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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웹툰 CEO의 변신 "이번엔 어린이 콘텐츠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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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업 노틸러스 대표
네이버 거쳐 레진코믹스 창업 합류
100억대 적자 위기 딛고 흑자전환
AI 활용 어린이 콘텐츠 제작 도전
이성업 노틸러스 대표
네이버 거쳐 레진코믹스 창업 합류
100억대 적자 위기 딛고 흑자전환
AI 활용 어린이 콘텐츠 제작 도전
이성업 노틸러스 대표(49·사진)는 9일 인터뷰에서 “어린 시절 좋아한 캐릭터는 성인이 돼서도 기억하고 다시 자녀 세대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단기 흥행 콘텐츠와 달리 어린이 콘텐츠는 세대를 넘어 오랫동안 사랑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출시 30주년을 맞은 일본 만화 캐릭터 포켓몬의 희귀 카드 한 장은 245억원에 거래되고 있다. 성인 웹툰 사업을 하던 이 대표가 타깃이 정반대인 어린이 콘텐츠 사업을 위해 노틸러스를 창업한 것도 이 때문이다.
◇미술학도에서 웹툰 창업자로
미술을 전공한 어머니의 영향으로 이 대표는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다. 신문 귀퉁이에 건담과 로봇을 그리는 게 일상이었다. 부모님 뜻에 따라 초등학교 졸업 후 캐나다 밴쿠버로 유학을 떠났고, 1997년 미국 뉴욕의 디자인대학인 스쿨 오브 비주얼아츠(SVA)에 진학했다.군 복무를 마칠 무렵인 2001년 닷컴 버블의 여파로 은행원이던 아버지가 명예퇴직하면서 미국 유학을 접어야 했다. 2002년 한동대 디자인학과 3학년으로 편입했고, 졸업 후엔 KAIST 문화기술대학원에서 기술과 예술을 접목한 사업을 공부했다.
2008년 말 네이버에 입사해 차세대 플랫폼과 N드라이브 등의 서비스 기획에 참여했다. 2012년 자회사 라인플러스로 옮긴 뒤 일본에서 라인 이용자가 1억 명을 넘어서는 과정을 지켜보며 창업의 꿈을 키웠다.
2013년 성인 웹툰 플랫폼을 준비하던 스타트업 레진코믹스의 제안을 받아 창립 멤버로 합류했다. 레진코믹스는 유료 웹툰 시장을 개척하며 빠르게 성장했지만, 원고 마감 지각비 등을 둘러싸고 작가들과 갈등을 겪었다. 일부 작가의 보이콧과 이탈로, 소송이 이어지며 2017년 100억원대 영업손실을 냈다.
사업총괄 이사였던 이 대표는 2018년 10월 2대 대표이사를 맡아 위기 수습에 나섰다. 취임 직후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창업자와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등 성공한 국내 창업가들을 찾아갔다. 그는 “위기일수록 새로운 사업을 좇기보다 회사가 가장 잘하는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는 답을 얻었다”고 했다.
작가들을 직접 만나 관계 회복에 나섰고, 소통 전담 조직을 꾸렸다. 불필요한 사업을 정리한 뒤 글로벌 독자층이 두터운 여성향·BL 콘텐츠에 집중해 미국과 일본 시장을 공략했다. 그 결과 2019년 52억원에 달하던 영업손실은 2020년 5900만원 수준으로 줄었다. 그는 정상화한 회사를 2021년 2월 키다리스튜디오에 매각했다. 레진코믹스는 같은 해 약 54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했다.
◇“AI로 100년 가는 IP 만들겠다”
회사를 정리한 이 대표는 제2의 창업을 꿈꿨다. 성인 웹툰은 특정 장르를 선호하는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소비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뽀로로, 포켓몬처럼 세대를 아울러 사랑받는 어린이 콘텐츠를 개발하기로 했다.2021년 7월 지식·교육 콘텐츠를 웹툰과 전자책으로 제공하고 자체 지식재산권(IP)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인 노틸러스를 창업했다. 2022년 지식 교양 웹툰 플랫폼 ‘이만배’를 선보였고, 지난해 6월엔 어린이용 구독형 독서 플랫폼 ‘똑서’를 출시했다. 똑서는 ‘마법천자문’ ‘Why?’ 시리즈 등 인기 학습만화를 비롯한 아동 도서 1800여 권을 전자책으로 제공한다. 출시 1년여 만에 가입자가 4000명을 넘어섰고 하루 1000명 이상의 어린이가 이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어린이용 영어책과 캐릭터를 직접 제작했다. 현재 자체 캐릭터 지식재산권(IP) 24종과 약 240편의 스토리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캐릭터는 ‘미우’다. 어린이가 영어를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미우가 등장하는 이야기 콘텐츠를 10편가량 만들었다. 이 대표는 “인기 캐릭터를 새로운 이야기와 콘텐츠로 확장하고 자체 IP로도 키울 예정”이라며 “미키마우스처럼 100년 뒤에도 사람들이 기억하는 IP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최진영 기자 real0@hankyung.com