치료해온 정형외과 전문의다. 최근에는 아프리카 탄자니아 의료진에게 수술을 가르치고 한국 연수를 지원하며 현지 의료 자립을 돕고 있다. 이 같은 공로로 의료 소외 현장에서 헌신하는 의료인에게 주는 ‘JW성천상’의 올해 수상자로 선정됐다.
의료 소외 현장과의 인연은 1980년대 공중보건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김 전 교수는 공중보건의로 근무한 3년 중 절반을 전남 고흥의 국립소록도병원에서 보냈다. 당시 소록도에는 주로 전문의가 배치돼 의대를 갓 졸업한 일반의가 근무하기 어려웠다. 선배에게 편지를 보내 근무를 자원한 그는 1년을 기다린 끝에 소록도로 발령받았다. 김 전 교수는 소록도에서의 1년 반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고 했다. 손발에 장애가 있는 한센병 환자를 위해 정형외과 의사가 할 일이 많다는 선배의 조언을 듣고 전공을 정했다. 그는 “그전까지 정형외과는 생각해본 적도 없었다”며 “지금의 제 모습을 결정한 경험들이 소록도에 있다”고 했다.
대학병원에서 일하던 그가 다시 의료 소외 현장을 찾은 것은 2010년 중앙아메리카 아이티 대지진 때였다. 긴급구호팀 일원으로 날아가 환자를 돌보던 그는 ‘계속 이곳에 남아 달라’는 환자의 애원을 듣고 가슴이 먹먹해졌다. 그는 “당신이 필요하니 도와달라는 뜻이었다”며 “의사 생활 수십 년이었지만 그런 경험은 처음이었다”고 회상했다.
탄자니아에서는 젊은 의사들을 가르치며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그는 “젊은 의사와 의대생을 교육하는 것이 내가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지난해부터는 사비로 현지 의사의 한국 연수도 지원하고 있다. 수술 기술만큼 강조하는 것은 환자 중심의 진료다. 그는 “탄자니아에선 응급 처치가 필요한데 가난 때문에 제때 치료받지 못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며 “현지 의사들에게 의료는 의사가 아니라 환자를 위해 존재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고 했다.
더 많은 의사가 의료구호 활동에 동참하는 것도 김 전 교수의 바람이다. 그는 “교수 출신 의사는 기회를 잘 찾으면 보람을 느끼면서 남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할 수 있다”며 “한국 의사는 아프리카에서 활동하고, 아프리카 의사는 한국에서 보고 배우는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민형 기자 mean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